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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과 손님이 뒤바뀐 걸 '주객전도(主客轉倒)'라 합니다.
영어에서도 비슷한 뜻을 가진 용어가 있습니다.
경제적 현상을 지칭할 때 주로 쓰이는데 'Wimbledon Effect (윔블던 효과, 윔블던 현상)'가 그것입니다.
눈치 빠른 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금방 그 유래나 뜻을 짐작할 겁니다만 보충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윔블던은 영국 런던 근교의 지명입니다. 이 곳에서는 올해(2008년)로 130회를 맞았던 윔블던테니스대회가 열립니다.
이 대회는 1877년 처음 시작돼 세계최고의 역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상금규모도 총 1200만달러에 달해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 중에서도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지요.
챔피언 중의 챔피언 대회인 셈이지요.
그런데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나 마찬가지인 남자 단식에서 영국(유나이티드 킹덤) 출신 우승자의 대가 72년 전에 끊겨 버린 겁니다.
1936년 프레디 페리라는 자국 선수가 우승한 이래 우승자는 모조리 외국인이었습니다. 2008년에도 역시 스페인 국적의 라파엘 나달이 우승했지요.

<라파엘 나달>
개최국인 영국 입장에서 보면 '환장'할 노릇으로 보입니다.
집 앞마당에 잔치상을 차려놓으니 손님들이 대거 몰려와 상위의 떡,전을 다 먹어 치워버리니 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1986년 영국의 금융분야에서 나타났습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던 당시 총리 마그릿 대처가 금융시장의 개방과 규제철폐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 붙인 것이지요.
이 결과 자국의 증권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했습니다. 대신 미국과 유럽의 자본이 절반 이상의 영국 금융회사들을 차지하는 현상이 생겼다고 합니다.
짱구가 잘 돌아가는 경제학자들이 이같은 영국의 금융계 현상을 지켜보다 윔블던테니스 대회와 아주 유사하다며 'Wimbledon Effect'라 이름 붙인 것이라고 하고요.
최근의 분위기에서 이러한 현상에 딱 들어맞는 사례로선 미국 LPGA(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대회가 꼽힐만 합니다.
박세리 김미현 등 한국 낭자군을 비롯해 멕시코 스웨덴 국적의 선수들이 이 이 투어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거의 휩쓸고 있으니 말입니다.
미국LPGA가 답답한 심정을 가눌길 없어 "외국 선수에게 영어시험을 치르겠다"고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혼쭐이 난 뒤 "아까 맨치로(원위치)" 했잖습니까?
Wimbledon Effect가 우리에게도 실감나게 다가온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입니다.
이른바 헤지펀드로 대표되는 미국 등 선진국 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를 헤집고 다니며 초토화시킨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 때 국부유출이니 기업 경영권 위협 등이 큰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었습니다.
'객들의 잔치'로 불리는 Wimbledon Effect는 이처럼 부정적인 내용만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영국은 비록 우승자를 배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윔블던 대회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회관람을 위해 전세계로 부터 몰려든 관광객들이 뿌리는 돈과 광고비 등을 챙기고 있습니다.
대처의 금융시장 개방 정책에 힘입어 영국 런던은 미국 월스트리트와 더불어 국제 금융의 메카로 부상했고 국부의 3분의 1이 금융에서 창출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아이러니컬하지만 최근엔 미국 월가에서 폭발한 금융위기에 따라 영국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2009년에 혹시 Wimbledon Effect란 이 용어가 사라질 '사건'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에 발행한 '2009년 세계 대전망'에 따르면 스코틀란드 출신의 한 남자 테니스선수가 내년도 윔블던테니스대회에서 73년 만에 우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올해 미국 US오픈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엔디 머레이라고 하고요.
테니스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이 선수의 프로파일에 대해선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영국에선 이 선수 때문에 기대가 한껏 부풀어오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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