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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구름이 옅여진다. 흰구름이 하나씩 빈자리를 매운다.
그리고 파란하늘이 들어난다. 높아 보이는 구름과 하늘 사이,
가을바람이 비집고 들어 온다. 드디어 구름산에서 구름을 본다.
여름이 끝나가는 가을 문턱에서 말이다.
구름산으로 간다. 말복도 지나고 처서가 내일이지만
무더위는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다. 광명시 보건소 입구를 들머리고 잡는다.
식당 홍보차 나눠주는 물병을 하나 챙기고 바로 산으로 들어간다.

산 허리를 돌아서 간다. 숲이 우거진 이 길은 언제나 한산하다.
여름을 알리는 매미소리는 힘이 넘친다. 끝나가는 여름이 아쉽기라도 한지
더욱 큰소리로 맴맴 거린다.
사람이 접근하면 뚝 그친다. 지나가면 다시 울기 시작한다.
매미소리를 앞 세우거니, 뒷 세우거니 하면서 구름산 옆구리를 돌아간다.
무쇠칼처럼 억센 짙푸른 풀도 땡볕에 축 처져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구름산의 좁은 길은 매말라 있다.
길 섶에 둥굴레 열매가 익어간다. 초록색 속에 붉은색이 보인다.
둥글레는 붉게 영근가 보다. 지나가면서 한 컷 담는다.

드디어 가리대 광장이다. 한산한 길에 오고가는 산객들이 보인다.
광장은 가파른 고개를 넘어가는 쉼터이다. 누구나 잠시 목을 축이고 가는 곳.
그래서 늘 붐빈다. 일종의 만남의 광장역할을 한다.
바로 정상으로 가지 않고 옆댕이로 간다. 작은 산이지만 산행코스가
많다. 북한산처럼 거미줄은 아니지만 큰 그물망같이 엉켜있다.
길이 갈라지고 합쳐지고 또 흩어진다. 희미한 길도 있고 반질한 신작로 같은
등산로도 있다. 이 길들은 모두 정상에서 하나가 된다.

오늘도 처음 가는 길이다. 울퉁불퉁한 너덜이 이어진다.
깊가에 이름모른 꽃이 보인다. 야생화에 대해 상당히 알고 있는데도
생소한 꽃이다. 일단 렌즈에 담아 본다. 들꽃은 참 어렵다.
한참 가다 보면 약수터가 나온다. 진달래 약수터다.
산객들이 많다. 능선에서 오른 길보다는 한산하지만 그래도 쉼 없이
만난다. 대부분 이곳에서 칼칼한 목을 한목음으로 달랜다.
작은 너덜과 흙길을 지나면 가파른 곳이 나온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암반에서 떨어지는 약수가 있다. 천연약수터다.
동굴같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이라 진짜 약수다. 이 곳에도 산객이 붐빈다.
정상을 오르는 사람은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 잠시 쉬고 하산하는 산객은
땀을 식히기 위해 머무른다. 시원한 약수가 목울대를 넘어간다.
와! 시원하다. 바로 이 맛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짧다. 하지만 가파르다. 옆댕이로 돌아서 왔지만
육부능선에서 바로 정상까지 오르막이다. 인간의 육체에 비유하면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것이다. 등산로도 지그재그로 이어져 있다.
드디어 정상이다. 하늘이 파랗다. 가을 색이 보인다.
여기저기 앉아서 간식을 먹는다. 산객 옆에 산고양이가 접근한다.
먹이 동냥을 하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한참을 빙빙 돈다. 오늘은 운이 없나보다. 먹을 것을 챙기지 못했다.
간식이 대부분 과일이다. 고양이는 실망한 표정으로 떠난다.

정상에서 잠시 머무르고 하산한다. 하늘색이 참 곱다.
그리고 높다. 아무리 땡볕이 내리쬐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빨리 그늘막으로 피신하고 싶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나무 숲이
햇볕을 차단한다. 우거진 갈참나무 등의 활엽수가 고맙기만 하다.
능선따라 가다 금강정사로 내려간다. 이 길도 한산하다.
이제 반대편 옆구리로 가는 것이다. 구름산 산행에서 즐기는 길이다.
일단 한적해서 좋다. 반질거리는 포장도로 같은 등산로는 싫다.

가파른 길을 내려가다가 산허리를 휘감아 돈다. 좁은 길의 풀숲이 두텁다.
혹시나 기대했던 꽃들은 보이지 않는다. 여름 뒤끝이라 꽃이 있어도 거칠다.
뜨거운 햇볕을 감내해야 하니 꽃의 색이 까칠하다.
가을 꽃들이 봉우리를 내민다. 길따라 만나는 꽃봉우리의 내일이 궁금하다.
이름도 모르는 꽃들이 보이지만 개체수는 도덕산만 못한 듯 하다.
구름산도 도덕산도 참 좋다. 황톳길이라 편하다.

소나무 숲길을 벗어나니 상수리의 활엽수가 혼재해 있다. 청설모와 다람쥐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나무 숲에 토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딱따구리는 아니다.
청설모가 상수리 열매를 따른 소리다. 열매가 달린 줄기를 이빨로 갈가서 마구 떨어뜨린다.
한참 작업을 하고 내려와서 주섬주섬 챙긴다. 참 영리한 동물이다.
차 소리가 가깝다. 하산 지점이 보인다. 평평한 황톳길에서 가을바람을 흠뻑 마신다.
우거진 숲에 선선한 바람이 스친다. 차양막 같은 나무 이파리가 흔들린다.
어른 손바닥만한 나뭇잎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아~ 가을이 오고 있구나.

*노루발 열매

*둥굴레 열매

*병조희풀

*참나물

*담배풀


*흰줄표범나비

*청미래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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