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공상은 이어진다.
이번엔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전 프로젝트다. (약간 식상하면 새로운 명칭을 제안해 주시길)
얼마전 한 선배로부터 필리핀 마닐라를 돌아보고 온 얘기를 들었다.“필리핀 마닐라는 ADB가 있는 도심만 빼놓고는 그 주변의 거의 난민촌 수준이야”.
물었다.“진짜요? 그럼 ADB는 왜 거기 있는거지요”
선배는 “ADB가 생긴 60년대만해도 필리핀은 아시아 대국이었기 때문이거 같지 아마”라고 답했다.
맞다.필리핀은 큰 나라였다.어렴풋이 생각난다.
어릴적 존스배 농구인가를 하면 한국이 필리핀한테 지는걸 보고 ‘왜 쟤들한테 지지’하는 의문을 품었던 기억이 스쳐간다.그팀에 간혹 미국산으로 추정되는 선수도 있었던 것 같고.
또 필리핀이 과거에는 한국보다 훨씬 잘살았다는 얘기도 들은 것같다.
내 생각이지만 당시 ADB설립 주체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듯하다.
‘아시아 대국이지만 2차대전의 전범국가인 일본에 세울수 없고 사회주의 중국에도 본부를 두기 힘들다면 어디로 가야하나.그나마 좀 살면서 미국과 친한 자본주의국가인 필리핀은 어떨까.’
2008년으로 돌아왔다.만약 지금 ADB본부를 세우는 결정을 해야 한다면 어떤 결론을 내릴까.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본부인 ADB.
경제개발 노하우가 갖춰져 있고 자본시장이 잘 발달해있고 패권경쟁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어디일까.왠지 답은 분명해 보인다.
그 선배는 말했다.“확실치는 않지만 과거 한국으로 옮겨오려는 움직임이 있었던것 같애.전두환 때였던가 어제인가.헌데 그때는 영어할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못 옮겨왔던 거 같애”
되물었다.“몇 명이나 필요한데요?”.선배는 답했다.“잘은 모르는데 거기서 일하는 필리핀 직원이 3000명 정도 되는거 같던데.영어를 할줄 아는”.
내 얼굴에는 미소가 돌았다.머릿속에는 “까짓거 3000명 정도야.요즘 대학졸업하기 전에 미국에 안 갔다온 애들도 별로 없고 신입사원 면접보면 영어 잘하는 애들 줄섰던데 ”라는 생각이 스쳤다.
비슷한 생각을 하신 듯 하다.선배가 말했다.“옮겨오면 괜찮을 거야”
그래서 이름 붙인게 마닐라 프로젝트다.
“아시아개발은행을 한국으로 옮겨오자”
아까 말했듯 한국으로 옮겨올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있고 이제 인적 기반도 돼 있다.
금융허브 어쩌고 백번 떠드는 것보다 ADB 하나 옮겨오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옮겨와서 무슨 이득이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고 현실성 있는 얘기냐는 사람도 있었다.현실성 있는지 없는지 그거까지 내가 알면 증권기자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상황도 괜찮다.
정부가 경기부양하겠다고 돈 퍼부을 데가 없으니까 미국이 30년대에 했던 짓 따라하겠다고 난리다.멀쩡한 강에다 삽질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듯 하다.인천 어디에 땅 공짜로 내주고 건물까지 지어준다면 ADB 직원들도 마닐라를 떠나고 싶지 않을까.확실치는 않지만 그리되면 일단 3000명 정도되는 고급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물론 부수적인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ADB에서 일하는 이들은 향후 무형의 자산으로 남을 것 같다.수많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시아 각국을 지원하고 우리가 얻을수 있는게 뭔지 아이디어도 얻을수 있을 듯하다.
ADB가 한국으로 오면 각종 회의와 관련된 비즈니스 거리도 생길 것이고.그 다음은 모르겠다....그냥 공상이니까.
이런 저런 생각하다보니 마감시간이 다가오네..인제 일해야 겠다...
((말나온김에 한가지만..이 대목에서 올해의 교훈을 한번 돌이켜보자.해외펀드 만들어 국민돈 가지고 나가 왕창 질러서 할머니들 눈물나게 만들었다.또 어떤 회사들은 사기도 당하고,해외투자는 공장 세우는거 말고는 나가는 족족 다 터지고 패잔병처럼 돌아온다.왜 일까.우리는 그만큼 전문가가 없다.다른 나라 진출하려고 해도 연구가 돼 있는게 없고 전문가가 없으니 당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책상앞에서 하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이제 우리도 좀 큰 나라가 되려면 최소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연구만큼은 좀 제대로 된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누군가 말한적 있다.“세계에서 한국에 대한 연구가 가장 잘돼 있는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다.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애들이 성공하는 비결은 철저한 연구다.도요타가 90년대 한국시장에 들어왔다가 쫓겨났다.차가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이 2000년대초였던가 다시 한국에 들어올때 수년간 질문을 해도 검토중이라고 만했다.시장분석만 했다는 얘기다.그래서 컴백할때는 대중적인 브랜드가 아닌 최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들고 들어왔다.결과는 어땠을까? 불과 2년만에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했던 기억이 생생하다.철저한 분석의 승리였다.이제 우리도 해야 하는 일이다.
지역연구,국가연구.
일본애들은 불순한 의도로 했지만 우리는 식민지 경험을 가진 나라이자,제3세계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발전을 동시에 성취한 나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꼭 해야할 일이다.ADB가 그 목적은 아니지만 그걸 계기로 뭔가 더 큰 꿈을 꿀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하기야 요즘은 민주주의가 왕창 백스텝을 밟고 있어서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말이다. ))
헐 진짜 일해야 하는 시간이 온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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