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관악산, 여름이 오는 소리 [산행]

날이 엄청 덥다. 자외선에 살이 익어 버린듯 싶다.

숲으로 들어가도 뜨거운 열기는 여전하다. 오늘은 관악산 수영장능선에서

연주대를 거쳐 삿갓승군의 짧은 길을 갈려고 한다.


연주대의 불꽃바위에 붙은 털중나리는 여전한지도 보고 싶다.

작년에 본 연주대 벼랑에 붙은 털중나리의 청초한 모습은 보기 힘들듯 싶다.

날이 뜨거워 잘 견디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서울대에서 수영장능선으로 들어간다. 솔숲은 뜨겁기만 하다.

캠퍼스에서 조금 들어 왔는데 자동차 소리는 멀어지고

향긋한 내음과 산새소리는 가까워 진다.


숲이 좋기는 좋다. 흉물처럼 방치된 수영장을 보면서 나리들이 많은

숲을 숨는다. 햇볕도 도심의 소음도 차단된 곳이다. 오를수록 향긋한 냄새

바로 좀작살나무 꽃의 내음 같다. 향긋한 풀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날은 덥지만 기분은 아주 좋다.

연주대 정상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희부연 연무가 산자락을 덮고 있다.

뜨거운 열의 수증기인가. 앞 산의 자운암 자태가 곱다.

자운암 능선을 마주보면서 가는 수영장능선도 좋기만 하다.


서울대는 점점 멀어진다. 길을 가파라지고 정상은 가까워진다.

점점 바위능선이 다가 온다. 뒤편에는 전차바위가 보인다.

앞과 뒤가 암릉이다. 이 길도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암릉코스가 맘에 든다.


수영장 능선의 가파른 암벽이다. 이 길만 넘으면 무난하게 간다.

여기서 네발로 기어 오르고 또 연주대 오를때 네발로 간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울등불등한 바위를 잡고 오르면 된다.


암릉길의 재미를 느끼고 싶으면 육봉이나 팔봉이 좋다.

하지만 적당한 암릉의 맛을 느끼고 싶으면 이 코스가 제격이다.

무섭지도 쉽지도 않은 암릉이 좋다.


연주대로 가는 최악의 암벽코스에 산객이 드물다. 금요일이라 한산한 편이다.

연주대 오르는 외길이라 늘 붐빈다. 그리고 위험하다.

하지만 오늘은 널널하게 오를수 있다.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오른다.

연주대 뒷모습이 보인다. 정면에서 담을 수도 없다. 앞은 벼랑이다.

하지만 뒷태도 이쁘게 보인다. 물론 멀리서 보는 모습이다.

바로 앞에서 보는 것 보다 한발 뒤에서 보는 것이 더 멋질때가 있다.

사람도 그렇다. 한발짝 뒤에서 보는게 더 정확하게 보일때가 있다.


연주대를 지나서 칼바위로 간다. 말바위 능선길도 조용하다.

평일에 산객이 한산하여 좋다. 늘 붐비던 곳에서 한적한 산행 맛이 일품이다.

칼바위 능선을 넘어서 점심을 해결하고 팔봉대신에 짧은길을 간다.


오늘은 내일 설악산 산행의 워밍업차원이다. 그래서 짧게 몸만 푸는 것이다.

삿갓승군을 지나서 학바위에서 우측으로 간다. 길지 않는 3시간 코스가 적당하다.

무리하면 내일 몸이 무거워질 수가 있다.

삿갓승군이다. 보는 위치마다 모양이 다르고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느낌이 제각각이다. 삿갓을 쓴 모양처럼 보이기도 하다.

저 위에 거북이가 기어 오른다. 오늘따라 확실하게 보인다.


쉬엄쉬엄 왔는데 많이도 온 듯 싶다. 저 건너가 기상관측소다.

골프공의 둥근탑이 가깝게 보인다. 저 길을 지나서 여기까 온 것이다.

사람의 발걸음도 빠른가 보다. 언제 거길 지나서 여기까지 왔는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이 생각나게 한다.


저 건너 삼성산이 보인다. 관악산 건너 삼성산

삼성산과 호암산이 모두 하나도 연결되어 있다. 삼성산의 삼막사는 잘 있는가.

가 본지가 오래되어 소식이 궁금해진다. 언제 삼성산에 가봐야 겠다.


삿갓승군에서 버섯바위로 하산한다. 곳곳에 나리꽃이 반긴다.

산행이 지루할만하면 나리가 나타난다. 곳곳에 산객을 맞기위해 배치한 듯 싶다.

대부분이 표범무늬의 털중나리가 관악산에 백미인 듯 싶다.

버섯바위 표지판이 나온다. 이제 서울대 공학관이 가깝다.

연주암 깔딱고개의 계곡에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길지 않은 산행을 마감한다.



일시:2009년 6월 26일 금요일 무더운 날

장소:관악산 수영장능선 마눌이와 함께

코스:서울대 교수회관-수영장능선-관악산 정상-말바위능선-칼바위능선-

     삿갓승군-버섯바위능선-서울대 2공학관

     (오전 10시20분 산행 시작 하산 오후 2시)

 



관악산, 수영장능선
posted at 2009/06/29 16:56: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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