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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사에서 팔봉으로 간다. 육봉에서 오는 길과 합류하는 안부에
산객들이 많다. 이곳에서 연주암으로 3봉을 더 넘어야 한다.
연주대 가는 길에 불꽃바위가 나무에 가려서 겨우 얼굴만 보인다.
점심시간이 지났다. 넓은 바위에는 산객들의 식사자리로 붐빈다.
일주일 동안 술만 마시고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발이 무겁다.
연주대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하산한다. 늘 다니던 길이지만
불성사에 올라 오니 생소하다. 조금 지나니 길이 익숙해진다.
팔봉은 암봉지대다. 오르고 내리는 암벽이 길지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
자만하면 사고 나기 쉽다. 늘 다디던 길도 긴장이 필요하다.
내려가면 다시 오르고 이렇게 여덟 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그래서 팔봉이라고 부른다.
팔봉은 관악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풍광이 좋아서 산행의 재미도 있다.
전망이 좋아서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옆으로는 학바위능선과 뒤로는 안양과 인덕원가는 능선이 보인다. 저 건너편의 삼성산도 가깝게 느껴진다.
바위틈새엔 산객들이 쉼터로 애용한다. 암벽에 몸을 뒤틀고 서있는 소나무는 명품이다.
그 나무 그늘엔 산객들이 모여 있다. 마당바위엔 조망권이 확보되고 햇볕도 막아주고
소나무가 참 고맙다.
앉아서 저 건너편의 암봉 오른 사람들을 본다. 칼날같은 능선을 잘도 넘는다.
보기엔 쉬운데 실제 가서 보면 아찔하다. 늘 다니던 암릉이다.
그런데 불성사에서 본 팔봉은 절벽지대다. 그 위를 산객들이 걸어 다니는 것이다.
맑은 하늘이 구름으로 덮힌다. 그래도 한번 달거진 바위는 뜨겁다.
절벽지대를 간신히 내려왔다. 골에서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씻어준다.
수기가 넘치는 골에서 부는 바람이 시원한 청량음료 같다.
넘고 넘으니 어느새 왕관바위를 지났다. 이 바위는 첫 봉우리에서 보면 손가락바위다.
2봉을 지나면 손가락이 왕관으로 보인다. 그래서 손가락 바위라고도 하고 왕관바위라고도 한다. 보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첫 봉의 개구멍을 우회하여 무너미고개로 내려간다. 물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방송탑에서 내려오는 계곡이다. 물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사람소리가 삼색화음이 된다.
소나무 숲에서 참나무류의 숲길이 나온다. 낙엽속의 땅바닥엔 버섯들의 잔치다.
촉촉한 바닥엔 여기저기에 버섯들이 솟아나고 있다.
무더미 고개를 넘는다.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진다.
맘이 급해진다. 오늘 소나기 예보가 있었는데 우산도 챙기지 않했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변한다. 천둥 번개가 지나가더니 우르릉 꽝 우레소리가 들린다.
하산하는 산객들 모두 발길을 재촉한다. 야영장에 도착하기 전에 빗방울이 굵어진다.
비가 앞이 안보이게 쏟아진다. 우의를 입지만 소용이 없다. 세찬 비 때문에
아랫도리는 물에 다 젖었다. 비를 피할만한 정자엔 산객들로 꽉 찼다.
결국 비를 맞으면서 하산한다. 물에 빠진 생쥐가 됐다.

네발로 기어 오르고

칼날위를 서서 걷고

잠시 쉬었다 간다.

사방을 둘러보며

망중한을 즐긴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나무그늘에 숨는다.

층층바위를 지나서

왕관바위도 오른다.

첫 봉우리의 개구멍은 우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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