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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88'이 깨질 위기라니.... [비지니스 인사이드]

모임등에서 흔하게 "99 88 2 3 4"라는 건배 제의를 접하게 됩니다.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 4(死)한다는 뜻을 담았지요.

이 건배사의 앞자리 두 숫자(99와 88)는 국내 경제의 상황에 대입시켜 보면 '중소기업'의 위상에 꼭 부합합니다.

국내 등록된 전체 기업에서 중소기업(종업원 299인 이하)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입니다.나머지 1%는 중견 및 대기업입니다.또 우리나라 근로자 고용의 88%(전체 임금근로자 1595만명 가운데 1309만명으로 88.3% 차지)를 중소기업이 감당하고 있지요.

이 때문에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모임에서 "99 88 1 2 3"이라는 건배를 제의받는 경우가 흔하지요.담긴 의미는 우리 중소기업(99 88)이 분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1 2 3위를 하자는 거고요.

하지만 '99 88'이 앞으론 국내 중소기업의 위상이라고 말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중소기업이 맡고있는 고용 비중(88)이 현실적으로 87이나 86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들어 국내 중소기업이 만드는 일자리 숫자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소기업(종업원 100명 미만)의 임금근로자 증가 수는 앞선 연도와 비교해 2006년엔 34만1000명(증가율 2.9%),2007년엔 46만명(증가율 3.8%)으로 상승추세를 보여오다 올 1분기에 29만1000명(2.4%)으로 뚝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중기업(종업원 100~299명)의 임금근로자 증가 수 통계는 더 심각합니다.2006년 4만7000명(3.1%),작년 1만4000명(0.9%)으로 낮아지다 금년 1분기엔 5000명이 감소(-0.5%)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88이라는 큰 숫자가 상징하 듯 일자리 창출의 보고라고 여겨져 오던 중소기업의 고용전선에 이상기류가 생겼다는 얘깁니다.

중소기업의 고용 상황이 올들어 이처럼 급속하게 악화된 이유를 따져보면 할말을 잃게 됩니다.어처구니 없게도 작년 7월부터 시행한 '비정규직보호법'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다시피 이 법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도입했잖습니까.그런데 이 법이 중소기업의 고용을 가로막는다니 말입니다.

비정규직보호법은 작년 7월부터 대기업 등에서 시행을 하고 있고 올해 7월부터 중기업,내년 7월부터 소기업도 확대 적용됩니다.

이 법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의무 전환토록 하는 게 골자이지요.그러나 정규직 전환의무에 따른 부담을 의식해 중소기업들이 미리 비정규직을 자르거나 새로 뽑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이 결과 중소기업의 고용이 확 주는 현상이 빚어지고 통계적으로도 뒷받침되는 것이지요.

비정규직보호법이 빚고 있는 현상은 오래전 세입자 보호를 취지(전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이상으로 연장)로 한 임대차보호법을 연상케 합니다.

이 법이 시행될 당시 그 이전에 조금씩 오르던 전세금이 폭등하는 양상으로 변했을 뿐 아니라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강제로 쫓아내는 큰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보호 대상이 되레 큰 피해를 입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낳은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지요.

이런 사례를 찾아보면 상당히 많습니다.악덕 고리대금업자로부터 서민들을 보호한답시고 도입한 이자제한법이 있는데요.이 제도의 실효성과 정작 보호받을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다는 평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급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법의 상한을 초과하는 고금리 대부거래는 지금도 계속되기 때문이지요.아마 암시장 금리 옛날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와 함께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 제도 도입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내렸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처럼 어떤 특정의 계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법 등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거나 장기적으로는 되레 보호대상을 괴롭히는 역작용을 초래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이 제도의 도입 이면에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시장원리(경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얘기지요.

경제학자들은 포퓰리즘적 규제는 좋은 효과(善)만 드러내보이고 부정적 효과(惡)는 숨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이같은 조작이 가능한 이유는,선(善)은 쉽게 드러나고 가시적이지만 악(惡)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결과가 나중에 나타나니 정책을 입안한 자들이 책임질 일도 없고요.

하지만 선의로 포장된 이런 제도가 가져오는 결과물은 참으로 가혹합니다.

99 88, 중소기업, 비정규직보호법, 고용감소, 포퓰리즘
posted at 2008/06/11 22:30:00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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