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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유혹까지 받는 CEO들의 고통 [피플 인사이드]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한 것은 1999년 말쯤이다.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였다.

 당시 LG그룹과의 반도체 '빅딜'과 관련된 협상 진행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기자들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그를 애워싸고 쫓았다.

 그는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나중에 말하겠다"는 짧은 대답만을 되풀이 하고 공항을 떠났다.

 정몽헌 회장에 대해선 앞서 선친 정주영 회장을 닮아 발이 크다는 인터뷰 기사를 접한 적이 있어 '키가 꽤나 클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다지 크지 않구나"하는인상이 기억속에 남아 있다.

 그 후 그가 2003년 8월 4일 새벽 현대그룹의 총본산인 계동사옥의 사무실에서 투신 자살을 했다.

 왜라는 질문이 필요없을 만큼 당시 기업인 정몽헌은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큰 고민에 휩싸여 있었을 것이라고 언론은 짐작했다.

 LG반도체를 인수하는데 성공한 빅딜 이후 그에게 돌아온 것은 영광보다는 오히려 잇따른 실패였기 때문이다.

 형님과 재산을 두고 다툰 왕자의 난,이로 인한 현대그룹의 분해,현대반도체(하이닉스)부실화,5천억원 대북송금 사건 등이 이어진 까닭이다.

 정몽헌 회장이 이처럼 자살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처럼 기업 CEO들의 상당수가 경영상의 문제와 부딪혀 '자살' 유혹을 받은 경험을 가진 것 같다.

 1세대 한국 벤처기업가로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중인 변대규 휴맥스 사장도 그런 경험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언젠가 인터뷰에서 "영국으로 수출한 셋톱박스가 모두 불량으로 판정돼 반품사태를 빚고 회사가 존폐의 위기까지 빠지자 현지에서 자살할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변 사장은 죽을 결심을 하고 공원을 찾아 걷다가 문득 새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살자'로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이후 휴맥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 출신의 벤처기업인인 제넥셀세인의 김재섭 사장도 회사가 자금난에 부딪히며 부도직전 상황에 이르렀을 때 자살하기 위해 경북 동해안의 어느 곳으로 차를 몰고 간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도 또한 그 곳에서 죽기보다는 새로 한번 시작해 보자는 마음을 먹고 되돌아왔다고 한다.

 CEO들의 이러한 얘기를 들을 때 마다 기업을 경영하는 행위가 얼마나 힘든 과정인가를 느낀다. 

변대규, 휴맥스, 김재섭, 제넥셀세인, 정몽헌
posted at 2007/11/23 15:07: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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