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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은 아직 어둡다
시계는 다섯 반이 조금 넘었다. 평소엔 다섯 시에 산책 나서지만
오늘은 휴일이라 출근시간이 늦다.
마눌님도 따라 나선다. 아파트를 가로 질로 해뜨는 마을 언덕에 도착했다.
언덕 길 산동네는 잠들어 고요하다.
동행에 해가 떠 오르기 시작한다. 붉은 해무리가 서서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운무속에서 보일 듯 말 듯 해가 솟는다.


해맞이 길과 달맞이 길
가파른 언덕에 한쪽은 해맞이 길이고 반대편은 달맞이 길이다.
해맞이 길에 오르면 해 떠오는 모습이 장관이다.
달맞이 길의 달빛은 모르겠다.
큰 길에서 긴 언덕에 해맞이 길
어둠을 뚫고 이 시간이면 출근 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휴일이라 한산하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의 집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무척 부지런하다
산책 나서는 길에 출근자들을 만나는데 오늘은 조용하다.

산에 들어선다
동쪽에 해가 떠 오른다. 어둑한 나뭇잎 사이로 붉은 빛이 비친다.
아침이 열리고 있는 순간은 장관이다.
도덕산 정상을 넘어서 노온사동으로 가는 길목
길섶에 노란 달맞이꽃이 눈길 끈다.
이슬 머금은 노란꽃이 청순하다.



등산로따라 풀숲엔 보라색 물결
초록물결에 우뚝 선 보라색꽃 맥문동
지금 맥문동꽃이 한창이다.

뚝깔나무 하얀꽃도 아직도 싱싱하다
주변의 꽃들은 시든지가 오래 됐는데
바위틈에 낀 꽃이 오래간다.
사람이든 꽃이든 일찍 피면 빨리 지는 법이다.

초록바다에 누워 꿈을 꾸는 나비
날개에 젖은 이슬 때문인지 도망가지 않는다
근접 촬영해도 꿈쩍 않고 있다.

산 속에 보라색 나팔꽃
해뜨기 전에 꽃잎 활짝
아침 기상나팔 힘차게 분다.

달맞이꽃과 나팔꽃이 이웃사촌
서로가 돕고 산다
나팔꽃이 노래 부르고
달마이꽃은 벌과 나비를 유인한다

거미줄에 걸린 새끼 잠자리
밤새 지킨 거미가 바쁘다
잠자리를 찡찡 감고 또 감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그물망을 조심해야 한다.

알알이 초록색 열매
뜨거운 여름이 끝나고
가을 바람이 불 때면
보석같은 이 열매는 무슨 색깔로 변신할까?



하얀색과 보라색의 꽃범의꼬리
흰색도 보라색도 탱탱하다
왕벌은 이른 아침부터 바쁘고~

몽글몽글한 꽃송이가 터진다
실밥이 터지 듯이 하얀송이가 열린다
불두화처럼 뭉쳐진 꽃이 백리향 듯 싶은데…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가
아침이슬에 금빛이 눈부시다
골드메리가 세상을 밝게 한다.

너의 시대는 이미 지났는데
이제야 헐레벌떡 피기 시작하구나
그대는 늦깍기 미역취구로다.

막 잠에서 깨어난다
투명한 이슬을 머리에 이고
곱게 피어난 옥잠화.

나팔을 불어라
멀리~ 더 멀리까지 들리도록
붉은색의 나팔을 불어라
산동네 사람들 모두 일어나라고~

어디가나 흔한 얼굴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사촌형제가 너무 많아
사람들은 너의 이름에 헷갈린다.

연초록 밭에 하얀꽃
작은 꽃이 뭉쳐진 부추
학처럼 돋보인다.

이제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잎이 꿩의발톱지만
이름은 꿩의비름이다
꿩이 들어가는 꽃도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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