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도덕산의 살구가 익어가는 계절 [산행]


유월 끝자락 도덕산의 꽃 주인공이 바뀌었다.

봄꽃은 져서 열매가 되고 여름꽃은 이제야 피기 시작한다.

봄이 짧아 서럽게 피였다 진 살구는 노란 열매를 달고 산객들을 유혹한다.

푸르기만 하던 매실도 하나씩 노란색으로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나무들은 수난의 시대다.

노랗게 익을때까지 두고 보지 않는다. 성질급한 사람들은 마구 흔들고

손이 닿을만한 곳의 가지는 꺾기고 만다. 이정도는 양반 대접이다.

아예 나무에 올라서서 작살로 두들겨 패기도 한다.


저 곳의 살구는 먹음직스런 열매를 자랑한다.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철조망이 2중으로 욕심쟁이들의 침입을 원천봉쇄했다.

그래서 가장 늦게까지 탐스런 열매를 구경시켜 준다.

눈요기만 해도 입맛이 당길 정도로 잘 익어가고 있다.


노란 금계국과 원예종인 마가렛이 한창이다.

이 꽃들의 생이 긴 듯 싶다. 저 번주에 왔을때도 멋지던데

아직도 제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찌됐든 반갑다.

하나가 피고 지면 옆에서 또 피고 진다.

이렇게 릴레이 달리기 하듯 반독되는 세상은 아름답다.


노란 기린초도 끝물이지만 화려하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이런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기도 쉽지 않다.

기린초처럼 늘 당당한 삶이 좋다.


노란 매발톱이 아직도 남았다. 물론 딱 하나다.

봄꽃들이 다 떠났는데도 세상의 끈을 놓기 아쉬운가 보다.

그래 끝까지 버텨라. 세상 쉽게 생각하는 인간들 보라고~


땅딸보들 사이에 키다리 노란꽃

넌 도대체 누구니.

이쁘게 생긴 너의 이름을 모르겠구나.

물레나물도 어느새 지고 있다.

크루주선의 스크루 같은 생김새

꽃잎이 지나고 나니 볼품없게 보인다.


금계국과 마가렛의 이웃

꽃창포도 건재함을 과시한다.

하지만 노란 금계국도 마가렛도 떠나는데

꽃창포 너만 혼자 남아 있으면 무슨재미로 사냐.


여름꽃의 대명사 나리들 행차다.

원추리는 꽃대 높이들고

하늘나리가 하늘로 나팔을 분다.

표범누늬 참나리는 차렷자세로 시간을 기다린다.


꽃도 아닌 것이 꽃처럼 행세하며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진짜꽃 산수국이여

그렇게 자신의 몸매에 자신이 없냐

가짜를 내세우지 말고 있는대로 보여줘!


몽실몽실 파란 방울덩어리

산마늘의 씨방

꽃도 곱더니

열매도 이쁘구나.

 



도덕산, 살구
posted at 2009/06/23 07:1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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