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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버렸더니 [라이프 인사이드]

"가격이 많이 내렸던데 LCD나 PDP TV 한대 살까요?"(아내)

"불편한 것도 없는데 뭣하러."(나)

최근 벽걸이TV 구입 문제를 두고 아내와 나눈 대화의 한토막이다.

건강 등의 이유 때문에 술마시는 것을 줄이면서 기존보다 20%가량 늘어난 나의 가정 체류(?) 시간을 요긴하게 활용할 방안에 대한 내용이다.

아내는 내가 집에 있으면서 혹시 '심심해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같은 질문을 던졌고 나는 기존의 '無TV 체제' 고수로 답했다.

집에 TV가 없다.

정확하게 기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2년이 넘은 듯하다.

아내는 "무의식적으로 TV를 틀어놓고 청력이 약해 볼륨까지 높인 채 생각없이 화면을 보는 나의 습관 때문에 애들 공부를 방해하고 가족들간 대화도 단절시킨다"며 "TV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잠깐 생각끝에 집안에 오래 있는 것도 아니고 TV에서 취할 정보래야 뉴스 정도이니까 '있거나 없거나' 크게 문제가 될 것같지 않아 동의를 했다.

더욱이 당시 우리 집의 TV는 D사의 32인치 브라운관형 디지털TV라 거실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만만찮았다.   

이 결정 후 TV는 당일 오후 어디론가 사라졌다.

초기 TV에 빠져 있던 작은 아들은 조금 불편한 듯 느끼는 것같더니 금방 '없는 것'에 적응했다.대신 시간제로 할당하는 컴퓨터 게임에 조금 집착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긴 했지만.

세상사에 무관심한 편인 큰 딸 아이는 '있거나 없거나' 마찬가지.

TV없이 생활하다 보면 가족간에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많아진다,얘기할 시간도 늘어난다.아내와 산책할 시간도 갖기도 한다.가족 모두가 외식할 기회도 잦아진다.

무엇보다 책값이 많이 든다.가족 네사람이 심심하니까 TV가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신간 책꽂이에서 빼온 책을 들고 모두 읽는 풍경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내게는 저녁 한가한 시간에 배란다를 기웃거리며 아내가 정성을 다해 키우는 20여개의 난을 어루만져 주는 취미가 추가됐다.

장식용으로 걸어놓은 10여점의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는 재미도 생겼다.  

TV가 없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있기는 하다.

밤중에 진행되는 축구 국가대표간 게임과 같은 빅이벤트의 중계를 알지도 못하고 보지 못해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통해 결과만 확인할 때이다.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로 볼 정도는 아니니까 그냥 통과다.

아이들의 경우 오락 드라마 코미디 등 프로그램 에서 또래들간 나누는 대화에서 간혹 소외되는 것 같다.

posted at 2007/11/02 16:10: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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