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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씨가 농심 구원투수 된 까닭? [비지니스 인사이드]

'위기의 농심이 삼성SDI의 고문역인 손욱씨를 회장으로 전격 영입했다'는 한국경제신문 김동민 기자의 14일자 특종기사를 보니 묘한 느낌입니다.

손욱씨는 제가 1998년 전자업계를 출입할 때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었고,그와 처음 '악연'으로 만나 '선연'으로 맺음을 한 까닭에서지요.

또 농심은 SK가 소유하던 일동레이크CC를 인수하는 등 이 기업의 '최전성기'로 꼽히던 때인 2001년 중반부터 1년여간 출입했었지요.

당시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IMF체제 우휴증으로 인해 성장은 커녕 현상유지에도 급급한 실정이었으나 농심은 주력상품인 신라면의 폭발적인 판매신장에 힘입어 연 1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했지요.

손욱씨는 1998년 중반 무렵 속칭 '조지는' 기사를 쓴 게 처음 대면한 계기가 됐습니다.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당시 편집국장과 데스크로부터 "삼성SDI가 결코 우리에게 좋은 협력자가 아니다"는 밀명을 받았습니다.

기사는 그 당시 업체간 치열한 개발경쟁이 이뤄지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분야에서 우열을 다뤘으며 산업지면의 톱기사로 꽤나 크게 나갔습니다.

취재한 수치자료를 토대로 업체간 기술개발 순위를 매겼으며 LG전자-오리온전기-삼성SDI 순으로 결과가 나왔지요.삼성SDI는 그날 벌컥 뒤집어졌습니다.

초판 신문이 나오자 마자 삼성SDI 관계자들이 찾아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기사는 단 한줄도 고쳐지지 않고 마지막판까지 나갔지요.

삼성SDI 관계자는 그날 밤 "우리 회사 창립이래 신문에 까이는 기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마음으로야 미안한 심정이었지만 '쫄따구'에 불과한 제가 어쩌겠습니까? 

그 일이 일어난 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됐는 지 잘 알지 못하고 시간이 흘렀지요.1주일 뒤 쯤인가 편집국장(현재 XX시 시장재직중)과 데스크가 저와 같이 손욱 사장을 만나러 가자고 하더군요.

손 사장은 오찬을 하며 미국의 GE 모토로라 등이 시행하고 있고 자신의 부산 공장에서 적용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6시그마 경영혁신 운동'을 범 국가적으로 펼치자는 캠페인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 신문은 곧바로 6시그마 기획 기사를 대대적으로 연재했습니다.

이 후 6시그마는 우리나라 경영혁신 활동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요.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고 이 후 공기업과 정부부처로까지 확산됐으니까요.

6시그마 확산에 앞장 선 손욱씨는 당시 '한국의 잭 웰치' '6시그마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지요.

그의 이런 면모가 최근 매출 증대에서 한계에 이르며 위기상황에 봉착한 농심을 살릴 구원투수로 선임되도록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되네요.

농심의 최근 위기는 식품 시장 전반의 부진과 함께 이 회사 특유의 '집중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주력상품인 신라면의 매출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되레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얘기지요.

2001년 농심을 출입하면서 업계 관계자로 부터 전해들은 얘기입니다.

농심이 신라면을 처음 출시한 이래 10년동안 연구개발을 통해 150번 정도 맛의 업그레이드를 했다더군요.물론 바뀐 맛을 소비자들이 거의 느끼지않으면서 개선을 이뤘다는 것이지요.

이 정도의 노력이 뒤따랐으니 그렇게 오랜 기간 신라면이 '라면의 대부'로 군림할 수 있었다는 생각입니다.이게 요즘에 와선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고요.

덧붙여 농심의 성장과 관련된 얘기 한마디.

많은 사람들은 농심이 국내 최초 라면회사인 삼양식품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것을 1990년대초 발생한 '삼양식품의 우지파동 사건' 덕으로 여기고 있지요.

저는 이 분석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삼양식품이 물론 우지파동으로 인해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이미 영업력에서 농심에게 뒤지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후발주자인 농심 영업사원들은 라면을 실은 차를 몰고 시골 구석구석의 가게를 누비며 읍소하다시피 하며 라면을 넣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 삼양식품의 영업사원들은 시내의 여관 등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농심이 이런 초심을 회복해 성장 기조를 되찾기를 바랍니다.

농심, 손욱, 구원투수, 신라면, 삼양식품, 6시그마, 경영혁신활동, 우지파동
posted at 2008/01/15 10:30:00 댓글(2)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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