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비슬산의 명품 [사진]
 

신선이 구름을 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산.

대구 달성의 비슬산은 참꽃이 유명하다. 지난 12일(토)산행엔

참꽃이 없다. 아직 개화 하지 않은 것이다. 산 정상의 거문고를 켜는 바위는

안개속에 숨었다. 꽃도 없는 비슬산을 유가사에서 소재사로 넘어가면서

꿩대신 닭을 잡았다. 참꽃만 명품인가 소나무도 있고 암괴류도 있다.


도통바위의 작은 소나무가 돋보인다.

낭떠러지 바위를 둘로 쪼개고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작지만 강한 푸른 나무다.

억겁의 세월동안 바람과 눈 그리고 비가 바위에 틈을 내고 가른다.

거기에 소나무도 한 몫 한다. 뿌리가 조각칼이 되어 바위를 자른다.

그래서 철갑을 두른 나무라고 부른다.

 

 

화강암 암괴밭에서도 산다.

흙이라곤 한점도 없다. 둥글고 각진 바위틈바구니에 뿌리를 박았다.

나약한 뿌리가 아니라 철심이다. 이런 척박한 곳에서 수십년 살았다.

다행이 바위밑으로 물이 흐른다. 영롱한 아침이슬을 먹고 산다.

세월을 버티고 살다보니 바위도 풍화되어 부서진다.

바위에서 떨어진 조각들이 흙이 된다. 그곳에 내가 사는 곳이다.

참고 살다 보니 꽃도 이웃이 된다. 봄이 되면 꽃이 핀다.

향긋한 향기와 화사한 꽃단장으로 눈과 코가 즐겁다.

자갈밭이지만 이웃을 잘 둔 덕이다.

 

절개지에 우뚝 솟은 도통바위에서 도를 터득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는가.

날마다 산 아래 유가사의 풍경소리에 마음을 다듬고

새벽마다 스님의 독경소리에 도를 통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유가사의 풍경소리에 득음하고

목탁소리에 실려 온 독경에 눈을 떴다.

무수한 세월 참고 견디니 세상이 보인다.

허허허~ 애들아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절벽에 붙에 사는 게 소나무만 있는게 아니다.

바위와 바위 틈에 몸을 의탁하여 사는 가난한 몸이다.

그래서 겨우 싹만 틔었다. 꽃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

내 이름은 만첩민도리꽃이다.

 

 

어때~ 내 치마 화사하지롱.

이게 연분홍 명품 치마라고 하지. 4월부터 곱게 단장하지.

저 위에 있는 것들은 게을러서 옷 겨울옷 그대로 일걸.

나 보라고~ 부지런하니까 이런 암괴류에서 이정도 모양을 내는 거야.

연분홍 참꽃 이쁘지~

 

난 꽃이 아니예요. 지난 가을의 열매랍니다.

하얀게 꽃이 아니고 열매 껍질이지요.

가을의 전설을 간직한 씨앗은 물과 바람에 실려

먼 곳으로 시집 갔지요.

내 이름은 가을의 전설을 간직한 수국이라고 불러요.


비슬산, 유가사, 소재사, 도통바위
posted at 2008/04/17 17:44: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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