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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空)
씨앗을 쪼개 본다.
아무것도 그 속에 숨어 있는게 없다.
어디 있다 왔는가 꽃들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가?
***김재전***

다비
소라 껍데기를 주워 귀에 대어보면
바다 소리가 난다.
불길 속에 마른 솔방울을 넣으면
쏴~하고 솔바람 소리를 내며 탄다
타 오르는 순간 사물은 제 살던 곳의 소리를 낸다.
헌옷 벗어 장작위에 누울 때
나는 무슨 소리를 내며 타 오를까?
***김재전***

불교색체가 강한 시 한귀절이 발걸음을 잡는다.
씨앗 속에 아무것도 없는데
꽃은 어디 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가?
삼청동 담장 동판에 양각된 글이다.
경복궁에서 감사원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학고재가 나오고 줄줄이 화랑이 나온다.
그 길을 쭉 따라가면서 삼청동의 문화를 즐긴다.
그림이 있고 시가 숨쉬고 먹거리가 있다.
멋과 맛을 눈요기하며 간다.
수제비집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면 담장에 이 시를 만날 수 있다.
꽃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모든 사물은 제 살던 곳의 소리를 낸다.
수제비집 반대편 길 담장에 가면 어제든지 만날 수 있다.
시인이 노래한 것 처럼 꽃은 어디서 왔다 어디로 사라지는가?
그리고 우리네 인생은 어디서 왔다 어리로 가는가?
*시인의 이름은 정확하지 않다. 동판에 양각된 글씨가 구별이 안된다.
김자도 같고 길자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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