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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참여한 한화그룹 계열3사가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에 '매매대금 지급조건 완화와 확인 실사 후 본계약 체결' 등을 요구했습니다.
한화의 이같은 요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돈을 마련하기 힘들어 졌으니 코 앞에 다가온 계약서 도장 찍는 걸 미루고 돈도 깎아달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어떠한 답을 내놓을 것인가가 앞으로 주목됩니다.
대우조선의 M&A 추진 과정을 가까이서 보지 않아 향후에 전개될 상황을 예측할 입장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 돌아가는 판세를 볼 때 자칫 최악의 결과를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해 봅니다.
M&A 협상에서 "성사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돈' 문제가 사는 쪽인 한화의 입에서 나온 때문입니다.
한화측은 이날 “현재 전대미문의 비정상적인 금융위기 상황 아래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지급조건에 따른 자금 집행은 회사의 재무 상황 및 경영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라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M&A(인수합병) 협상이 '또다시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깁니다.

<자료출처=한국경제 DB>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에도 팔릴 뻔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왜 '또다시'나 '한화에도 팔릴 뻔이냐' 하는 의문이 제기될 텐데요. 대우조선의 매각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얘깁니다.
워크아웃 중이던 지난 2000년에도 매각작업이 진행됐었기 때문입니다. 불발에 그쳤지만요.
당시 협상의 대상은 (약간 우스꽝스럽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우리족이었고 실제 이들에게 '넘어갈 뻔' 했었습니다.
마우리족과는 양해각서(M)U) 체결 직전까지 갔었고 대우조선해양의 본사가 있던 서울역앞 옛 대우그룹빌딩에 머리에 닭깃(?)을 꽂은 마우리족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마우리족들이 무슨 돈으로 대우조선을 인수하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는데 그들은 당시 상당한 현금 확보 방안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호주 정부와 어업권 협상을 통해 5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보상받기로 했다는 거였습니다.
당시 마우리족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제시한 조건이 1주당 12달러(한화 1만5천원대)였다고 합니다. 마우리족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25%이상을 원했고 그들이 호주에 건설할 계획인 조선소에 대우조선해양의 기술진이 참여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12명의 인력을 호주에 파견해 뉴캐슬 조선소의 입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까지 진행했고요.
하지만 마우리족과의 매각협상은 그 뒤에 어떠한 이유인 지 알 수 없으나 유야무야 됐습니다. 가격차이, 국가적 자존심 등등이 협상이 계속되지 못한 이유로 꼽히지만 확인된 건 없습니다.
이런 사연 때문에 만약 한화와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화에도 팔릴 뻔'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한화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협상 과정은 그동안 국제 M&A계에서 흔히 말해지는 '속설'들이 상당부문 맞아 떨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승자의 저주'입니다.
한화그룹는 (어떤 식이든 과정상) 포스코 GS그룹 현대중공업 등과 경쟁을 벌여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당당히 뽑혔습니다. 당시 그들의 기쁨 대단했지요.
승자가 되고난 뒤 한화에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증시에서 한 때 자금난 소문이 떠돌기도 하고 전세계에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현재는 자칫 인수를 포기할 지도 모를 상황에 내몰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또 M&A 성사율은 신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M&A협상 과정에서는 깨질 수 있는 리스크(위험요소)가 그만큼 많이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우발채무의 발견이나 이번처럼 상황의 급변에 따른 인수조건 변경 요구 등이 꼽힙니다.
때문에 M&A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것보다 중도에 파토나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