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족두리봉에서 의상봉까지 긴산행 [산행]

불광역에서 북한산 수리봉으로 간다. 밤새 내린 비가 그친 하늘은 맑다.

기분 좋은 오솔길로 접어든다. 걷기에 편하며 흐뭇한 산길이다.

북한산은 매우 우람한 암봉 덩어리다. 이골 저골에 많은 등산로가 발달했다.


등산로가 의외로 한산하다. 밤새 내린 장대비 탓인가 보다.

단촐한 산객들만 보인다. 단체산님들은 산행을 포기했나 보다.

아침까지 장대비가 쏟아진 덕분으로 한적한 산행을 한다.

우뚝 솟은 수리봉은 암벽이다. 일명 족두리봉이라고도 한다.

우회길도 있지만 가파른 암봉을 기어 오른다.

네발로 기다가 걷기를 반복하면서 오른다.

무섭지만 한번 시도해보니 도전할만 하다.


수리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처럼 조망이 시원하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만

둥둥 떠 있다. 저 멀리 한강도 시원스럽게 보인다. 관악산도 선명하다.

수리봉에 올라서니 북한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사방으로 전개되는 장대한 능선들이 경연을 펼친다. 이두박근 삼두박근

불끈거리는 근육질 어깨들의 경합이라고나 할까.

저마다 늠름한 봉우리들이 몸을 잔뜩

치켜세워 하늘자락을 거머쥔다. 보기만해도 힘이 솟는다.


갈 길은 문수봉을 지나서 의상능선이다.

눈에 확 띄는 것은 노적봉과 인수봉이다.

발가벗은 알봉이 깔끔하다. 꼭 발사대에 설치된 로켓같다.

수리봉 끝자락에 작은 풀과 꽃들이 청초롬하다. 노란 바위채송화가 한창이다.

작은 연둣빛 풀잎에서 반사된 햇살은 시리도록 맑다.

하늘 아래 빛나는 노란 원추리와 자주색 꿩의다리가 눈 부시다. 눈이 멀 것만 같다.


수리봉의 직벽을 내려가지 못하니 다시 내려와서 우회길로 간다.

좁은 난간엔 꿩의다리가 많이 있다. 아주 작지만 아름답다.

능선을 따라 향로봉으로 간다. 우람한 암봉이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파란 하늘이 북한산 처녀산행을 축하한듯 투명하게 맑다.


저 건너 응봉능선 그리고 의상능선의 암봉들이 선명하다. 바로 건너편의

노적봉과 인수봉이 눈길을 확 끌어 당긴다. 우람한 근육질의 산봉우리가

매혹적이다. 그래서 산객들이 잊지 못한 것인가 보다.


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에어컨보다 시원하다.

하지만 땀방울은 줄줄 흘러내린다.

향로봉이 눈앞에 있다. 떡 벌어진 가슴으로 앞을 막는다. 넘어 갈수가 없다.

안전장구를 착용해야만 오를 수 있다. 공원직원이 무작정 오르는

산객을 제지한다.


하이바도 없고 겁이 나서 멀고 지루하지만 돌아서 간다.

골골이 올라온 산객이 만나면서 길은 혼잡해진다.

향로봉에서 조망이 멋지다고 한다.

하지만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비봉으로 간다.

저 건너편 비봉의 웅장함이 보인다. 바쁠것도 없다. 천천히 간다.


비봉으로 가는 길에 마당바위. 수십명이 앉아도 여유가 있는 넓직한 바위다.

이곳이 산객들의 쉼터이다. 우리도 덥썩 자리를 잡는다.

비둘기들도 진을 치고 있다.

산객들의 음식을 얻어 먹기위한 것이다. 조망이 좋다.

진관사와 삼천사 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노적봉과 인수봉 자락이다.


하나의 암봉을 지나면 육산이 이어진다. 그리고 또 우람한 암봉의 등장이다.

지치고 풀어질만하면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비봉이다.

이곳도 바로 오르지 못하여 우회하여 오른다. 역시 송곳처럼 솟은 봉우리다.


송곳의 끝자리에 선 스릴을 만끽한다. 좁은 정상에 산객들이 많다.

진흥왕의 순수비에서 기념 촬영객으로 쉴틈이 없다. 다른산객과 함께 인증 샷을 하며

천년전의 신라의 국력을 실감한다.

바로 옆이 그 유명한 잉어슬랩이라고 한다. 늘 사진으로 본 풍경을 직접 본다.

내려다 보니 무섭다. 이곳을 오르는 산객님들 참 대단하다.


비봉에서 가다보니 사모바위가 보인다. 사모관대처럼 우뚝 선 암봉이다.

신들이 만들어 놓은 조각품인가. 저 큰 바위덩어리가 모자처럼 생겼다.

사람들 작명도 참 잘한다. 이름과 바위가 딱 어울린다. 사모바위의 그늘삼아

지친 산객들이 쉬고 있다.


이제 문수봉으로 간다. 시간은 오후 12시가 되어간다. 또 육산이 이어진다.

오늘따라 산객도 붐비지 않고 길도 편하다. 단지 땀만 많다.

승가봉 밑을 지나서 상차려진 암벽을 찾아 점심 먹기로 했다. 앞 응봉능선 초록이 곱다.


승가봉으로 간다. 볼품없는 작은 봉우리다. 다시 능선길이다.

키 큰나무가 없는 암반지대다. 산객은 많아지고 시끄럽다.

문수봉 가는 길은 암봉을 넘고 지나야 된다. 문수봉에서 의상능선으로 가야한다.

우람한 바위들의 경연장인 듯 싶다. 드디어 문수봉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숨겨진 암봉이 무려 다섯 개가 있다. 눈 앞에 펼쳐진 나한봉이 장관이다.

층층이 쌓여진 암석들은 신이 빚어 놓은 작품이라고 해야할까.

저 봉우리를 넘고 넘는다. 저 건너편의 하얀 노적봉은 위용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나한봉을 넘고나면 나월봉이 기다린다. 암봉들이 험하지만 멋들어지다.

아기자기한 멋을 간직한 암릉에서 호기를 부려보고 싶다. 하지만 참는다.

릿지 초보자의 만용은 곧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의상능선의 끝자락 의상봉이 보인다. 앝트막한 바위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송곳처럼 솟아 있는 봉우리다. 문수봉에서 의상봉으로 가는 길을 수월하다.

의상봉에서 문수봉으로 갈려면 반죽음이다.


의상봉에서 원효봉이 보인다.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왜 북한산에 들렀을까.

여기서 무슨 도를 얻고 민초들에 가르쳤을까 궁금하다.

신라시대 서로가 지척에 마주 보면서 북한산에 님긴 흔적.

의상봉과 원효봉이란 이름을 오늘날까지 남겼다.


배낭에 물도 바닥을 드러낸다. 몸도 지쳐만 간다.

시간은 오후 5시가 넘었다. 하산 길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암릉은 끝났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계곡은 가까워지고 하산도 끝나간다는 것이다.

물놀이 나온 아이들의 천진한 소리가 맑다.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아래서 의상능선의 비경을 시원하게 조망한 하루였다.


일자:2009년 7월 18일 토요일 동행:호박님과 둘이

코스: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승가봉 문수봉 나한봉 나월봉 용혈봉 용출봉 의상봉

     (불광역 오전 9시10분 하산 산성매표소 오후 5시 30분)


 

북한산, 족두리봉, 문수봉, 의상봉
posted at 2009/07/28 07:18: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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