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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아들방 선풍기를 끄게 되는 이유 [비지니스 인사이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출처를 둔 '선풍기 사망사고는 한국에만 있는 미신'이란 선풍기 사망과 관련한 논란이 여름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습니다.밀폐 공간에서 선풍기를 켜놓은 채로 잠을 자면 질식,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게 한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속설인데 이런 사망 사례는 다른 나라에선 발견되지 않는다는 게 위키피디아의 골자라지요.

연합뉴스에서 이 소스에 대해 국내 의대 교수들의 견해를 붙인 장문의 기사를 송고한 뒤 언론과 인터넷에서 이에 대한 얘기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지금 저도 마찬가지.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상당수 교수들은 선풍기 사망의 가능성 없음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합니다. "선풍기 때문에 호흡기 장애나 저체온증이 발생해 사망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은 근거없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수면 중 선풍기 사용으로 인해 사망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저산소증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부의 지적은 앞으로도 선풍기 사망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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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저는 여기서 이게 맞니, 저게 맞니 하는 것을 논하고 싶진 않습니다. 전문가들 조차도 확실하게 의견일치를 보이지 않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있어서지요.

다만 한가지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위키피디아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없는 사례'라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왜 한국인들에게 유독 선풍기 사망이 정설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하는 점인데요.

사실 저의 경우에도 중학생인 아들이 밤에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버릇이 있어 밤중에 일어나 선풍기를 체크해 끄거나 타이머를 작동시킵니다. 크는 나이라 그런지 몸에 열이 많은 놈에게 '혹시나 무슨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지요.

이건 아마도 '아는 것(여기선 듣는 게라는 표현이 맞겠지요)이 병'이라는 말처럼 어느 정도 나이든 사람들 선풍기와 저산소증이니 체온저하니 하는 소리를 워낙 많이 들었던 탓으로 보이거든요.

'선풍기 사망'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같은 믿음은 언론보도의 영향이 큰 것같습니다. 이와 관련한 기사들이 자주 등장하잖습니까. 2005년 5월 26일자 (광주와 전주발) 연합뉴스 기사를 하나 사례로 들어보지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전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25일 낮 11시40분께 전주시 교동 윤모(58.여)씨의 집에서 윤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에 사는 이모(57)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이씨는 "아침이 한참 지났는데도 윤씨가 기척이 없어 찾아가봤더니 좁은 방안에 윤씨가 숨져 있고 선풍기가 돌고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윤씨가 선풍기를 켜놓고 잠을 자다 질식 또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25일 오전 9시30분께 광주시 북구 오치동 모 아파트 이모(74)씨의 집 거실에서 이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부인(73)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이씨의 부인은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남편이 거실에서 선풍기를 켜 놓은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혼자 선풍기를 켜 놓고 잠을 자다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이 아닌가 보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선풍기 바람을 오랜 시간 쐬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심장마비가 오거나 질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무리 더워도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마지막 부문에서 경찰 관계자가 (상당히 과학적인 내용에 대해)멘트를 하고 있는 대목이 보입니다. 이 기사를 보면 잘 때 선풍기 틀어놓고 자면 절대 안되겠다는 것을 느끼게 되겠지요.

선풍기 사망설과 관련한 기사를 검색하던 중에 우연히 대법원이 1994년에 선풍기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을 했다는 걸 추정해 볼만한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기사화한 게 아니고 다른 기사를 쓸 때 이 내용을 덧붙여 쓴 거라 추정이라는 용어를 구사했습니다. 다음은 기사는 1998년 8월 4일자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것입니다.

"평소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사람이 에어컨을 켠채 잠을 자다 사망한 경우에도 상해사고로 인정해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는 판정이 나왔다.

보험감독원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는 3일 1997년 6월 서울 강남의 모여관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잠을 자다 숨진 하 모씨 (당시 24세.대학원생) 가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보험분쟁 조정신청에 대해 보험사는 1억원의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지난 94년 술을 먹은 채 선풍기를 켜놓고 잠을 자다 숨진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은 있었으나 에어컨으로 인한 사망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보분쟁조정위는 숨진 하씨가 특별한 질병이 없었고 에어컨 찬 바람으로 인한 저체온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의견 등을 고려, 재해사고로 보아야 한다고 판정했다."

당시 보험업계를 출입한 기자가 쓴 이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고법원이 14년 전에 이미 '선풍기 사망'을 판결로써 인정한 셈인데요. 물론 그 대법원 판결을 제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요. 법률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분께서 이 판결 내용을 한번 찾아 쓴다면 '논란 특종'을 만들 수 있을 듯한데요.

'선풍기 사망'은 수십년 전 한 재벌가 장손의 사망과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지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있지요. 당시 시중에 고교에 재학 중이던 이 장손이 선풍기를 털어놓고 낮잠을 자다가 급사했다는 확인 안된 소문이 나돌았지요.재벌가의 얘기라 그런 지 지금도 가끔 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저는 선풍기 사망의 진실은 모릅니다.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 결코 몸에 이롭지는 않다는 점입니다.인공적인 거니까요.선풍기 틀어놓고 자다보면 코가 멩멩한 경험을 하잖습니까.이번 여름엔 선풍기 대신 부채를 많이 사용합시다.

선풍기 사망
posted at 2008/07/20 15:37: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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