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합친다해도 꼴랑 한 줌이나 될까요.지금까지 살아온 삶에서 의미있는 편린의 부피를 따지면 말입니다. 미미하고 보잘 것없어 보이는 인생의 작은 것들을 기억속에서 끄집어내 끄적거려 보았습니다.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거꾸로 뒤집어 살피기도 했습니다.신문 블로그에 존재하지만 기자블로그는 아닙니다. 제이와 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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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사모펀드 그 구린 뒷구석을 보다 [북 인사이드]

 

자유 시장경제 근간의 자본주의 심장부 미국 월가가 최악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현직 변호사가 월가에서 태어난 최첨단 금융상품 '사모펀드'의 세계를 파헤친 소설을 내놔 화제입니다.

보통 사모펀드 하면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우리나라 외환은행을 집어삼킨 론스타를 떠올리고 론스타 하면 '뭔가 뒤에 숨어 있는 듯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를 맡고 있는 윤상일 변호사가 쓴 '보이지 않는 제국'이 그 주인공 인데요.

일요일인 어제 몇 시간만에 이 책을 통독해 보니 월가 사모펀드의 구리고도 음흉한 모습이 제 앞에 실체를 드러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소설은 미국 월가의 라 쉴드라는 금융그룹과 BOA(아메리카은행)가 주도한 사모펀드가 현지의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이 교묘하게 결합돼 한국의 장미은행을 말도 안되는 헐값에 M&A(인수합병)하는 과정을 얼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여러 권의 소설을 펴낸 중견 소설가인 윤 변호사의 긴장감 넘치는 글 솜씨 때문인 지 한권을 읽는 과정은 '단숨'에 머물렀습니다.

이 책은 특히 주 내용인 사모펀드라는 금융관련 내용 외에 법률 역사 철학 예술 와인 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게 녹아 있습니다.

이 중 하나만 섭취해도 소설을 읽은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제게는 과거 한 때 전세계 금융과 언론을 장악한 전설적인 로스차일드 가문(유태인으로 알고 있으나 이 책에선 직접 표현은 없음)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끌었고요.

보이지 않는 제국에 따르면 로스차일드는 불어로 로트(rot 붉은)와 쉴드(schild 방패)가 결합된 것이라는 하네요. 로스차일드는 가문의 순수성과 사업을 보존하기 위해 외부인이 가문에 입성하는 것을 금기시해 근친혼을 적극 장려했다고 하고요. 화가나 음악가 등 당대의 예술가와 문인들을 적극 후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광적으로 수집, 소장했다고 합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다섯 아들이 유럽 각지로 흩어져 각 지역에서 기반을 잡았다고 하네요. 장남 암셀 마이어는 프랑크푸르트, 차남 살로몬 마이어는 빈, 삼남 나탄 마이어는 런던, 사남 카를 마이어는 나폴리, 오남 제임스 마이어는 파리였다는 겁니다.

이 가운데 오남인 제임스 마이어가 이 소설에서 흐름의 중심으로 나옵니다.

그는 조카인 베티와 결혼해 오남매를 두었다고 하고요. 또 오남매의 막내인 에드몽 제임스는 친척인 아델하디드와 결혼해 삼남매를 두었다는 겁니다. 이 삼남매에서 막내딸인 미리엄 카를리너도 역시 사촌인 알베르트와 결혼했으나 1914년 1차대전 때 헤어졌다고 하고요.

예술과 철학에 심취한 미리엄은 파리에서 혼자 살았는데 이 여자도 로스차일드 가문답게 책 그림 골동품 수집에 열정을 보였다고 합니다.

미리엄은 2차대전이 발생하자 집안의 그림과 수많은 골동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파리근교에 있는 디에프 근처의 모레언덕에 감추어 두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그 모레언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됐다는 겁니다.

이 소설에서는 이 미리엄의 집사 노릇을 했다는 인물이 이 예술품을 갖고 있다가 세상에 내놓는 것으로 설정하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결론 부문에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기업들인 라 쉴드그룹, BOA, 회계법인 랄베르트 앤 구스타브,로펌 다비드 앤 솔로몬이 모두 로스차일드 가문과 연결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더욱이 와인에 대한 상식이 풍부하게 거론됩니다. 가령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파비우스 클럽에서 나오는 재정부 금융정책국장, 금감원 부원장, 주한 미국 대사, 미국 로펌의 대표 등이 모인 자리에서 각종 유명 와인이 한국에서 기념할 만한 해들과 연결돼 등장합니다.

2002년 월드컵이 열린 때 등장한 미국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와인인 '오푸스 원 샤르도네 나파밸리 2002', 1986년 아시안게임이 열린해에 나온 프랑스산 '샤토 무통 라쉴드 1986', 1988년 올림픽이 열린 해에 나온 '샤토 라쉴드 라피트 1988' 등입니다.

197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며 19회 사법시험에서 최연소 합격을 한 수재로 손꼽히는 필자의 고향인 경북 예천에 현재 공군의 비행장이 들어선 배경도 나오네요.미군은 예천이 소백산맥 밑쪽에 위치해 레이더가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월가 첨단 금융기법들의 음험성을 파헤치면서 각종 문화 예술 역사 등 각종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결합시킨 수준높은 소설을 대했습니다.

월가, 사모펀드, 변호사, 윤상일
posted at 2008/09/22 15:50: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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