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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궁사 올림픽 연패는 쇠젓가락의 힘! [사이언스 인사이드]

<베이징 올림픽에서 6연패한 한국여자양궁대표팀,사진출처 한경DB> 

지난 2000년 9월 하계 올림픽이 열린 호주 시드니.

당시 올림픽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우리나라 한 전자회사의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취재를 위해 현지를 방문했습니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대한 돈을 들여 대대적인 브랜드 홍보에 나섰지요.

지속적인 스포츠 마케팅 덕에 현재 이 회사의 휴대폰 등 IT제품은 글로벌 톱 브랜드 위치를 확고하게 다졌고요.

당시 가이드를 맡았던 현지 한국인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 한데요. 호주해양연구소에 근무하던 김석호 연구원입니다.(이분 지금도 그대로 근무하나 모르겠습니다.)

그는 올림픽과 시드니 구석구석에 대한 정보 제공은 기본이고 현지의 사회적, 경제적 궁금증을 말끔하게 해소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야라도 질문하면 곧바로 대답하는 이른바 '척척박사'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물이었지요.

당시 그가 들려준 얘기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게 호주 현지에서의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 따라하기 였습니다. 뭔 얘긴고 하면 호주에 젓가락질이 큰 붐을 이루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호주 상류 사회에선 젓가락 사용이 일반화됐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포크만 쓰는 사람은 돈만 많은 ‘졸부’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젓가락은 고급 문화의 새 상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발행되는 각종 일간지엔 젓가락과 관련한 컬럼이 심심찮게 게재되고 한중일 3국의 젓가락 문화 차이에 대한 분석기사도 나온다고 했습니다. 한 컬럼 기사에선 아래와 위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고 대물림을 할 정도로 내구성(?)도 뛰어난 한국의 쇠 젓가락이 최고 명품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고요.

당시 ‘젓가락 사용법(How to use chopsticks)’이라는 책은 날개돋힌 듯이 팔린다고 했습니다. 이 서적의 별책부록이 플라스틱 콩과 젓가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지요.

이걸 갖고 대학의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이 젓가락으로 플라스틱 콩 집는 연습을 하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고 한국학생들을 만나면 한수 가르쳐달라고 조르기 일쑤라는 게 그의 전언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김석호 연구원은 "호주인들은 한국이나 일본인들이 경박단소한 전자제품을 잘 만들어 내는 솜씨가 젓가락을 쓰는데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미끈하게 빠지고 무게감도 약간 느끼게 하는 쇠 젓가락의 사용이 감각적인 손 기술을 가능하게 한다는 해석이었지요.

이와 관련해, 당시 현지에서 마케팅을 펼치던 전자회사의 신정수 현지법인장은 한국산 초소형 휴대폰이 현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게 어필하는 것도 젓가락 붐과 무관하지 않다고 들려 줬습니다.

시드니에서 젓가락 붐이 일고 있는 것과 달리 당시 한국에선 ‘초중등 학생들이 젓가락을 잘 쓰지 못한다’는 게 화두였습니다. 이들이 이른바 ‘햄버거세대’라 젓가락 보다는 포크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이 때문에 혹시 이 세대들이 성년으로 자랄 10년 후쯤 ‘후유증’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심지어 당시 세계 선두로 올라선 반도체산업에서 위기를 겪지 않을까하는 염여도 일부 제기되는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우려는 ‘기우’였다는 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증명되고 있네요.

당시 햄버거 세대로 꼽혔을 법한 한국의 양궁 대표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는 6연패, 남자는 3연패라는 신기원을 이룬 걸로 봐서는 말입니다.

여자 대표팀의 윤옥희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여성들은 감각적인 손 기술을 가졌다”고 언급하고 이를 외신들이 새삼스럽게 화제로 삼고 있다지요.

감각적인 손기술이라는 게 바로 하루 세끼 식사를 하며 단련한 젓가락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쇠 젓가락은 한국인의 손기술을 영원히 녹슬지 않게 하고 어떤 분야에서나 최정상의 위치를 지킬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보입니다.

쇠젓가락, 베이징올림픽, 시드니올림픽, 감각적인 손기술
posted at 2008/08/14 15:58:00 댓글(7)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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