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가 울고 바람 불고 꽃이 피고 지는 것이 순리.
세상 모든 일이 다 축복처럼 피어났다 진다.
그것도 아침이슬처럼 잠깐 말이다.
오월 중순 일요일 아침 다섯시 반
이슬비가 내린다.
도덕산으로 간다. 빗물 머금은 은방울꽃이 궁금하다.
토요일 비가 내려 산행도 못하여
일요일 출근이지만 이른 아침에 산으로 간다.
비가 곧 쏟아질 것 처럼 우중충한 날이라 맨몸으로 나선다.
제법 우거진 숲속엔 우두둑 소리를 내며 물방울이 떨어지고
저 건너편 산등성으로 하얀 운무가 밀려 든다.
비에 젖은 참나무 사이로 하얀 밀가루처럼 다가오는 안개
나 혼자 가는 길이 신비롭다.
호젓한 길에 장끼가 벗이 된다.
처음 듣는 고운 새소리를 떠벌이 까치가 화음을 깬다.
텃세가 심한 까치는 어디를 가든 시끄럽다.
그래서 대접을 못받고 유해종으로 등록됐는지 모른다.
도덕정에 올라서니 운해가 세상을 잠들게 한다.
정자만 남겨두고 모두 하얀색으로 칠했다.
물기 젖은 구상나무만 뚜렷하게 보인다.
그 앞에 철쭉군락지에 참나리처럼 보이는 꽃이 보인다.
하지만 들어가서 확인할 수가 없다. 가까이 가보는 것은 내일로 미루고 하산한다.
도덕산 공원으로 간다.
떼죽나무가 한창이다. 하얀꽃들이 무더기로 피였다.
이름모른 나무의 꽃 그리고 덜꿩나무도 피기 시작한다.
하얀 꽃다발의 불두화도 멋지다. 비를 흠뻑 적시고 있어 더 아름답다.
은방울이 안보인다. 벌써 졌다.
금낭화는 아직도 자신을 뽐내는데 은방울은 떨어졌다.
꽃의 시간이 너무도 짧은 것 같아 아쉽다.
8시가 가까워진다. 노란 매발톱이 눈에 띈다.
처음 보는 색이다. 보통은 붉으스레한 것인데 노란색이라.
카메라가 없어 눈으로 확인하고 집으로 간다.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가마.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

도덕산의 은방울은 이미 졌습니다. 사진은 저번에 담은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