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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E가 가전사업(최대 80억달러 평가) 매각을 밝힌 가운데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가 LG전자에 이에 대한 공동 인수를 제안했다는 보도입니다.
GE가전 인수에 관심을 가진 LG전자는 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혼자서 GE가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비축한 '실탄'이 부족한 상황(현금여력 1조원정도에 불과)이라 일렉트로룩스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분위기던데요.
IMF(국제통화기금)관리를 받던 때인 1998년부터 3년 동안 LG그룹을 출입했던 저의 경험에 대입시켜 보면 'LG-일렉트로룩스 동맹'의 성사 확률을 매우 높다고 판단합니다.근거는 LG의 사업합작에 대한 유연성 때문이고요.
LG는 다른 기업들과의 '합작'에 관한한 전세계적으로도 따라올 기업이 드물 만큼 비상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본무 LG회장<사진=한국경제신문 DB>
실제로 LG는 한국이 IMF체제에 들어간 이후 2~3년간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LCD(액정표시장치)사업 합작을 비롯해 해외 유명기업들과 굵직한 사업합작을 10여건 가량 성사시켰습니다.이를 통해 유치한 외자만도 40억달러를 넘어섰지요.이 수치들은 단연 국내 1위였고요.
이 결과 LG필립스LCD(현재는 LG디스플레이) LG니꼬동제련 LG다우폴리카보네이트 LG칼텍스정유(현재는 GS칼텍스정유) LG IBM 등처럼 긴 이름의 LG 계열사들이 많았었지요.
LG그룹의 이러한 '합작 능력'은 독특한 창업 배경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입니다.LG는 지금은 서로 헤어지긴 했지만 구씨와 허씨가 '동업'해 탄생한 기업입니다.구씨와 허씨의 동업은 무려 55년간이나 지속됐지요.
동업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은 이런 말에도 나타나지 않습니까."친구와 가장 빠르게 헤어지고 싶다면 동업을 하라."
LG그룹의 사훈은 '인화(人和)'입니다.(지금 혹시 바뀌었는 지 모르겠네요)이를 뜻 그대로 해석해 보면 사람과 사람의 화합이지요.동업자인 구씨와 허씨가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로 양보하고 화합해 경영하라는 속뜻을 담았다는 겁니다.
오랜 시간동안 기업내에 축적된 이런 인화의 문화가 외부 기업과의 합작이나 공동경영 등을 어렵잖게 성사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거지요.
LG그룹의 동업(인화)문화는 '부작용'도 따랐던 듯합니다.지금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과거 LG는 순발력이 빠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게 사실입니다.
이견을 조율하다 보니 의사결정이 느렸다는 얘기지요.그래서 LG의 사업은 삼성에 이어 만년 2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가 달리기도 했지요.
LG그룹은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합작을 추진하며 파트너사들로 하여금 자신의 기존 원칙마저도 무너뜨리게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컴퓨터 사업을 키우기 위해 IBM과 합작해 1990년대 중반 탄생시킨 LG IBM(지금은 합작이 종료됐지요)이 대표적인데요.
미국 IBM은 당시 세계 컴퓨터업계를 좌지우지하던 제왕적 기업으로 통했고 어떤 경우에도 외국의 기업과 합작하지 않는 전통이 있었다고 합니다.IBM은 그런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LG와 손잡았으며 회사 이름마저도 LG를 앞에 내세우는 것까지 결국 허락했지요.이런 협상에서 얼마나 재밌는 얘기들이 숨어 있을까요.
LG그룹도 합작에 실패한 공식적인 사례가 있습니다.(물론 알려지지 않는 실패사례야 더 있겠지만)
1996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의 병원비지니스 합작 협상이었는데요.
당시 현대그룹(아산병원) 삼성그룹(삼성병원) 등 재계의 강자들이 병원사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시기에 LG도 세브란스측과 합작을 논의한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합작병원의 이름을 'LG세브란스'라고 하자는 LG측의 제안을 세브란스측에서 끝내 거부하면서 불발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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