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설악산의 맑은 물 [산행]

*칠형제봉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하고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으라 하네

발 아래 젖은 첩첩산중 아래

그냥 쉬었다 가라고 하네

꿈에 그리던 한계령

그 곳은 누구나 접하기 쉬운 것이 아니였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네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노래 가사처럼 한계령이 멀고도 가깝구나.

 

*여심폭포

 

 

설악의 흘림골은 뜨거운 여름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뜨거운 입김이 확 달려든다.

흘림골 지킴터의 그늘막도 소용이 없다. 가파른 오르막의 계단길이 무겁기만 하다.

수해전에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벼랑길을 따라

잘 다듬어진 계단길이 산객을 안내한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흘림골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팔당대교를 진입하면서

꽉 막혀버린 도로는 좀체를 열릴줄 모른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흘려버린 시간이

무려 한 시간이다. 교통정체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산으로 들어간다.

한계령은 그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가 보다.

*등선대에서 본 칠형제봉

 

산 문부터 노루오줌과 참조팝등 꽃들이 보인다. 역시 설악은 설악인가 보다.

여심폭포까지는 오르막이다. 나무그늘이 많아 다행이다.

칠형제봉의 기암을 보면서 여심폭포로 간다.

그런데 여심폭포는 물이 없다. 물이 없는 폭포는 더 이상 폭포가 아니다.


등선대로 올라간다. 가파른 오르막에 노란 금마타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얀 산목련의 나무사이로 칠형제봉의 우람한 모습 멋지다.

땅바닥에는 노란색의 금마타리는 제철이고 철지난 하얀 함박꽃이 아직도 전성기다.


*등선대

 

 

우뚝 솟은 등선대. 오르면 신선이 된다는 곳이다.

하지만 등선대의 바위는 불판과 같다. 달궈진 암벽은 뜨겁다.

화기가 이글거린다. 전망이 좋기는 하는데 더 이상 머무르면 통닭구이가 될 것 같다.


흘림골엔 수기는 부족하고 화기만 넘친다. 그래도 절벽에 붙은 금마타리와

하얀 바람꽃과 참조팝나무가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다. 대단한 생명력이다.

내가 찾는 산솜다리와 수정난은 보이지 않지만 일단 보이는 꽃을 렌즈에 담는다.


달구워진 등선대에서 천천히 내려 온다. 저 앞에 보이는 중청과 대청의 능선이 곱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점봉산도 선명하게 보인다. 신선들의 삶터 등선대에서 하산은

하지만 솜다리를 만나지 못해 아쉽다. 여기서 포기하면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 같다.


등산로를 벗어나 절벽을 따라 간다. 희미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접근하기 쉽지 않다.

절벽으로 이어지는 발자국들. 모두 솜다리를 찾아 나선 산객들의 흔적이다.

나도 따라 간다. 바위 난간을 붙잡고 벼랑을 쳐다 본다. 아찔하다.


*용소폭포

 

 

바위틈에 솜나리가 보인다. 휘바람이 절로 난다. 등선대에 온 목적이 바로 이것이다.

여러컷을 담는다. 그러나 제대로 찍지 못했다. 장소가 옹색하여 렌즈에 곱게 담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솜다리를 구경하고 카메라에 넣었으니 말이다.


등선대 삼거리에서 하산이다. 이 길은 오색까지 내리막이다. 계곡에 물이 없으면

아주 지루한 길이다. 등선대 아래는 물이 없다. 골이 높고 깊지만 가파라서

비가 내리면 저장이 안되고 그냥 흘러버린다. 물이 없는 등선대의 계곡에선

땀만 비오듯이 쏟아진다.


주전골을 지나서 점봉산 자락의 계곡에 들어서야 물이 많다. 여기서부터

폭포 쇼가 이어진다. 12폭포와 선녀탕 그리고 용소폭포 등

성급한 샌객들은 옷입채로 물속으로 텅벙 들어 눕는다. 여기가 선녀탕인가보다.

선녀는 어디로 가고 나뭇꾼만 득실거리는 거야. 선녀를 찾아주세요~


흘림골은 등선대에서만 바위산이고 나머지는 육산이나 마찬가지다.

등선대에서 설악의 정기를 받고 내리 두 시간동안 트레킹한 셈이다.

등산은 보통 바위산을 5~6시간 정도 타고 나면 대략 1주일분의 에너지를 섭취한다. 고단백 에너지 코스는 설악산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올라가는 길이다. 평균 6시간 걸린다. 이 코스의 특징은 계속해서 바위 계곡을 타고 간다는 점이다. 설악산의 단단한 화강암에서 나오는 화기와 계곡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기가 이상적으로 버무려져 있는 산길이다. 6시간 정도 올라가다 보면 몸 안의 탁기는 다 나가고, 싱싱한 생기가 충전된다. 그 충전이 한 달은 가는 것 같다고 조용헌 선생은 말했다.


흘림골은 이 번이 두 번째다. 등선대에 오를때까진 야생화를 담기위해

정신없어 지루함을 몰랐다. 하지만 솜다리를 담고 나니 내리막이

무겁기만 하다. 첨 산행은 신비함이 있는데…


계곡따라 지루함이 이어진다. 너널같은 계곡엔 꽃도 없다. 산객들만 오갈 뿐이다.

시간이 오후가 될수록 내리쬐는 햇볕은 뜨겁다기 보다 따갑다. 

발걸음은 지쳐가고 몸도 무거워질 쯤 독경소리가 들린다. 오색석사다.

여기서 한목음의 오색약수로 갈증을 달랜다. 산행 종점이 보인다.

시원한 물소리에 등선대에서 까맣게 탄 열기도 식는다.


일자:2009년 6월 27일 토요일 마눌이와 함께

장소:강원도 설악 흘림골(1004m)

코스:흘림골지킴터-여심폭포-등선대-주전골-용소폭포-오색석사(성국사)-

     오색약수 (오전 11시 50분 산행시작 하산 오후 3시30분)


*등선대의 금마타리

 

 



posted at 2009/07/02 22:48: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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