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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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가리산의 가을찬가 [산행]

가을남자가 가리산에 왔다. 보았다. 그리고 느꼈다. 단풍이 황홀하다.

하늘이 낮다. 희부연 옅은 운무가 골짜기를 가리고 있다.

멀리 보이지 않지만 온통 붉은색이다.


홍천 가리산으로 들어 간다. 휴양림을 끼고 등산로에 접어들자

단풍 터널이다. 양옆으로 나무들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햇빛이 없어도 붉은색은 여전하다.


진입로가 참하다. 발길이 보드라운 육산이다. 거기다가

단풍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길까지 한산하다.

촉촉한 길을 밟으면서 간다. 사각거리는 낙엽소리도 좋다.


쭉쭉빵빵 뻗은 삼나무 숲을 지난다. 이 곳도 흙길이다.

키다리 나무 사이로 활엽수들은 노랗고 빨갛게 물들고 있다.

곱다. 온 산이 비단결같이 아름답다.


가리산의 등산로는 1,2,3,봉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낙엽과 단풍속을

지난다. 산등성을 지나도 나무들 때문에 조망은 없다.

나무 사이에 붉은 점을 꾹꾹 찍어 놓았다. 유난이도 빨간색이 돋보인다.


산 전체가 누르스름한 색이다. 산자락 줄기를 타고 흘러 내리는

용광로의 쇳물같다. 골짜기에는 진초록이다. 잣나무 숲이다.

노란색과 진초록이 잘도 어울린다.


가삽고개를 지나면 소양호가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날이 흐려서 보인지 않는다. 날이 맑으면 전망이 좋을 듯 한데

아쉽기도 하다. 촉촉한 낙엽을 밟으면서 정상으로 간다.


우뚝 선 봉우리가 앞을 막는다. 2봉으로 오른 길이다. 몹시 가파르다.

어슬렁 어슬렁 올라 왔다가 된비알을 만난 것이다. 쇠 난간을 잡고 오를수록

저 멀리 단풍물결이 환상으로 다가 온다.


2봉이다. 산자락도 골짜기도 노란물결이다. 붉은 물이 흘러 내린 듯 하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산 밑에서 보이지 않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온다.

일단 간식을 하고 3봉으로 간다. 2봉에서 3봉 가는 길도 절벽이다.

간신이 한 사람만 지나갈수 있다.


다시 1봉으로 간다. 1봉이 가리산 정상이다.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90도로 가파르다.

절벽을 기어 오르는 것 같다. 지체가 심하다. 선행팀에 여학생이

발을 덜덜 떨며 오르지 못한다. 산객들이 몇 안되지만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가파른 길은 짧다. 그러나 여성들은 힘들어 한다.

드디어 정상이다. 전망이 확 트인다. 희미한 운무도 햇볕에 쫓겨났다.

골마다 노란물을 드러 부어 놓았다.


하늘에서 내려 온 선녀가 온 산을 물감 덧칠했나. 진초록이 안보인다.

하나하나 찾아 다니면서 붓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 놓았다.

산객들은 보고 탄성만 지르면 된다. 아~ 멋지다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는다. 시간은 1시가 넘었다.

점심식사도 간단하다. 김밥에 컵라면이면 성찬이다.

밥을 먹으면서 발아래 펼쳐진 단풍 산을 눈으로 맘으로 즐긴다.


제1봉(정상)에서 하산한다. 오른만큼 가파른 내리막이다.

쇠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미끄럽다. 살짝 젖은 낙엽은 눈처럼 쭉쭉 밀린다.

거기다가 작은 돌맹이가 숨겨있어 잘 못 딛으면 그대로 엉덩방아다.


절벽을 내로오면 능선의 안부다. 길이 편하다. 오롯한 숲길에 단풍을

즐기면서 내려간다. 숲속의 화려하게 물드는 참나무,느티나무,

단풍나무 숲이 좋다. 밤 하늘의 별자리 이름을 몰라도 별이 아름다운

것 처럼 나무 이름을 몰라도 그만이다.

그윽한 숲과 호젓한 숲길이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 온다.


합수곡으로 내려간다. 산의 옆댕이로 난 길이다. 내리막 직선이 아니고

지그재그 곡선이다. 산객들을 배려한 길 같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름모른 단풍들이 곱다. 우거진 숲 사이로 햇볕이 비친다.역광을 받아 하얗고 환하게 비치는 단풍잎이 발갛게 빛난다.


계곡이다. 이제 합수곡에서 가삽고개로 올라 갔던 길이다.

많은 물은 아니지만 졸졸졸 돌틈을 휘감고 돈다.

이곳은 숲길의 단풍도 좋지만 계곡을 끼고 있어서 자연의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음이온이 넘친다.  차분한 물소리와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소리가 명상을 도와준다.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합수곡에서 휴양림으로 내려간다. 단풍잎이 더욱 불탄다.

아침에 햇볕이 없었는데 빛이 들어와서 역광이다.

단풍이 더욱 붉어진다.이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이 어렵다.


홍천의 가리산 산행은 첫 걸음에서 끝날 때까지 단풍 구경이다.

눈이 호사한 것이다. 산님들은 가을에 활엽수 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번뇌를 씻기에 충분하다. 단풍이 우수수 바람에 날린다.

단풍물이 한껏 번져 굽이도는 맛이 그윽하다.


일자: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장소:홍천 가리산(1051m)

누구랑:한경산악회원(마눌이 동행)

코스:휴양림-합수곡-가삽고개-제2봉, 3봉-정상(제1봉)-무쇠말재 -

     합수곡 - 휴양림 - 관리소 주차장

     (오전 10시 산행 시작 하산 오후 2시 30분)


 

 

 

posted at 2009/10/28 19:27: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홍천 가리산이 불탄다. [산행]

일자: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장소:홍천 가리산(1051m)

누구랑:한경산악회원(마눌이 동행)

코스:휴양림-합수곡-가삽고개-제2봉, 3봉-정상(제1봉)-무쇠말재 -

     합수곡 - 휴양림 - 관리소 주차장

     (오전 10시 산행 시작 하산 오후 2시 30분)



산이 온통 붉다. 불 탄다고 표현해야 맞다. 산자락에 뜨거운 물이 흘러

내린 것 같다. 화산 폭발후 용암처럼 말이다.

가리산의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 어지럽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유홍준 교수는 문화유적 답사기에서 말했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자연을 사랑한 만큼만 보여주고 아름다움 만큼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한 만큼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

숲은 보는 대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느낌은 각자 다르다.


10월 홍천 가리산은 단풍천지다. 한적한 가리산은 황홀하다.

가을남자와 가을여인들이 산으로 들어간다. 단풍 속으로 빠져 든다.

 

 

 

 

 

 

 

 

 

홍천, 가리산, 단풍
posted at 2009/10/26 11:14:00 트랙백(0) | 댓글(1) | 스크랩
천황산에서 재약산까지의 은빛물결 [산행]

천황산에서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이 마지막 여력을

발휘한 일곱봉우리의 중앙에 위치한 영남알프스

천황산 정상일대에 사자평고원의 수십만평 억새군락이 유명하다.


영남알프스는 억새산행으로 알려졌지만 단풍도 일품이다.

천황산과 재약산은 연계산행 한다. 사과와 억새 그리고 단풍

거기에다 폭포까지 보는 환상의 코스이기도 하다.


천황산 들머리로 잡은 얼음골. 여름에도 얼음이 나온다는 곳이다.

사과의 고장이기도 하다. 길가 곳곳에 탐스런 빨간사과가 눈길을 잡는다.


이른아침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거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단단히 준비하고 출발하지만 산행이 걱정된다.

비가내리고 갈 길도 먼데 길까지 막힌다. 언제 밀양까지 내려간담.


남으로 내려갈수록 하늘이 뚫린다. 구름사이로 파란하늘이 보이고

햇볕이 간간히 얼굴은 보여준다. 우중산행을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버스가 12시가 다되어 산행들머리 얼음골에 도착했다.


*얼음골의 단풍


얼음골에서 천황산 정상으로 간다. 시간은 12시가 넘었다.

모두 서둘러 오르기 시작한다. 1시간 반은 죽어라 올라가야 한다.

오르막도 대부분 너덜길이다. 엄청 힘든 길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천황사가 나온다. 절 옆으로 난 등산로에 바로 접어든다.

사찰은 옆에서 슬쩍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산행선두팀을 따라 오르다 보니

주변을 볼 틈이 없다. 실상 가파른 길에 볼 것도 별로 없다.


물이 없는 폭포가 나온다. 엄청 높다. 떨어지는 물이 많다면

환상의 볼거리를 제공할 폭포다. 이름은 암가마 폭포다.

물이 없으니 폭포가 제구실을 못한다.

물이 없기는 옆에 있는 숯가마 폭포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 곳을 지나면 얼음골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얼음골의 더덜지대부터 볼거리가 풍성하다.

일단 단풍이 곱다. 마가목의 빨간열매도 눈길을 잡는다.


동이굴(허준의 굴)이 나온다. 유의태 선생이 허준에게 자신의 몸을 해부할

기회를 주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 곳이 시례빙곡이다.

돌무더기가 가득한 시례빙곡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고 얼음골라 한다.


울둥불퉁한 가파른 돌길은 산객들의 진을 뺀다. 하지만 곳곳에 빨간 단풍이

산객들의 호흡을 조절해준다. 환상의 빛깔이 헉헉 거리는 산객들에

쉼 틈을 제공한다. 단풍에 눈길을 주다보면 잠시 쉴 수 밖에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할딱고개 그리고 절벽에 붙어 있는 단풍이 한창이다.

햇볕에 반사되어 빨간색이 아주 곱다. 이렇게 헉헉거리며 오르면

안부 능선이 나온다. 시간은 오후 1시 반이 넘었다.

일단 여기서 점심을 먹는다.


*억새평원을 찾아서


점심 먹는 곳에서 한 30여분을 올라야 능선이 나온다.

이제 다시 출발이다. 가파른 길은 계속된다. 헉헉 거리기는 마찬가지다.

햇볕을 마주 보면서 오른다. 빛에 반사된 단풍이 환상이다.

멀리서 보면 아주 곱다. 가까에 가면 색이 달라진다.

멋스러움이 별로다. 아름다움은 한 벌 떨어져 보아야 돋보인다.


드디어 능선이다. 이제 평평한 길이다.

조금만 가면 사자평고원의 억새밭이다. 사람 키만한 잡목이 우거져 조망이 안된다.억새 산객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다. 너무 늦은 산행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시야가 확 뜨인다. 하얀 벌판이 보인다. 저기가 바로 사자봉이다.

바람이 세차다. 억새가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

찰랑대는 여인의 머리카락이고나 할까.

시인은 억새를 하얀 머리채라고 말했다. 맞다. 하얀 머리채를 흔들고 있다.


드넓은 분지 가득히 나무가 한 그루없이 억새만 있다.

세찬 바람 탓인지 키는 작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면

정상에 닿는다. 수미봉이다. 북쪽로는 가지산과 운문산, 동쪽으로 신불산,

취서산의 봉긋한 능선이 눈앞에 펼쳐 진다.


천황산은 원래 사자산이인데 산세가 일본을 향한다고 하여 일본인들이

천황산이란 이름을 붙인 것으로 천황 숭배사상을 심기위한 것이 아닌었나

싶다.(한국의 산 여행 유정열 지음)


*억새평원을 뒤에 두고 재약산으로


사자봉에서 재약산까는 억새군락이다. 톱날같은 바위 능선을 따라 재약산으로 간다. 완만한 내리막길 돌밭이다. 길은 잘 다듬어져 있다.

산장이 나온다. 안부로 바람이 잠든 곳이라 그런지 억새 카기 크다.

그리고 곱다. 하얀 솜털이 그대로 있다.

사자봉의 억새는 바람으로 하얀 솜털이 다 날린 상태로 곱지가 않다.


털보 산장에서 재약산으로 간다. 키다리 억새밭 사이로 지나면 가슴 속까지

가을이 느껴진다. 산장에서 재약산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다.

억새는 끝없이 이어진다. 햇빛이 투과된 억새는 환상이다.


다시 칼날 바위지대다. 산자락에 억새는 끝나고 단풍이 이어진다.

암봉에서 암봉으로 이어지는 길목의 단풍이 곱다.

떡깔나무 군락의 단풍들은 바위틈에 주로 많다. 색도 아름답다.

재석산 정상이다. 봉긋 솟은 바위에 정상석이 있다.

산자락에 약초의 재료인 당귀나 질경이등이 지천에 널려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산이름도 재약산이로고 했다고 한다.


*폭포를 지나서 표충사로


옛 고사리분교를 지나서 폭포방향으로 하산이다. 오름만큼 내려가야 한다.

산은 올라 왔으면 내려간다. 높이 올라 왔으니 내리막도 길다.

너덜은 아닌데 자갈길 군데군데 있다. 거기다가 작은 돌이 굴러 엉덩방아

찍기 딱이다. 잘못하면 발목 삘까 조심이다.


지루한 하산길이다. 지칠만큼 내려가면 폭포가 나온다.

층층폭포다. 역시 이곳도 물이 없다. 졸졸졸 떨어지는 물줄기가

힘이 없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면 장관일 것 같다.


낭떠러지 주변의 단풍은 곱다. 단풍은 음지의 계곡 주변이 곱다.

폭포 앞의 출렁다리를 건넌다. 숲속이 어두워 진다.

시간이 벌써 다섯시에 다가간다.


폭포를 지나서 산의 옆댕이로 지나간다. 비스듬한 내리막이다.

낭떠러지의 절벽이 장관이다. 나뭇잎이 가려 조망이 제대로 안된다.

멋진 풍경인데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어 아쉽다. 선두가 너무 빨라서

풍광을 음미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드디어 절이 보인다. 사위는 어두침침하다.

대형사찰 표충사를 대충 둘러본다. 자세히 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산속의 시간은 빠른 듯 싶다.

다섯시가 넘으니 어두워지고 발이 무겁다.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 만족한 영남알프스를 직접 걸었다.

단풍에서 시작하여 억새로 가을을 느끼고

다시 폭포와 단풍으로 눈이 호강한 산행이였다.


일자:2009년 10월 17일 장소:천황산(1189m)-재약산(1108m)

코스:천황사 주차장-천황사-얼음골-능선-천왕산(사자봉)-억새능선-

     재약산(수미봉)-옛 고사리분교-층층폭포-흑룡폭포-표충사-주차장

     (12시 산행시작 하산 오후 6시 10km산행 점심포함 총 6시간)


 

천황산, 재약산, 표충사, 영남알프스, 억새
posted at 2009/10/20 20:59: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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