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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유가가 급락해 2009년엔 배럴당 60~70달러대 까지 떨어질 수 있다."(2008년 6월 하순.)
"2년간의 경기 침체 뒤에 다가올 2010년의 호황에 대비하라."(2008년 7월 하순.)
국내 최대 민간 싱크탱크로 불리는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현재의 글로벌 및 한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상식을 뛰어넘는 이같은 파격적인 예측을 한달 간격을 두고 잇달아 내놔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위기를 기회로 보는 SERI다운 역발상"이란 평가부터 "지나친 상황 낙관"이란 경제계의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단기간 내 유가 급락론 입니다. 이는 투기자금 이탈과 베이징 올림픽 후 중국경제 성장 둔화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2007년 8월 이후 유가 상승분의 90%가 거품처럼 사라질 거란 게 SERI의 예측인데요.
SERI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원유가의 상승요인 중 투기자금에 의한 게 45%에 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자금은 보다 유리한 투자처가 생기면 언제든 빠져나갈 돈이라는 거고요.
이에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원유 수요 폭증을 불러온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엔 재정적자 누적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될 거란 얘긴데요. 이 경우 유가가 20%정도 하락할 것이란 게 SERI의 주장이고요.
SERI의 유가 폭락 시나리오가 처음 외부에 공개됐을 때 주목을 끈 이유는 국제 유가가 한창 상승할 때 라는 점과 미국의 세계적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가 유가가 200달러대로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것 때문이었지요.이에 따라 골드만삭스와 SERI 중 누구 말이 맞을까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한 달여가 지난 현재 국제 원유가는 SERI의 전망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고 146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현재 120달러대로 쭉 미끄러졌고 앞으로도 급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국 전문가들도 '경기 침체에 따른 세계적인 석유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유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빠질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현 상태만 놓고 보면 SERI는 '족집게'란 별명을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내리고 있는 유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견해도 만만찮습니다.
주가같은 경제 지수의 경우 떨어질 땐 한없이 떨어질 것 같고 오를 땐 한없이 오를 것 처럼 보입니다.그렇지만 지수는 언젠가 '지지선'이 나타나 한 방향으로만 흐르진 않습니다.
국제 유가의 하향 지지선이나 반등의 계기는 중동정세의 급변 등 돌발적인 변수가 될 수 있을 거고요.국제 유가의 향방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SERI를 이끌고 있는 정구현 소장이 최근 대한상의 주최 포럼에서 밝힌 "앞으로 2년간 경기 침체 국면 뒤인 2010년 다가올 호황기에 기업 등이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 소장의 주장은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들이 체질을 강화해온 만큼 이번 경기 침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인 M&A (인수ㆍ합병)와 투자에 나설 기회라는 게 골자이고요.
SERI의 2년 뒤 호황기가 올 거란 주장의 근거론 앞서 말한 국제 유가가 하향반전 추세 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서서히 회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고요.
국내 기업들의 체질이 달라졌다는 것은 대기업들의 경우 투자를 위한 내부 유보금이 무려 200조원에 이른다는 통계에 기반을 두고 있고요.
정 소장의 예측은 차별화된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봤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기업이나 개인들 모두가 위기를 맞게 되면 먼저 움츠리고 방어적으로 되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황기를 맞게 되면 경제 악순환론에 영향을 받게 돼 이런 현상이 심화됩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소비가 줄고 소비가 감소하면 생산이 줄고 고용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게 경제 원리잖아요.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SERI의 2년 뒤 호황이 올 거란 기대는 접어야 겠지요.
하지만 경제에는 악순환의 반대어인 선순환도 동시에 존재한다는 걸 생각하면 정 소장의 얘기가 결코 황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느낌입니다. 기업이 투자에 나서면 고용이 늘고 고용이 늘면 소비가 촉진되고 소비가 촉진되면 기업이 또 생산 활동을 늘린다잖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