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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망신당하는 시대 [라이프 인사이드]

그의 글로벌 금융관련 분석 칼럼은 시장의 교과서나 마찬가지 였다.

그가 "이런 이런 이유 때문에 대세가 긍정적이다"라고 한마디하면 국내 주식시장도 흐름을 바꿀만큼 대단한 파워를 발휘했다.

그 신문의 수백개 글 중에서 그의 칼럼은 항상 조회수 1위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것도 2위와는 압도적인 수 차이를 보이면서다.

그런 그가 직업을 바꾸었다.

신문에서 한 금융관련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그의 재주를 높이 산 신문은 그에게 '객원칼럼니스트'라는 타이틀을 부여해 칼럼을 계속 쓸 수 있도록 했다.

어느 날 그는 한 칼럼에 '사적(私的)이다'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문장을 담았다.

그 문장은 이적한 기업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판단이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 독자들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그의 글에 대해 한 독자가 "이 회사로 옮긴 칼럼니스트가 이런 글을 쓰면 안되지"라는 짧은 댓글을 달았다.

이 독자는 글 내용의 일부에 대해 이 칼럼니스트가 자신 기업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그 글이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이 칼럼니스트는 활동하고 있다.

여전히 인기도 끌고 있다.

그러나 그의 칼럼 조회수는 현재 뚝 떨어진 상태다.

가장 잘 나갈 때보다 3분의 1~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문제가 될만한 하나의 칼럼이 독자들로 하여금 이 칼럼니스트의 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글에 私가 끼는 그 순간 믿음을 잃게된다."

이런 사례는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얼마든지 발견된다.

과거 신문의 칼럼니스트로 명성을 떨치던 일부 대학교수가 '객관을 빙자한 주관성 있는 칼럼'을 썼다가 독자들의 '똑소리 나는' 지적에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는 경우가 흔해서다.

독자들이 더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인터넷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대를 열었다.

이른바 전문가라고 불리던 인물들이 칼럼을 통해 독자들에게 한수 가르치던 '계몽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으로 보인다.

posted at 2008/04/08 19:05: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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