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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올림픽이 남반구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다.
삼성전자가 이 올림픽의 스폰서를 했고 당시 나는 삼성전자를 출입한 인연으로 올림픽이 열리기 며칠 전에 이곳을 방문,취재할 기회를 얻었다.
시드니 올림픽 스타디움을 포함해 여러 곳을 둘러봤고 오페라하우스로 대표되는 시드니 현지를 직접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이 후 한국으로 되돌아와 '호주에 부는 젓가락 바람'이라는 취재여록을 썼다.
이 기사가 여러 사람의 눈길을 끈 모양이다.
같이 취재를 떠났던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기사를 본 뒤 즉시 전화를 걸어 "같이 다녀온 기자로서 놀라웠고 재미있었다.선배가 이런 내용을 기사로 만들어 우릴 물먹이다니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뒤 여러 언론사,특히 방송사에서 이 소재에 대해 특집 프로그램을 만든 것으로 기억한다.특히 6년이 흐른 2006년 어느 날 SBS에서 자기들이 젓가락 특집을 제작하는데 기사에서 언급된 사람들의 연락처를 알 수 있느냐는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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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인 호주에는 요즈음 한국 중국 일본등 북반구 3국에서 수입된 젓가락 문화붐이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호주 상류사회에선 젓가락 사용이 일반화됐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포크만 쓰는 사람은 돈만 많은 "졸부"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젓가락은 고급문화의 새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호주에서 발행되는 각종 일간지엔 젓가락과 관련한 컬럼이 심심찮게 게재되고한.중.일 3국의 젓가락 문화 차이에 대한 분석기사도 나오고 있다.
한 컬럼기사에선 아래와 위의 크기가 거의 똑같고 대물림을 할 정도로 내구성(?)도 뛰어난 한국 쇠 젓가락이 최고 명품으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젓가락 사용법(How to use chopsticks)을 담은 책도 날개돋힌 듯 팔린다.
이 책의 별책부록은 플라스틱 콩과 젓가락.대학구내식당에서 학생들이 젓가락으로 플라스틱 콩 집는 연습을 하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고 한국학생들을 만나면 한수 가르쳐달라고 조르기 일쑤라고한다.
김석호씨(호주 해양연구소 연구원)는 "호주인들은 한국이나 일본인들이 경박단소한 전자제품을 잘 만들어 내는 솜씨가 젓가락을 쓰는데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초소형 휴대폰이 현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게 어필하는 것도 젓가락붐과 무관하지 않다.
"현지 젓가락붐에 착안,젓가락 문화의 원조급인 한국에서 만든 작으면서도 기능이 다양한 휴대폰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 "빅히트"에 한 목을 하고 있습니다" 신정수 삼성전자 호주법인장은 최고의 마케팅은 문화전수라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호주의 젓가락붐과 국산휴대폰인기를 보면서 얼마전 국내의 상당수 중학생들이 젓가락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고해서 화제가 됐던 일이 떠올랐다.
이른바 "햄버그 세대"라서 그렇다는 얘기였다.
반도체를 세계에서 제일 잘 만드는 한국인의 손재주가 젓가락 사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맞다면 맥도날드 햄버그에 맛들인 세대가 산업역군이 되는 10년쯤후엔 한국 전자산업의 위기가 올지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시드니=XXX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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