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윔블던 현상'이 아니라 'EPL 현상'?
외국계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한 나라의 경제를 뒤흔드는 현상을 'Wimbledon Effect' (윔블던 효과, 윔블던 현상)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 번역해 보면 주인과 손님이 뒤바뀐 '주객전도(主客轉倒) 현상' 또는 '객들의 잔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세계 최고 권위의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테니스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남자 단식부문에서 영국 출신 우승자의 대가 73년 전에 끊겨버린 것에서 유래합니다.
1936년 프레디 페리라는 영국출신 선수가 우승한 이후 이 대회 남자단식 부문에서 우승컵의 주인공은 지난해 스페인 국적의 라파엘 나달까지 모조리 외국인입니다.
개최국 영국이 잔치상을 차려 놓으니 딴 나라 출신의 손님들이 상위에 있는 가장 맛난 음식을 먹어치워 버린 셈인데요.
윔블던 현상이 경제용어가 된 것은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그릿 대처 영국의 전 총리가 1986년 추진한 금융시장 개방과 규제철폐 정책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결과 영국의 증권회사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미국과 유럽의 자본이 절반이상의 금융회사를 집어 삼켰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영국 금융시장의 이같은 현상이 윔블던 테니스대회와 닮았다며 윔블던현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겁니다.
대처 전 총리는 이 때 강력하게 밀어붙인 금융시장 개방정책으로 인해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에서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는 책임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는 현재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하지요.
아무튼 윔블던 현상은 바람직한 현상을 지칭하는 건 아닙니다.
윔블던 현상의 발상지인 영국 축구, 특히 세계 최고 인기리그인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EPL 최고 인기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지난 일요일(5월 1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대결에서 상징적인 '사건'을 일으켜 주목받았습니다.

<사진출처=한경닷컴 마이데일리>
맨유 구단이 생긴 이후 처음으로 11명의 선발 전원을 잉글랜드 출신이 아닌 외국인 선수로 짠 것이지요.
이날 선발 멤버와 출신 국가를 살펴 볼까요.
테베즈(아르헨티나)-베르바토프(불가리아)-박지성(대한민국)-긱스 (웨일즈)-플레처(스코틀랜드)-호나우두(포루투칼)-에브라(프랑스)-에반스(북아일랜드)-비디치(세르비아 몬테네그로)-하파엘(브라질)-반데사르(네덜란드)입니다.
그야말로 전세계 연합군단, 다국적군단, 코스모폴리탄군단으로 불릴 만해 보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EPL에서 이처럼 비잉글랜드 출신 선수로 선발을 구성한 것은 1999년 첼시가 처음이었다고 하고 현재는 아주 흔한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맨유가 선발 전원을 비잉글랜드 선수로 채운 이날 사건은 손님들의 잔치로 불리는 '윔블던 현상'에 버금가는 또다른 신조어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현상'이라고 말이지요.
윔블던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고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윔블던테니스대회는 외국인 선수가 이처럼 매년 우승자로 기록되지만 영국은 이 대회 개최를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를 보기위해 수많은 외국 관광객이 몰리고 TV중계권료 판매 광고 등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처의 금융시장 개방 정책에 힘입어 영국 런던은 미국 월스트리트와 더불어 국제 금융의 메카로 부상했고 최근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국부의 3분의 1이 금융에서 창출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EPL현상도 이와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