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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도 처서도 지났지만 8월 마지막 토요일 한낮은 땡볕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위로 펼쳐진 맑고 파란 하늘
거기에 하얀 구름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날 도덕산으로 간다.
하늘엔 흰 구름이 그림을 그리고 도덕산엔 늦여름의 꽃들이 화폭에 수를 놓고 있다.
북한산을 가고 싶은데 오후 행사가 있어 도덕산의 꽃밭을 찾아 간다.
할 일이 밀려 짧은 오전 산행으로 만족해야 한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에
웬 행사가 많은지 모르겠다. 일단 도덕산 화원에 들어선다.
역시나 여름 끝자락의 꽃들이 화려하다. 아직도 탱탱한 꽃범의꼬리와 꿩의비름그리고 하얀색과 자주색이 섞인 개미취도 싱싱하다. 하얀 학의 목을 닮은 옥잠화도 곱게 피였다.
꽃밭 한구석에 외로이 핀 해바라기는 해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언제나 변절하지 않고 해만 바라고 보는 충성심이 대단하다.
모두 한쪽 방향을 보고 서 있다.
꽃밭을 둘러보고 정상으로 바로 가지 않고 비탈길로 간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색다른 꽃들이 반겨준다.
도덕산은 이렇게 풍성해서 좋다. 언제나 새로운 얼굴들이 선을 보여
늘 찾지만 지겹지 않다.
산길은 능선을 타고 계속 이어진다. 길은 약간 가파른 데다 땡볕에도 노출돼 있다.
도덕산은 크게 세 봉우리다.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올라가면 또 내려간다.
작지만 반복되는 봉우리는 참 순하다. 더군다나 황톳길이라 포근하다.
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관악이나 북한산 처럼 번잡하지는 않다. 쉬지 않고 그대로 황토방까지 직행한다. 황토방의 시대도 이제 끝나간다.
아직까진 정자가 노인들 만남의 광장이고 수다방이다.
황토방을 뒤로하고 유턴한다. 여름이 끝나감은 곳곳에서 보여준다.
풍성했던 버섯들은 말라 볼품이 없이 변해간다. 열매도 익어간다.
초록의 열매도 붉은색과 자주색으로 변신하고 있다. 팔월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 탐스럽게 영근다.

풀숲에 무당거미가 이쁜 집을 지었다. 아주 촘촘한 그물망이다.
사냥할 날도 얼마 남지 안았는데 그림같은 집이다. 그물망에 하얀 줄무늬로
개성미까지 넘친다. 아깝다. 바둑판 같은 거미줄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말이다.
오늘은 긴 코스를 선택했다. 바로 되돌아 오지 않고 산허리 하나를 더 돈다.
늘 가던 길이지만 새롭다. 이 곳에서 밤일마을 건너면 구름산이다.
아파트 옆 텃밭을 지나서 다시 도덕산 정상으로 간다. 이 산 전체가 도덕산인줄 알았는데 광명산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이 작은 산덩어리가 도덕산과 광명산이라. 웃긴다. 봉우리는 다르지만 이 작은 덩치에 산이 두 개라니 말이다.
도덕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빨간꽃이 보인다.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물봉선이다. 봉숭아처럼 생긴 꽃이다. 깊은 산에만 있는 줄 알았던 꽃이
도덕산에서 만나다니 신기하고 반갑기도 하다.
도덕산에 체육시설이 많다. 헬스장 시설보다 좋다. 거기다가 놀이시설까지 구비되어 가족단위 놀이터가 된다. 아이들이 그네를 탄다. 여자아이 둘이 남자를 밀어준다. 여복도 많은 놈이다. 거기다가 뽀뽀 세례까지…
한낮으로 다가 갈수록 탱볕이 맹위를 떨친다. 처서가 지났다고~
여름이 끝났다고~하늘만 초가을이다. 높고 푸르다. 거기에 흰구름만 둥둥 떠있고 도덕산의 소나무는 푸르기만 하다. 화려한 꽃밭을 뒤로하고 집으로 발길을 서두른다.

우거진 숲을 나오면 땡볕이다.

하늘이 투명하지는 않다.

도덕산 첫 번째 봉우리의 쉼터

첫 번째 봉우리를 내려가는 오솔길

늘 붐비는 길이다. 광명동과 철산동 길이 만나 하나가 된다.

도덕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

도덕산 정상인 도덕정이다.

도덕산의 종점. 일명 황토방이다.

황토방은 쉼터이고 수다쟁이들의 놀이터다.

무당거미의 고급빌라

도덕산의 물봉선이 곱다.

도덕산 화원의 옥잠화

꽃보다 이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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