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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난 농촌의 들판
아침 저녁 적막하기만 하다.
주인없는 논배미는 풀들로 가득하다.
집과 가까운 논은 부들이 어른 키만큼 자랐다.

마을입구의 엄나무
수호신처럼 쑥쑥 자라고 있다.
약용식물로 쓰임새도 다양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데…

여름의 열매는 익어간다.
여름은 열매의 옛말이란 말처럼
농촌마을의 초록 열매는 소리없이 영근다.

열매가 있고 꽃이 있다.
꽃과 열매가 함께하는 계절
팔팔한 팔월이다.

빗자루 만들기 사역
여름이 끝나가면 싸리를 채집한다.
남자들의 월동준비 추억담
군시절 이 나무 무척 사랑했지.

하얀꽃송이
가을엔 빨간 열매
꼬마전구 같은 모양의 배풍등
푸른 열매는 안보이고 꽃만 있다.


까마중도 꽃과 열매가 함께한다.
까맣게 익어가는 열매
어린시절 많이 먹었다.
혀가 검은색으로 변하도록…

부들 옆의 작은 하얀꽃
몽실몽실한 미나리
꽃송이가 안개같구나.

평화로운 농촌의 오후
가을의 전도사 고추잠자리
땡볕속에 오수를 즐긴다.
저녁이면 귀뚜라미 소리
한낮엔 매미의 우렁찬 소리
고추잠자리는 망중한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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