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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내리네요.
산모롱이 돌아 고향집으로 가는 길
눈이 눈앞을 가립니다.
어른도 아이도
세상 누구도 순한 마음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듭니다.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듭니다.
굴리고 굴려 뭉친 눈덩이
못생긴 눈사람이 탄생합니다.
어쩜 그렇게도
못난 눈탱이
너도 나도 보고 허허 웃습니다.

이 아이가 대학생입니다.
겉은 아이 이지만
노는 것은 어른입니다.
눈이 내리는 날
갑자기 생각이 아이가 됩니다.
엊그제 동심으로 돌아가네요.

동네에 묻혀진 논
뜨거운 여름동안
부들이 가득합니다.
눈이 내리는 날
부들의 가는 털이 날리고
아직도 떠나지 못한 채 남은 촌놈의 부들입니다.

유치원생 조카입니다.
서해안에 폭설이 내리는 토요일
동생에 전화를 합니다.
차 끌고 내려 오지 말라고~
새벽에 전화가 오네요.
밤새 눈길을 뚫고 내려 왔다고
유치원생 조카가
할머니집에 가서 눈사람 만들어야 된다고 떼를 썼다고 합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눈길을 지나 왔다고 합니다.

눈을 뭉치는 소녀
몸집도 키도 작지요.
지금 고3 이랍니다.
노는 게
유치원생과 똑 같지 않나요.
눈이 내리면 어른도 아이도 같아져요.

대학생이랍니다.
유치원 동생과 함께 놉니다.
저도 동심은 있답니다.
설날 떡국은 먹어도
나이는 먹고 싶지 않겠지요.
애나 어른이나 똑 같답니다.

유치원생이 뭉친 눈
고3이 굴린 눈덩이
대학생이 비빈 눈
모이고 모여 만든
큰 눈사람이 죽은깨가 잔득
늙은이를 만들었네.
이름은 눈쿤이라고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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