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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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과 꽃들의 사랑놀음 [들꽃]

벌이 꽃향기를 찾아 왔다

단숨에 취한다

달콤한 꿀향에 정신이 몽롱하다

몸도 비틀거린다

진한 향에 몸도 정신도 잃어 버린다.


작으나 큰 놈이나 좋은 것은 알아 가지고

앞뒤 안보고 꿀향에 머리부터 밀어 넣는다니까

그래도 꽃들은 좋다고 말한다.

형님이 왔다. 모두들 뒤로 물렀거라

야~ 임마!

큰형님이 왔으면 인사만 하고 물러서~


왕벌은 세상이 바뀔 줄 모르나 보다

덩치로 먹고 사는 시대는 옛날인데

아직도 몸집만 믿고 덥니나

그러다 큰 코 다친다.

이 바닥에 덩치로 형님 아우가 어딨어~ 어딨냐고요.

키 작다고 무시해

어림도 없지

내가 선선히 물러 날 줄 알고

멍청하게 살만 디룩디룩 쪄가지고 그것도 자랑이냐.


크고 작은 것은 대봐야 알아

덩치 큰 멍청이

너 나랑 달리기 해 볼래

어때 왕벌돼지

겁나냐. 그럼 그냥 두고~

보라색 산수국이 활짝 날개를 폈다

허지만 꽃같은 잎은 가짜야

안에 있는 내가 진짜 꽃이거든~


꽃잎처럼 벌리고 있는 저것들

꽃 행세를 한다니까

정말 웃겨줘!

그럼 나 없이 살아 볼래

꽃처럼 보이지도 않는데

나 없으면 벌과 나비가 찾아 오냐.


고맙다고 인사는 못할 망정

눈알 불알리기는

세상 그렇게 사는 게 아니야

너만 살려고 하면 모두 죽어

서로 돕고 살아야 돼.


꽃에도 전설이 많지

들어 봤어

나 동자꽃이거든

애잔한 이야기가 있어

긴데 들어 볼래.


산속 절간에

눈이 엄청 내리는 날이였어

주지승은 출타하고 아이만 남았었지

눈이 그치지 않는거야.

눈으로 길이 막혔어

1주일이 지나도록 길이 열리지 않했지

눈이 녹고 길이 열려

주지승은 바쁘게 절간으로 갔어

그런데 동자승은 죽은 거야.


슬픔 눈물을 머금고

동자승을 언덕에 묻었지

겨울이 지나고 날도 풀리자

그 언덕에 예쁜 꽃이 피였어

그 꽃이 동자꽃이야.

 

물레방아 처럼 생긴 꽃

그래서 물레꽃이라 부른다

꽃과 잎은 나물이 된다.


연한 노란 꽃잎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혔다

물방울 형제가 만나면 또르르

바닥으로 떨어진다.

지금은 꽃이 끝물이다

예쁜 노란꽃도 한순간

땡별에 시들시들 힘이 없다.


청춘의 시간은 짧다

나라고 별수 있나

시간이 지나면 모두 떨어지는 걸.


불타는 노란 물결

나도 내 이름을 몰라

하지만 열정은 넘친다.


하나가 피기 시작하면

다툴 틈도 주지 않고 노란색을 칠하지

온 세상에 노란 물감을 뿌리지.


나 귀엽지 않나요

요새 못생긴 청설모가 너무 설쳐

너무도 창피해서

토종 다람쥐가 나설 수가 없다니까.


옷도 몸매도

나 정도는 날신해야

당당하게 얼굴 내밀고 다니지

외래종 청설모 썩 물렀거라.



 

 

동자꽃, 물레나물, 다람쥐, 산수국,
posted at 2008/07/11 17:45:00 트랙백(0) | 댓글(2)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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