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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바위가 을씨년 스럽다. 초록의 덩굴들이 지고 나니
거무튀튀한 암벽이 드러난다. 연주대가 날씨만큼 쓸쓸하게 보인다.
그래도 전망대에서 일단 기념사진을 남긴다.
12월의 관악산은 나목들의 축제다.
몇 개의 마른잎을 달고 있는 떡갈나무가 군데군데 보이지만
소나무를 제외하곤 모두 앙상한 가지만 보인다.
벌거 벗은채 고동색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서울대 공대에서 자운암으로 오른다. 토요일 늦은 시간이다.
날은 화창하지만 쌀쌀하다. 그러나 곧 더워진다.
어제 저녁 동창회 모임 술 탓인지 몸이 무겁다.
가족 셋이 오르는 관악산. 이게 가족 송년 산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들녀석은 기말고사 공부한답시고 빠졌지만 말이다.
마지막주 토요일에 한번 더 기대하지만 사실 희박하다.
가파른 바위길도 아닌데 헉헉 거린다. 딸아이는 당연한데
내가 부실하다. 배낭도 무겁게 느껴진다. 갈수록 뒤쳐 진다.
땀이 비오 듯 쏟아지고 머리도 띵하다.
앞서가는 마눌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선도한다.
바위와 숲이 반복된 자운암 능선 오르막. 발이 무거워 터벅터벅.
몸 상태도 엉망인데 허기도 지고 주저 앉고 싶다. 말은 못하지만…
제3왕관바위가 보인다. 산행 시작 30분도 안됐지만 발 길이 무섭기만 하다.
왕관바위의 안부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갈까 말까 고민이다.
하지만 관악산에 왔으면 연주대를 보고 가야지 직성이 풀리지 않는가.
초보산꾼보다 내가 더 급하다. 딸애도 힘들어 하지만 헉헉거리는 모습이 민망하다.
강행군을 선택한다. 정상이 저 멀리 보인다. 거리상으론 멀게 보이지만
시간은 30분이면 족하다. 본격적인 암릉지대로 진입한다.
갑자기 산객들이 많아진다. 암벽은 순서대로 올라야 하는데
단체산객들이 독일병정 행군하는 것처럼 휩쓸고 지나간다.
암벽타기 서툰 딸애가 정체를 만든다. 잠시 머뭇거리면 줄이 길게 늘어선다.
오르막 마지막 난코스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드디어 정상이다.
산객들이 북적거린다. 늘 정상은 발 디딜틈이 없다. 정상석에서 사진 담기도
경쟁이 심하다. 셋은 바로 연주암 방향으로 하산한다.
말바위능선을 우회한다.암릉지대는 딸애의 발걸음이 더뎌 포기했다.
내리막 좁은 암릉에 더듬거려 정체를 만들게 뻔하다.
연주암 헬기장을 지나서 학바위능선으로 접어든다.
삿갓승군을 지나간다. 길이 한산하다. 셋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는다.
오솔길 산책하는 것 같다. 뒤에 쫓는 산객이 없어 좋다.
학바위능선과 버섯바위 능선의 갈림길이다. 학바위는 좀 길다.
내리막길이 험하지만 말바위 능선으로 간다.
첫 난코스다. 짧은 암릉 내리막이다. 밧줄이 있다.
그래도 초보는 어렵다. 유격장에서 줄타고 내려가는 것 같다.
군대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힘들어 한다. 밧줄을 잡고 뒤로 내려가면 편하다.
그런데 쫑알이는 그걸 못한다. 미끄럼 타듯이 내려간다. 엉덩방아 찍었지만
무사히 통과다.
이 코스는 작은 암릉이 많다. 보통사람들은 쉽게 내려간다.
눈길도 아닌데도 초보는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다행이 한적한 곳이라 남 신경 쓰지않고 내려가 좋다.
뒤돌아 본다. 지나온 길이 멀리 보인다. 와~우리가 이렇게 많이 왔어~
그렇지 보기보다 쉬어. 저 앞이 학바위 능선이야. 그 건너편이 팔봉이다.
또 하나 보이는 능선이 육봉과 오봉이다.
육봉은 과천으로 가고 오봉으로 가면 안양유원지로 연결된 단다.
간단하게 관악산 능선의 개략을 설명한다.
바위길이 끝나고 육산이다. 이제 여유가 생긴다. 초보의 눈에 산도 숲도 보인다.
그동안 발에 힘이 들어가서 산을 볼 틈이 없었다. 밑으로 내려올수록 소나무 숲이 많다.
작은 오리나무의 열매도 보인다. 산에 와서 이제야 산이 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유격훈련만 한셈인 것이다.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이 가깝고 하산지잠이 보인다는 것이다.
연주암과 학바위 능선에서 내려 오는 길이 합쳐진다.
서울대가 보인다. 오후 4시가 넘어간다. 땔애 때문에 1시간 더 걸렸다.
한바탕 땀으로 주독을 씻어 냈다. 무겁던 몸이 풀린다. 기분도 몸도 가푼하다.
솔향을 실고 온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은은한 향이 코끝은 자극한다.
흐음~시원하다. 셋이 함께한 관악산행은 행복했다.
*서울대 주차비 참고사항
주차료는 30분에 1,500원 10분마다 500원 추가
대략 4시간 주차비 8,500원 지불

하늘이 파랗다. 쪽빛이다. 가을같다.

짧은 암릉길이다. 울퉁불퉁한 바위라 손잡고 오르면 된다.

정상이 보일때까지 이어지는 바위길. 조심하면 다칠 염려는 없다.

정상으로 가는 가장 긴 밧줄지대. 그냥 올라가도 미끄러지지 않는다.
대부분 겁이 많아서 네발로 간다. 안전하긴 하다.

밧줄을 피하고 직벽을 타는 초보산꾼. 위태롭게 보이지만 잘 간다.

우회하지 않고 직벽통과다. 우회길이 더 험한지도 모른다.

위험구간 다 통과했다. 휴~

뒤돌아 본다. 걸어온 암벽능선. 쫑알이가 저 길을 걸어 왔다.

하산길이다. 버섯바위 능선의 첫 내리막 관문 밧줄지대.

멀리서 망원으로 당겨 본다. 가파르게 안보인다. 눈앞에선 험하다.

바위지대가 끝나고 육산이다. 산행이 끝났다.
까치 한쌍이 축가를 불러준다. 고마워 까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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