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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씨 자식컨설팅 "가을 옷입고 겨울날거야?" [피플 인사이드]

올해 고희(古稀,70)를 맞은 이상희 대한변리사회 회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경이'라는 말이 적당할 것같다.약학박사,변리사라는 타이틀은 물론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지낸 경력 때문이 아니다.

지금 이 연세에 젊은이들도 쉽지 않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취미로 하며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새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멋진 폼으로 달리는 이 모습을 보면 공감이 갈 것같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이상희 박사<사진=한국경제 DB)

이상희씨와는 두 번 뵐 기회가 있었다.처음 만난 것은 1990년대 초반쯤 로펌인 김앤장 사무실에서 IT(정보기술)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였다.당시에 컴퓨터 사용자들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 그가 이미 컴퓨터의 달인으로 통했던 게 인터뷰를 하게된 배경이 됐다.

이 후 2005년 9월 초 한국경제 데스크로 있던 내게 변리사회 문제와 관련해 설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그는 당시 변리사회가 변호사회와 달리 임의단체로 돼 있어 회원들의 가입률이 낮다며 법정단체로 바뀔 수 있도록 측면에서 많이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 뒤 특별하게 지원사격을 해주지 못했는데 그 양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회에서 변리사회가 법정단체로 되는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봤다.

특히 식사 중에 여담으로 들은 그 양반의 자식과 사위의 진로에 대한 컨설팅은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그의 아들은 서울대 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현재는 보스턴컨설팅이라는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 재직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공부를 잘했던 그의 아들은 고등학교에 다닐 땐 자신의 적성이 문과에 맞고 서울대 법대에 진학해 법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그렇지만 아들에게 공대로 진학할 것을 설득했다고.

당시 그가 아들에게 들려준 말이 참으로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다.

그는 "법관은 지금 풍성한 가을이다.그렇지만 넌 가을 옷을 입고 겨울을 날 것이냐"고 아들에게 되물었다.

이상희씨의 말은 그의 아들이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패스할 때가 되었을 즈음엔 법관들도 좋은 시절이 다 지나간(현재처럼 변호사 개업을 해도 못먹고 사는 사람들이 수두룩---겨울이 된 것)때가 도래할 것을 예상한 것이다.

이 말은 새겨들은 이 회장의 아들은 곧바로 공대 진학으로 방향을 틀었고 전자공학과를 전공하면서 4.2의 높은 학점도 취득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보스턴 컨설팅에서 기술을 아는 컨설턴트로 기업인수합병(M&A)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고 그는 들려줬다.(현재는 뭘 하는 지 모르겠음)

또 그의 딸과 결혼한 의사 사위가 정형외과에서 레지던트를 받고 있었을 때 정형외과를 전문으로 하지 말고 '척수치료'를 전문으로 할 것을 충고했다고 한다.

요즘은 넘어지거나 해 뼈 등을 다치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먹고 살기조차 힘들 것을 예측한 것이다.

그러나 척수는 자동차의 자가 운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척수 장애환자들이 대거 생길 것을 예상한 셈이다.

그의 사위는 요새 이른바 '잘 나가는' 의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의사들도 망해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그 날자 한 신문의 1면톱 기사와 그가 오래전 사위에게 한 충고의 말이 묘하게 대비됐다.

몇 치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자식들에게 인생진로를 컨설팅 해주는 이상희씨의 교육방식은 내게만 유용한 것이 아닐 듯 싶다.

오늘도 나는 자식들에게 앞날에 대한 건설적인 컨설팅 대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일방적으로 강요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희, 변리사
posted at 2008/06/20 10:59:00 댓글(0) l 트랙백(0) l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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