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합친다해도 꼴랑 한 줌이나 될까요.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의미있는 편린의 부피를 따지면 말입니다. 미미하고 보잘 것없어 보이는 인생의 작은 것들을 기억속에서 끄집어내 끄적거려 보았습니다.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거꾸로 뒤집어 살피기도 했습니다.신문 블로그에 존재하지만 기자블로그는 아닙니다. 제이와 에스
Today : 867 | Total : 3,074,775


skin by freelog.net
'황우석'과 중2였던 딸의 황당사연 [라이프 인사이드]

2005년 말 부터 2006년 초에 걸쳐 대한민국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황우석 박사 사이언스 논문사기 사건의 사법적 판단(1심)이 황 박사에 대한 불구속기소 이후 무려 3년여 만인 10월 26일 마침내 이뤄졌네요.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시피 1심 재판부는 황 박사의 논문조작 사실과 함께 정부지원 연구비 관련 사기와 횡령, 난자의 불법이용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지요.

재판 기간이 워낙 오래다 보니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그리 또렷하진 않을 텐데요. 몇 개월 동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벌어진 치열한 논란 말입니다.

사실 당시 뜨거운 논쟁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해야 할 위치에 서 있었던 저 마저도 이제는 그렇게 자주 쓰던 단어인 '줄기세포'란 말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실정입니다.

어쨌든 저의 경우 '황우석'이란 이름을 신문 등에서 발견할 때 마다 딸내미와 관련한 씁쓰레한 기억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황 박사로 인해 지금은 고3(당시는 중2)이 된 딸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탓입니다. 그 상처는 '우상의 신화'가 깨질 때 생기는 충격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딸은 지금은 거의 잊어버린 듯 하지만 당시엔 꽤 큰 충격으로 짐작합니다.

이야기는 200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황 박사는 2004년과 2005년 5월 잇따라 미국의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체세포 핵이식 줄기세포 추출 관련 논문을 게재하며 국민적인 '영웅'이자 '우상'으로 떠올랐습니다.

때문에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언론 입장에서 특종과 낙종을 가르는 기사거리가 되는 실정이었지요.

당시 제가 일하던 신문은 10월초 10여차례에 걸쳐 이공계 위기탈출을 위한 해법마련과 관련한 기획시리즈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큰 문제로 부각된 이공계 기피 현상을 극복하는 대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둔 것이었지요.

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게 바로 '황우석 교수의 편지'였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뉴스메이커이자 우상으로 추앙받던 황 박사로 부터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아 게재한 것이지요.

'청소년들이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 대한민국을 빛내 달라'는 당부가 편지의 요지였습니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을 서울대에 자리한 황 교수 연구실로 초청해 만나는 시간을 갖도록 이벤트를 하고 이 사진을 찍어 1면 톱 자리에 큼지막하게 실었습니다.

"내 연구의 제2막은 청소년들의 몫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황 교수의 연구실을 찾은 청소년 중에는 당시 중 2인 제 딸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기획을 하며 책임을 맡은 자의 작은 권한(?)으로 딸이 재학 중인 서울 목동소재 B여중의 과학반 학생 등 20여명을 초청한 거지요.

이 학교들에 전화를 걸어 학생들과 황 교수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데 학생들을 보내 줄 수 있느냐고 의사를 타진해 추진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황 교수와의 만남 행사는 그 자체가 대단한 자랑이었습니다.

더욱이나 사진이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했으니 참석한 학생들에게는 두고두고 남을 추억거리도 될 수 있었고요.

황 교수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그 학교에서 유명인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물론 딸도 마찬가지였지요.

B여중의 교감선생님은 제게 전화를 해 1면 톱으로 나온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더군요.

이 사진은 확대되어 도서관 입구에 게시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은 B여중의 '영원한' 기념물로 남을 듯이 보였습니다.

만약 '우상의 신화'가 깨지지 않았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이 행사가 이뤄진 지 몇 달도 가지 않아 황우석 박사의 논문은 거짓으로 판명되고 사이언스에서 퇴출되었습니다.

B여중의 도서관 입구에 내걸린 그 사진도 어느 순간 사라지는 신세가 됐다고 하더군요.

B여중의 교감은 황 박사의 논문이 조작됐다는 게 발표되는 날, 도서관 앞을 지나던 한 여학생에게 그 사진을 떼어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그 여학생이 바로 제 딸이었습니다.

며칠 후면 이 딸이 시험을 치르는데 어떨지...

황우석
posted at 2009/10/27 15:28:00 댓글(9) l 트랙백(0) l 스크랩
트랙백 주소 : http://blog.hankyung.com/tb.php?blogid=jsyoon&id=316777
동행 | 2009/10/27 16:44 | DEL | REPLY

과거의 나쁜 기억은 잊어버리는게 대수이지요.
잘 마무리하여 좋은성적 거두기를 바래요.
뽀글 | 2009/10/27 21:28 | DEL | REPLY

정말 안타깝네요,,, 그래도 우상으로까지 생각했는데..괜히 씁쓸하다는 생각마저도 들고.. 쓰래기통으로 버리면서 그어린나이에도 상처가 컸을듯하네요..
시험잘봤으면 해요..
아홉살인생 | 2009/10/27 22:00 | DEL | REPLY

안타깝습니다.
;;;; | 2009/10/27 22:11 | DEL | REPLY

이글 좀 냄새나 ;;
황우석이 진짜 나쁜사람인거야??
음... | 2009/10/27 23:33 | DEL | REPLY

황우석이 나쁜 사람인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의 기술은 굉장했지만 이 실험들을 위해서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정치가 개입되고 꼬이고 그러다 어쩔 수 없이 결국 급하게 조작해서 논문 쓰게 되고...그렇다고 들었어요. 순수한 기술만으로 봤을 땐 정말 굉장했던건데...바보같이 또 굉장한거 놓쳤죠 우리나라. 타미플루 만든 것도 우리나라 사람인데 우리나라에서 계속 뭐 안 받아주고 어쩌구저쩌구 해서 결국엔 그 만든 사람이 외국에 팔아서 우리나라 또 멍청하게 굉장한거 놓친거죠 뭐.
이런 씹새끼는 제발 좀 뒈져버렷으면~ | 2009/10/28 01:27 | DEL

타미플루 만든게 어떻게 우리나라 사람이니? 너같은 새끼는 그냥 뒈져버리는게 우리나라를 돕는거다 빨리 뒈져라 이 씹새끼야
나그네 | 2009/10/28 00:30 | DEL | REPLY

정치가 개입되고 꼬고 그러다 어쩔 수 없이.. 아 윗분도 이러시네..요새 인터넷에 올려진 황우석관련 댓글을 보고 있자면.. 그가 사기쳤다고 해도 그의 재능이 아까우니 다시 연구토록하자는 내용이 상당히 있더라구요.. 그외 이상한 음모론 펼치고.. 아 과학계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황우석박사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힘들면 우상과 영웅을 만들려하고 그에게 빚지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황우석박사는 우상도 영웅도 아닌 비윤리적인 사고를 탑재한 수의학 박사일뿐입니다. 모 드라마 대사처럼 못만들었다고 해서 자료들이 능력들이 어디로 사라집니까? 죄를 지었다면 응당 벌을 받는게 당연하고 황빠들의 이상한 국익론에 휩쓸려 편견에 빠지면 안됩니다. 아주 위험한 사고방식이죠. 어떤 방식이든 국익에 도움이 되면 된다. 자꾸 그런 댓글볼때마다 황우석 사태이후 우리 국민은 도대체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 궁금할뿐입니다.
호호아줌마 | 2009/10/28 01:05 | DEL | REPLY

나그네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도 국익을 위해 본인이 계속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하시며 독재를 하셨던 적이 기억나네요..너무 쌩뚱맞나?
여백 | 2009/11/19 17:13 | DEL | REPLY

한마디 쓰고 갑니다~ 며칠전의 글이시네요~ 우리는 갑자기 뜨거워졌다가 빨리 식어 버리는 냄비 근성이라고 하나요? 영웅이 필요 할때에 너도 나도 우상화 시켜 놓고 허물이 있다 하니까 돌아서서 욕을 해대는 여러님들이 계시는군요~ 입에 옮기기 뭐한 욕지거리까지!~ 그런 그분은 쌍스러운 존재 밖에 아무런 보탬이 안되는 부류일것입니다~

분명 그분은 우리보다 뛰어난 과학자임에 틀림없는분이시지요~ 과정에 문제가 있어 오류를 범 하였구요~ 총괄 하는 입장에서 책임을 진것이구요~ 그 건에 관하여 분명 더 파고 들어 밝혀 낼 것이 있기에 다시 도전 하려는것이겟습니다~ 아주 포기 하는것보단 목적을 이루어 허물에 가름 할수 잇다면 그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합니다` 조급하게 생각 하는것보다는 기다림도 좋을거라고 봅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나의 스케쥴
 2009/11 
S M T W T F 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포토로그
최근 북마크
다녀간 이웃
블로그 이웃
새로 등록된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