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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매출 규모가 비슷한 국내 제약사 한 곳과 M&A(인수합병)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승권 SK케미칼 생명과학부문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다른 기업에 대한 M&A추진현황을 전격 공개했다.
기업간 M&A는 통상적으로 볼 때 그것이 설사 계약 직전 단계라 할지라도 언론에서 확인을 요구할 때 부인하는 것이 관례인 점을 감안할 때 이날 간담회에서 신 대표의 발언은 이례적이었다.
더욱이 그동안 언론에 잘 나서지 않는 기업의 대표가 간담회를 갖고 그것도 비밀을 최우선하는 M&A추진과 관련한 내용을 밝혔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그의 발언은 제약업계에 메가톤급 파문으로 확산됐다.
당장 언론은 수치(대략 2000억~3000억원대)를 기반으로 한 후보 기업군 추정작업에 나섰고, 중외제약 제일약품 일동제약 종근당 등이 꼽혔다.
그러나 후보군에 들어간 기업들은 일제히 "그런 일 없다"며 부인했다.
심지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말 웃기는 사람"이라며 "한마디로 불쾌하다"는 반응까지 나타냈다.
SK케미칼의 공개 M&A가 이 후에 어떻게 진척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이에 대해 SK케미칼이 추가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없는데다 움직임도 포착된 게 없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삼양그룹의 김윤 회장은 지난 5월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과 판매조직을 갖춘 국내외 유수 제약회사의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삼양그룹의 제약사 M&A도 이후엔 진척여부가 오리무중이긴 마찬가지다.
SK와 삼양이 제약사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며 상식을 벗어나 이처럼 '공개'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인수 제안을 받은 기업이 '턱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제약업계는 현재 기업 난립의 상황(700여개의 제약사가 영업중인 것으로 업계 추정)이 지속되고 있고 한미FTA타결 등에 따라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올들어 M&A를 통한 '덩치불리기'를 적극 추진중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한,다시 말해 '쓸만한' 제약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수요(사들이길 원하는 회사)가 공급(인수대상 기업)을 초과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수대상 기업들이 '높은 값'을 부르며 배짱을 퉁기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약업계의 M&A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오너들이 건재하고 있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SK케미칼이 M&A 진행을 공개한 것은 협상 진척이 안되자 인수를 추진했던 기업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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