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권' 하면 두가지 인상이 떠오른다.'지독한 가치주의자'와 '언론 기피자'가 그것이다.먼저 그는 언론을 무척 기피한다.누구 말처럼 '신비주의'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아니다.언젠가 "왜 인터뷰를 한번도 안하느냐"고 따졌더니 그가 한 말,"펀드매니저가 언론에 나와 얼굴로 장사해서는 안된다" 이 말을 들은 이후 더이상 인터뷰를 부탁하지 않았다. 다만 가끔 만나 점심먹는 자리는 허락한다.
오늘 점심먹으며 그가 들려준 얘기중 투자자에게 팁이 될만한 것 몇개를 적어보면,
1.일본펀드에 관심이 많다.사실 2년전부터 다들 일본펀드가 좋다고 외쳐댔다.일본경제가 과거 장기불황을 딛고 살아날 기미가 뚜렷하다는 게 배경이다.그러나 지난 2년간 일본펀드에 돋 묻어둔 투자자들은 모두 바보가 됐다.늑대와 양치기 소년 격이다.올초에도 일본펀드 가입 적기라는 전문가들 추천이 또다시 등장했지만,동네 사람(일반 투자자)들은 더이상 믿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이런 때가 정말 기회다.주식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모두가 외면할 때가 진짜로 타이밍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나도 최근 일본펀드에 가입했다.아예 환헤지를 안하는 걸로 가입했다.엔화가 일시적으로 약세지만 다시 기조적인 강세로 돌아설 것이 뻔하기 때문.
2.주식을 생활화하라.가령 이날 허 상무와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여의도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여름 장마가 본격 시작됐나보네요"라고 했더니,허 상무로부터 이런 의외의 한마디가 돌아왔다."겨울 관련주를 팔아야겠네요"...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우리나라도 아열대기후로 변하니까 여름 관련주가 갈수록 유망해지 않겠어요.그런 종목을 찾아봐야겠네요."
3.요즘 그가 좋아하는 주식은 한전 KT과 같은 안전마진 확보하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대형 가치주.중소형 가치주는 죄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부담.
4.같은 가치투자자인데도 보유종목이 왜 다르냐는 물음에(실제 가치투자업계 쌍벽인 허 상무와 이채권 밸류자산운용 전무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겹치는 종목이 거의 없다.참 이상하다)
"가치에 대한 관점은 같은데,종목을 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물론 어느 것이 가치주인지는 비슷하다.자주 통화하면서 의견을 교환할 때도 있다.얘기하다보면 서로 상대방이 어떤 종목에 관심이 있는지,어느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지 대강 눈치채는 경우도 많다.하지만 상대방이 사는 종목은 가능하면 안사려고 한다.가치주는 대부분 거래량도 적은데,서로 사제끼면 가격이 너무 올라 싼 가격에 살수가 없기 때문이다."
5.취미는 등산이 제일 좋다.매 주말 혼자서 산에 오르면서 주식에 대한 모든 생각을 정리한다.산에 오를때만큼 정신이 집중되는 경우가 없다.(그는 골프는 안친다.언젠가 미국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에 관한 책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는데 미국 월가에서 잘나가는 사모펀드 매니저들도 취미가 등산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심지어 투자자들이 사모펀드에 돈을 맡길 때 기피하는 펀드매니저의 유형 가운데 하나도 골프에 미친 펀드매니저라나...)
6.마지막으로 본인의 이름 석자를 걸고 자문사를 차릴 생각이 없냐고 물었더니(사실 펀드매니저들은 대형 운용사에 근무하는 월급쟁이로는 큰 돈을 못번다),허 상무 왈,"첫째 돈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은데다,둘째 내 성격에는 운용사 매니저가 천직같다."
허남권 상무는 신영투신 주식운용총괄 본부장이며,이채원씨 조차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지독한 가치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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