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蘭 黃中透의 진실 [라이프 인사이드]

지인 중에 최근 골프에 푹 빠진 이가 있습니다. 그는 저와 마주앉을 때면 "연습장에서 어떻게 연습을 했더니 잘 맞더라, 이번 주말에 어느 퍼블릭에 가 시도해 보겠다"는 등등의 얘기를 합니다. 그의 골프는 직장 생활 20년 만에 새로 찾은 취미라는 겁니다.

그는 10년 주기로 취미 활동을 바꾸어 왔다고 합니다. 그 일을 한번 시작하면 최소 10년 동안 심취해 거의 '올인'하다 시피 한다는 거고요.

골프 취미를 갖기 전 10년 동안 그는 낚시에 흠뻑 빠져 살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한달에 한번 가량 출조를 하는데 이젠 골프에 대한 투자비중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머문 상태입니다.

그의 낚시 심취는 1만여명을 헤아리는 인터넷 낚시 동호회(카페)의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충분히 짐작됩니다. 거의 낙시계 '신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낚시에 빠지기 전 직장 초년병 시절부터 10년간 그를 몰입케 한 것은 '난(蘭)' 이었고요. 대화 도중에 난 얘기가 나왔고 저도 집안에 20여개의 정도의 난을 기르고 있기에 한 수 배우기 위해 그의 말에 귀 기울였지요.

지금은 모두 정리를 했지만 그의 서울 노원구에 있는 32평 아파트에서 400여개의 난을 키웠다(난 전문가들은 치다라고 하나요)고 합니다. 아파트 배란다에 4단 높이의 난대를 만들어 놓고 이들을 돌봤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군요.

시가로 따져 개당 수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이 난들의 구입 가격을 합하면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의 시세보다 더 높았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당시 좋다는 난이 있다면 어디라도 찾아가 보고, 때로 구입을 했다고 합니다. 취미 활동도 집중적으로, 전문적으로 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투자되는 지를 알려주는 대목이겠습니다.

난에 대한 얘기 중에 황중투(黃中透), 백중투(白中透)라고 불리는 동양란에 대한 설명이 귀 기울이게 했습니다. 그런 이름 저는 물론 처음 들었고요.

황중투는 난의 가운데가 노랗게 된 것을 말하고 백중투의 경우 하얗게 된 것을 지칭한다게 그의 얘기였습니다. 이렇게 생기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무척 귀한 난으로 평가되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고 하더군요.

실제 황중투의 경우 몇 년전 국내 최고가인 2억원대에 매물이 나와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매물로 나왔던 난이 사기(중간에 테이프를 붙여 광합성 작용을 이용해 색깔을 냈다고 함)난로 판명돼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요.

그도 황중투에 대한 일화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 난원에서 400만원에 구입했던 황중투를 갖고 집으로 가자마자 난에 대해 별무 관심이던 아내가 "그거 비싸게 주고 사온거지?" 라고 물었다는 겁니다.

그는 "아니, 싸게 샀어.단돈 4만원에"라고 답하고 1년 이상 그야말로 애지중지 키웠다고 하고요. 온갖 정성을 다해 키운 그 난의 값어치는 당시로 1천만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퇴근 후에 보니까 그 귀한 황중투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응 싸게 구입한 것 치고는 있어 보여서 친구에게 선물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황중투의 진실'을 고백할 수도 없었던 그는 결국 아쉽지만 포기를 했다는 거고요. 나중에 친구 집으로 간 그 난이 말라 죽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기절할 뻔 했다고 하네요.

난 키울 줄 모르면 이런 말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 말입니다.

지인의 심취하는 취미 활동을 지켜보면 배우는 게 너무 많습니다.

황중투, 백중투
posted at 2008/07/21 14:26:00 댓글(2)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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