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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겠습니다" [비지니스 인사이드]

 "비오는 날 우산을 뺏지 않겠다."

 작년 말 타계한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횡포를 반성하며 한 약속이었지요.

<고 강권석 기업은행장=한국경제신문>

 강 전행장은 재임기간 중 업적을 내외로부터 인정받아 기업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기록을 세웠지만 연임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지만요.

 저는 그 양반을 한번도 뵙지는 못했습니다.다만 여론독자부장으로 있을 때 그가 은행장으로 선임된 뒤 동정을 자주 접했던 기억을 갖고 있을 따름입니다.그는 취임 직후 전국을 돌며 중소기업 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을 청취했지요.

 강 전행장은 당시 중소기업 사장들이 은행 등 금융권이 정작 자금난 등 어려울 때(비가 올때) 되레 자금을 회수해간다(우산을 뺏어간다)는 하소연을 했다며 이런 대출 관행을 벗어나겠다고 선언했었지요.

 이 선언은 당시 은행들에 신선한 파장을 불러왔고 금융권의 기존 대출관행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지요.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찰 기회가 없어 강 전행장의 이런 경영철학이 기업은행에 뿌리를 내렸는 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었고요.

 2008년 2월 15일 금요일 오늘 아침에 한 중소기업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이 블로그에서 두 번 정도 언급한 미니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에어비타의 이길순 사장입니다.

 그는 전화를 받자 마자 "축하해 달라"는 말 부터 먼저 했습니다.어제 밤 유럽 전역으로 방송하는 독일 QVC라는 홈쇼핑 채널에 천신만고 끝에 공급한 미니 공기청정기 2만대가 처음 방송을 타면서 1시간만에 매진되는 말그대로 '대박신화'를 썼다는 것입니다.이런 사례는 이 방송에서도 유례가 없었을 정도라고 하네요.

 세상이 좋아져선지 그 방송을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모양이고요.

 이길순 사장은 현재 독일에 이 제품을 추가 공급하고 국내에서 일고 있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설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래서 자금이 필요해 기업은행 테헤란로 지점에 설비투자 자금 대출 신청을 했다고 하고요.

그런데 대출 신청의 규모가 지난해 매출액 등을 근거로 판단할 경우 기업은행에서 대출할 수 있는 액수를 훨씬 초과한다는 것입니다.사실상 대출 불가인 셈이지요.

 이길순 사장은 테헤란로 지행장에게 거의 강요하다 시피(갑이 누구인지,을이 누구인지 모르겠네요)하며 지난 밤 독일 QVC홈쇼핑의 방송을 봐달라고 했던 모양입니다.그는 이날 아침 이 사장에게 쉰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고 합니다.

 "이 사장님! 이건 우리 기준으로 볼 때 도저히 불가능한 대출 규모입니다.그런데 홈쇼핑 방송을 본 뒤 한숨도 못자고 고민했습니다.저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현재 기업은행측에서 에어비타에 대한 대출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저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 봅니다.

 무엇보다 자금사정에 항상 목마른 중소기업에 대해 기업은행 테헤란로 지행장이 밤새워 고민했다는 대목에서 강권석 전 행장의 '약속'이 현장에도 뿌리내리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기업은행, 이길순 사장, 에어비타, QVC홈쇼핑, 인산벤처타운, 블로그
posted at 2008/02/15 14:39:00 댓글(2)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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