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설날 담은 고향풍경 [여행]

쉼없이 쏟아지는 눈

소복소복 쌓여만 간다.

산에도 들에도

지붕에도 소담하게 층층 집을 짓는다.


펑펑 내리던 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맑다.

깊숙이 빠지는 눈밭에 소녀

눈처럼 순백한 아이다.


논둑에도 논도 하얗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은 허전하다.

어린시절 저 곳은

겨울이면 운동장으로 변신

공차며 신나게 놀았었다.

산모퉁이 돌아오는 마을

길도 집도 그대로인데

옛 친구는 어디 가고

하얀 눈발만 말없이 날리는가.

좁은 논길

우거진 잡초만 하얀눈을 둘러쓰고 있다.

찬바람 부는 겨울

찾는이 없는 논밭

산짐승 발자국도 안보인다.


저 건너가 배의 고장 나주

여기는 나비의 고장 함평

영산강은 강은 강인데 흐르지 않는다.

푸른 물은 어디로 가고

거무튀튀한 물의 신음소리만 깊어간다.


눈이 쌓인 도로

아직도 빙판길

차도 사람도 엉금엉금

저 길로 들어 왔다.

이 길로 다시 나가야 한다.

하얀 고깔모자 쓴 소나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소나무

보기는 아름다운데

축 쳐진 어깨가 안타갑다.


설날 붉은 해가 떴다.

눈이 내려 습기가 많은 산동네

안개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나무엔 하얀 상고대가 맺힌다.

눈 대신 서리꽃을 만들어 낸다.


 

설날, 고향, 영산강, 나주, 함평
posted at 2009/01/28 21:3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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