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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으라구"서문경은 반금련에게 이렇게 말한다. [라이프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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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으라구”부드러운 명령조다.금련의 발그레 열이 오른 얼굴에 살짝 수줍은 기색이 떠오른다.“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허허, 그게 무슨 소리야? 되고 안되고가 어디 있어? 어서 벗으라구”그러면서 서문경은 자기의 웃옷을 훌렁 벗어 던진다.“난 몰라요”금련은 얼른 저쪽으로 돌아누워 버린다.

이 글은 1989년 부터 1992년 까지 3년간 한국경제신문에 연재된 소설 '금병매'의 한 대목입니다.

금병매는 알다시피 '삼국지연의'와 더불어 중국의 4대 기서(奇書)중 하나이며 이를 풀어쓴 소설이지요.

금병매 원작은 약방을 운영하는 서문경(西門慶)이라는 주인공의 엽색행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람둥이였던 그는 만두장수 무대(武大)의 부인인 반금련(潘金蓮)과 불륜 관계를 맺은 뒤 무대를 독살하고 반금련을 다섯번째 부인으로 맞습니다.

하지만 방탕한 그의 생활은 반금련이 준 최음제를 과다 복용하며 비참하게 최후를 맞는다는 게 대강의 줄거립니다.

한국경제 연재소설 금병매는 소설가 하근찬씨가 이런 줄거리를 끈적끈적하게 풀어내고, 화가 송영방씨가 부드러우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삽화로써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한국경제는 당시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른 아침이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신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별명은 한경의 경우 사무실에 비치돼 직원들이 돌아가며 읽는 게 보통인데 가장 일찍 출근한 직원이 냉큼 집어가 화장실에서 독점하면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금병매를 읽기 위해 회사 직원들간에 한경 확보 경쟁이 빚은 촌극인 셈이지요.

특히 오너나 CEO(최고경영자)들은 금병매를 읽지 않으면 외부 인사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돌기도 했습니다.

소설 금병매는 이 후 국내 신문들에 '아류 소설'을 대거 등장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고요.

이런 인기 속에 금병매는 독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했습니다.

비판은 "최고급 경제지인 한국경제가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 야한 내용의 소설을 다뤄서야 하는가" 하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이런 지적은 점잖음을 요구하는 시대의 분위기 때문이었지요.

한 독자는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이런 항의를 해 왔습니다.

그는 "금병매 때문에 고3 아들 대학 못가게 생겼으니 제발 이 소설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 강남에 산다는 이 독자는 아침에 자꾸 한국경제가 없어져 처음엔 배달이 안된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경위를 알고 보니 이 아들 녀석이 신문이 오자마자 집어다 화장실에서 소설 금병매를 읽으며 '딴짓'을 하는데 쓰더라는 거였습니다.(이 대목 웃음이 나오지요.)

한경의 연재소설 금병매는 얼마전 한국경제의 인터넷 미디어인 한경닷컴(www.hankyung.com)에서 부활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지요.

한경닷컴 커뮤니티 채널에 소설이 올라 있으니 아직도 못 읽으신 분들은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어제(2008년 4월 24일) 금병매의 이야기와 똑같은 일이 중국 윈난(雲南)성 전슝(鎭雄)현의 한 마을에서 벌어졌다는 외신이 들어와 주목받았는데요.

남자들이 외지로 돈 벌러 나간 사이 한 중년 남성이 부인들을 유혹해 불륜을 저지르고 내연녀의 남편까지 살해하려다 발각돼 맞아 죽은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 현지에선'현대판 서문경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고 하네요.

이 지역에 살던 43세의 두펑화(杜鳳華)라는 인물이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치아 세척제를 팔던 그는 지난 10년 동안 자신의 마을에서 10여 명의 아낙네와 불륜 행각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이 외신을 보면서 남녀상열지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병매, 서문경, 반금련, 한국경제신문, 연재소설, 무대, 하근찬, 송영방
posted at 2008/04/25 11:12:00 댓글(1)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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