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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등을 따라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맞은 편에서 정면으로 다가오는 사람과 마주칠 수 있습니다.
걸음을 계속하다간 상대방과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 때 심리적으로 충돌을 피하려는 2차 행동을 취하는 게 상식이지요.
하지만 이같은 2차적 행동이 되레 기묘한 상황을 연출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상대방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오른쪽으로 돌려 걸음을 내디뎠는데 상대방도 같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려 하는 것입니다.
세 차례, 네 차례 이런 행동이 이어지기도 하고요.
마치 상대방이 거울 속에서 내 행동을 따라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를테면 동조현상의 발현인 셈입니다.
이 결과 자신의 다리가 꼬여버리거나 이상한 걸음걸이가 되도록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엉거주춤' 이라 할까요.
이런 상황은 상대방과 내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할 경우 부딪히는 불상사를 낳기도 합니다.
이럴 때 귀책사유를 따지기도 그렇고 참으로 어색하기 짝이 없지요.
만약 충돌현상까지 빚을 경우 상대방에게 뭐라 할 수 있을까요?
"당신 왜 나 따라 해"라고 했다간 따귀 얻어맞기 딱 좋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실례 했습니다"며 서로 사과하고 끝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과학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생기는 메커니즘이 규명돼 있는 지에 대해선 지식이 없어 확신이 불가능합니다.
다만 경험상 추정을 해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엉거주춤을 탄생시키는 상황은 상대방과 눈이 마주쳤을 때라는 겁니다.
눈빛교환을 통해 상대방의 갈 길을 짐작했는데 공교롭게도 계속 어긋나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가령 나는 이 때 '사람은 보통 좌측통행을 하라고 교육 받았으니까 충동을 피하기 위해선 왼쪽으로 가야지 했는데 상대방은 나와 달리 생각하고 있었다'는 게 제 근거가 미약한 추정입니다.
아니면 과학적으로 인간의 심리엔 상대방을 따라 행동하게 되는 숨은 메커니즘이 존재하거나 말입니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하며 혼잡한 지하철 환승역에서 바삐 걸어가다 어떤 젊은 여성과 부딪힐 뻔한 경험을 해 엉뚱한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