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가 조아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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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처음처럼 [여백]

2009년 1월 3일 정동진 해돋이 풍경

 

 

첫마음 -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 지며 넓어진다

 

2009년 1월 1일 서강대교 일출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2009년 서강대교

 

일출, 정동진, 서강대교
posted at 2009/01/07 18:32:00 트랙백(0) | 댓글(0) | 스크랩
새해 첫 주말 정동진 해맞이 [여행]

숯불의 빛이 검은 곳에서 솟는다.

어두운 바다를 뚫고서 멀리 비친다.

가느다란 빛이 장작불처럼 활활 탄다.

바닷물이 끊는다.

어느새 붉은 불덩어리가 불끈 일어선다.


정동진의 해돋이 풍경이다.

일출보기는 무척 힘들다.

저번에 왔을 땐 구름이 잔뜩 끼어서 보지 못했다.

추위에 덜덜 떨다가 아쉬움만 삼키고 발길을 돌렸다.


해돋이의 장관은 1년에 며칠 안된다고 한다.

지리산의 천황봉에서의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고 한다.

그만큼 일출을 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열차는 덜컹거리며 밤새 달린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달리던 새마을 관광열차

비포장길을 달리는 완행버스처럼 승객은 짐짝취급이다.

지칠대로 지친 힘겨운 객을 내려놓는다.

도착 예정시간을 15분이나 넘긴 6시 30분

찬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정동진역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생태탕이다.

이름은 생태인데 동태와 비슷하다.

여기서 맛을 찾는다면 욕심이 과하지 않는가.

얼렁뚱땅 아침을 해결하고 바닷가로 나간다.


어두침침하지만 고운 모랫바닥

파도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든다.

아주 성난표정이다.


해가 뜰려면 시간이 남았다.

바닷가에는 해맞이 관광객으로 꽉 찼다.

거친파도의 출렁임 속에 사람들은 동심의 세계로 빠져 든다.


고등학생인 딸과 대학생인 아들도 어린아이 처럼 논다.

아주 개구쟁이가 된다.

그동안 갇혀진 창틀에서 벗어난 것이다.

자유를 찾은 것인가.

저 멀리 수평선에 하얗고 검은 산

그 곳에 강렬한 불빛이 비친다.

물속에서 쑤욱 올라온다.


뜨거운 기운이 순식간에 드러난다.

하얀 면사포를 쓰고서~

여기 저기서 떠들던 관광객들

갑자기 조용해진다.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순간이다.

일순간의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탄성이 이어진다.

오메가의 해돋이는 아니다.

관광가이드는 오늘 일출은 별로라고 평한다.

해무에 가려져 오메가의 해는 구경 못했다.


2009년 해돋이는 대박인 셈이다.

새해 첫날 서강대교에서 본 일출도 장관이였다.

그리고 3일 아침 정동진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올해 해맞이

이 정도면 만족한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고

그 행복은 만족에 있다고 한다.

삶은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


해마다 해맞이 장소는 북적인다.

일출을 보면서

새해 소망을 빈다고 한다.

우리식구 네 명은 각자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정동진, 해맞이, 일출
posted at 2009/01/04 21:24:00 트랙백(0) | 댓글(2)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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