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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월 6일) 고2 딸과 중1 아들 두 놈이 시골로 떠났습니다.
다니는 성당에서 마련한 3박 4일간의 '농활'에 참여한 건데요.
경북 안동시에 있는 어느 마을이라고 합니다.딸 얘기로는 전체 참여 인원이 중고교대학생 등 90여명에 이른다고 하니 대단위로 봉사활동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저께 밤 늦게 까지 엄마와 함께 필요한 물품을 사오고, 며칠간 사용할 짐을 싸는 부산한 모습을 보면서 "어딜 가긴 가는 모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농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지 욕심이 많은 딸내미는 1주일 전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3 개의 싸구려 선글라스 중 하나를 동생에게 주면서 "너 써"라고 인심까지 쓰더군요.
속으로 '이 놈들 농활이 놀러가는 것 쯤으로 느끼는 듯 한데 가서 고생 좀 해봐라'란 느낌이 들었고요.
저의 고향이 아주 시골이긴 하지만 애들을 데리고 가 '농촌살이'를 경험시킬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한 탓이었기 때문입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밭의 잡풀을 뽑는 일을 주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던 거라 견디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 것도 8월의 땡볕아래서 땀을 뻘뻘 흘릴 텐데요. 딴에 '폼잡을' 요량으로 준비한 선글라스는 그야말로 태양빛을 차단하는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겠네요.
저는 이 녀석들이 이번 농활을 마치고 돌아올 땐 마음속 깊이 느끼는 게 분명히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습니다.
사실 농촌에서의 일이란 하루 이틀 몇시간 정도는 매우 즐겁고 기분좋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의 일이란 인내고 뭐고가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수십명이 모여서 하니까요,
하지만 이번 농촌활동은 3박 4일이란 짧지 않는 일정으로 짜여진 게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게 공부하기 바쁜 고2 딸내미까지도 보낸 가장 큰 배경이 됐고요.(물론 이걸로 봉사활동 점수가 포함된다고 하더군요.)
이 놈들이 어제 하루 도착해 일하고 나서 이틑날인 오늘은 아마 일어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더욱이 내일쯤엔 언제 하루가 가나 하는 생각도 들겠지요. 하늘에서 흘러가는 해만 바라보며 말입니다. 허리도 다리도 어깨도 안 아픈 곳이 없을 겁니다.
육체적으로 이런 어려움을 참고 견뎌낸다면 나흘간의 농촌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성숙해 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까맣게 타버린 얼굴로 토요일 밤에 도착해서 아이들은 천지의 경험을 다한 듯이 자랑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 녀석들이 자랑한다면 가만히 들어줄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가장 재미 있더냐"고 질문도 던지고요.
이 녀석들 아마 힘들었다면 '재미' 얘기는 안하겠지요?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재미났다'고 하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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