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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불성사 가는 길 [산행]

후더운 토요일 오전. 관악산 서울대 입구는 산객들로 붐빈다.

늘 혼잡스럽지만 터널공사장과 겹처 더 복잡하다. 관악산으로 오르는 길은

산객들로 꽉 찬 느낌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야외수업 나온 학생들이 뒤엉켜 떠밀려 올라간다.


호수공원을 지나서 야영장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지만 산객들은 여전히 많다.

대부분의 산객들이 연주대로 향한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모자로 가는 길로 간다.

이 길은 한가하다. 그래서 주로 이 길을 이용한다.


열녀암의 바위길을 피하고 바로 옆의 비선로를 선택한다. 비가 내려 희미한 길도 안보인다.

흔적이 조금 남은 곳으로 올라간다. 길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길이란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잖는가. 사람들이 다니다 보니 등산로가 되고

역사가 되었다가 사람들이 멀어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길이다.


모자로 옆 길을 올라가다 병아리난초로 만난다. 개체수가 딱 하다.

척박한 바위의 모래위에 둥지를 틀고 있다. 열악한 환경인자라 꽃도 빈약하다.

이 꽃은 렌즈에 담기 힘들다. 꽃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아서 그런지

카메라에 제대로 담기지 않다. 물론 꽃산행이 아니지만 첫 단추가 괜찮다.


모자로를 지나서 제4야영장으로 내려가는 암반지대. 관악산이 능선이 켜켜이 보인다.

골짜기와 능선의 선이 참 곱다. 삼성산의 능선도 눈앞에 있다.

하지만 오늘은 무너미를 지나서 서울대 수목원후문에서 불성사로 가기로 했다.

이 곳은 처음가는 길이다.


야영장을 지나면서 계곡을 따라간다. 물소리가 참하다. 우렁차지도 무섭지도 않다.

관악산은 물이 풍부한 곳은 아니다. 엊그제 내린 비로 적당하게 물이 흐른다.

울둥불퉁한 바위를 휘감아 도는 물소리가 음악처럼 들린다. 더운 날 참 시원하다.

골짜기의 풍광에 취하고 물소리에 넋을 잃은 채 간다. 여기가 설악인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리 뒤틀리고 저리 뒤틀어진 바위골이 나타나고

숲이 우거진 둔덕을 지나자 침빗을 곱게 빚은 여인의 머리카락이

휘날리 듯 와폭이 나타난다. 관악의 계곡이 멋지다.


 

앞에 산악회원들이 무리지어 간다. 등산로가 좁다. 한무리의 거인들 같다.

삼거리 약수터까지 함께간다. 약수터에서 한잔의 물로 목을 축이고 무너미고개를 넘는다.

이제 정막감이 흐를정도로 한산하다. 안양 비산공원으로 가는 산객은 우리부부뿐이다.

간간이 안양에서 역방향으로 올라오는 산객만 만날 뿐이다.


40여분을 걷는다. 드디어 이정표가 나온다. 직진하면 안양 비산공원이다. 즉 유원지 가는 길이다. 우리는 왼쪽으로 올라간다. 불성사로 가는 길이 한적하다. 아니 적막하다.

숲길엔 새소리만 들린다. 좀더 지나서 물소리가 감리롭게 들린다.


나무 숲으로 덮여 하늘도 안보인다. 소나기가 한차례 예보됐지만 아직은 맑다.

팔봉과 육봉 사이에 있는 불성사는 계곡에 있다. 그래서 물소리를 벗삼아 오른다.

졸졸 흐르는 맑은 물이 시원하다. 물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인줄 몰랐다.


중간쯤 오르니 목도 탄다. 서울대 입구에서 산 막걸리 한병을 마신다.

칼칼한 목을 적시고 다시 오른다. 그런데 취기가 확 오른다.

땀을 흘리고 마셔셔 그런지 신호가 빨리 온 듯 하다. 갑자기 몸이 무겁다.

막걸리 탓인 듯 싶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오르다 조금만 폭포에서 잠시 쉰다.

찬 물에 얼굴을 씻으면서…

 

저 만치 작은 폭포 옆에 노란 원추리가 보인다.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렌즈에 담기엔 옹색한 곳이지만 엉금엉금 기어가서 곱게 찍는다.

관악산에는 야생화가 귀하다. 그래서 보일 때마다 담아야 한다.


팔봉이 가까이 보인다. 늘 팔봉능선으로만 다녀서 옆에서 처음 본다.

무척 험하다. 깍아지른 암벽위를 다는 것이다. 칼같은 능선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저 곳을 수없이 지나 갔는데… 저렇게 험한 곳이였구나.


예불소리가 들린다. 물론 음반이다. 불성사 지붕이 보인다. 아담한 사찰이다.

주변은 적송들로 둘러쌓여 분위가 고풍스럽다. 작은 텃밭과 마당옆에 빨간앵두.

육봉과 팔봉에서 내려오는 산객들이 입맛을 다신다. 육봉으로 오르는 길엔

보리수가 한참 익어간다. 앵두와 보리수를 맛보고 다시 팔봉으로 오른다.



일자:2009년 7월 4일 관악산 동행 마눌이

코스:서울대 입구-호수공원- 모자로-4야영장-삼거리 약수터-

     무너미고개-서울대수목원 후문-불성사-팔봉능선-무너미고개-

     아카시아동산-서울대공학관

     (오전 9시30분 산행시작 하산 오후 2시)


 

관악산, 불성사, 모자로
posted at 2009/07/07 00:22: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빨간앵두 맛 보세요 [산행]

일자:2009년 7월 4일 관악산 동행 마눌이

코스:서울대 입구-호수공원- 모자로-4야영장-삼거리 약수터-

     무너미고개-서울대수목원 후문-불성사-팔봉능선-무너미고개-

     아카시아동산-서울대공학관

     (오전 9시30분 산행시작 하산 오후 2시)


열녀암을 지나서 모자로의 비선로에 들어선다.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가는 가파른 길

소나무 아래 모래밭에 작은 꽃

병아리난초가 곱게 자리잡고 있다.

딱 한촉의 꽃이 애처롭지만은 않다.

관악산은 야생화 구경이 힘든 산이다.

서울대 수목원후문에서 불성사로 간다.

계곡따라 가는 길은 지루하지 않다.

소나기가 잦은 지금은 물소리가 시원하다.

한참 오른후에 만난 조록싸리꽃

붉은색이 유난이도 아름답다.

까치수염은 아주 흔하다. 관악산에서도 곳곳에 보인다.

까치수염은 대부분 혼자 피지 않는데 불성사 가는 길섶에

이 꽃은 홀로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곤충이 찾아와 말을 거는데

까치수염은 말이 없다.


작은 폭포가 흐른다. 물소리가 너무 시원스러워 잠시 쉰다.

물에 손을 담그고 땀을 씻는다. 멀 발치에 노란 원추리가 보인다.

원추리는 노란색이 아주 이쁘다. 그런데 가까이 하기엔 먼 님이다.

물이 흐르고 가파른 곳이라 렌즈에 담기가 고약스럽다.


풀을 잡고 기어 내려가 노랑 원추리를 담았다.

원추리꽃은 하루동안 아름답다는 뜻으로 꽃송이가 오랫동안 피지

안흔다는 데서 온 것이다. 이 꽃은 시름을 잊게 해준다는 중국의 고사로

인하여 훤초 또는 망우초라고도 부른다.

옛날에는 의남초(宜男草)라고도 하여 원추리의 뿌리에 아들을

낳게 해주는 영험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들없는 부인들이

몸에 지니고 다니는 풍속도 있었다고 한다.


불성사 앞에 있는 열매

초록바다에 붉은 별 같기도 하고 꼬마전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빨간열매의 이름은 모르겠다.

 

*딱총나무


불성사 텃밭

쑥갓꽃이 이쁘게 피어있다.


불성사의 앵두

처녀 입술처럼 빨갛다.

지나가는 산객마다 하나씩 맛을 본다.

손이 닿은 만한 곳엔 없고 높은 곳에만 달려있다.


보리수도 익어간다.

빨간 열매가 대롱대롱 바람에 흔들린다.

목탁과 풍경소리에 덩달아 장단맞춘다.

드디어 팔봉능선이다.

벼랑에 핀 노란 돌양지꽃이 한창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꽃이 곱다.

어제 내린 소나기로 꽃잎이 싱싱하다.

바위채송화도 활짝 피였다. 비가 내린뒤라 이끼도

초록의 색이 진하다. 꽃도 이끼도 지금이 한철이다.

비가 내리고 언제 땡볕일지 모르니 짧은 순간에

결실을 맺어야 한다. 이게 자연의 법칙이다.

 

관악산, 불성사, 앵두, 병아리난초
posted at 2009/07/04 19:11: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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