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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귀향길
얄밉게도 날이 궂다.
폭설 내린다.
눈이 눈 앞을 가린다.

펑펑 쏟아진다.
한순간에 눈사람이 된다.
앞선 사람도 뒷선 사람도 눈사람으로 변신
딸아이가 모델을 자청한다.

폭설이 내려도
눈은 녹는가 보다.
처마끝엔 기다란 고드름
아이들은 신났다.
고드름을 들고 겨룬다.

고향집으로 간다.
좁다란 논길을 지나간다.
폭설이 앞을 가린다.
눈을 뜰수가 없다.

마을 초입의 길이 미끄럽다.
큰 길에서 산길로 접어 든다.
차에서 내려 걸어 들어간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갈수록 눈발이 커진다.

금요일 칼바람에 얼굴이 얼얼
밤새 하얀 세상으로 만들었다.
어젯밤 찾아 온 요술공주
앞집도 뒷집도 하얀 페인트를 곱게 칠했다.
고운 눈을 밟으며 집을 나서 고향으로 향한다.

열차가 쌩하고 지나간다.
하얀 눈가루를 뿌린다.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눈보라
저 차를 타고 간다.

지하철역 승강장
한 순간에 스쳐간다.
희미한 하얀 운무
눈가루가 먼지처럼 날린다.

서울에도 눈
고향집에도 하얀 눈
눈은 계속 내린다.
내리는 눈은 브레이크가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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