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IB'에 해당하는 글 1건

올해를 한마디로 규정하면 뭐라고 할까.
 문득 떠오른 답은 ‘모델의 붕괴’다.어쩌면 신화의 붕괴인지도 모른다.
 증권부 기자라서 그런가 증권시장부터 보인다.
 우선 베어스턴스,리만브러더스,메릴린치의 파산과 매각이 그랬다.가장 앞서 가던 골드만삭스도 투자은행의 모델을 버리고 은행지주회사의 울타리안으로 숨어버렸다.한국형 투자은행(IB)의 모델들은 모조리 붕괴됐다.
 여기에 어릴적부터 내 머릿속에 있던 신화도 하나 붕괴됐다.세계 자본주의 먹이사슬 맨 꼭대기에 있었던 금융독점자본의의 태두인 투자은행,그 불멸의 신화도 동시에 무너져버린 셈이다.
 이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두가지 신화의 붕괴로 이어질 기세다.
 우선 미국이라는 신화다.많은 여의도에 계신 분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말했다.“미국은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그래서 주가가 한단계 한단계 낮아질때마다 주식을 사라고 했다.(물론 아닌 사람들도 드물게 있었지만)
 하지만 올해는 아니었다.미국의 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위기는 금융,산업,실물,가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세를 떨치고 있다.미국이 이 위기를 수습하더라도 더 이상 예전 미국의 위세를 갖지 못할 듯 하다.
 자크 아탈리가 얘기했던 권력이동이 20년쯤 앞당겨지는 듯한 느낌이다.오바마의 비서실장(?) 이마뉴엘이 어디선가 얘기했던 “미국의 운명을 중국 일본에 저당잡힌 채 살아가는 신세”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또하나는 신자유주의라는 모델(또는 신화)의 붕괴다.국가개입의 최소화,시장의 최대화를 통해 사회적 효율성을 추구했던 철학인듯한데....하지만 시장은 탐욕의 플레이어들이 주도했고 시장은 그 탐욕의 팽창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던 듯하다.종주국인 미국이 은행,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사들이면서 사회주의 강대국이 되고 있으니 그 모델의 수명은 이제 끝난듯 하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대량생산과 산업사회의 아이콘이었던 GM과 포드의 패망이 눈앞에 와있다.그들의 패망은 산업사회가 완전히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면 너무 앞서 나간 얘기일까.아니면 그냥 잔재의 청산 정도일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른 영역에서 나타난 모델의 붕괴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아마 청계천 모델의 붕괴,그리고 민주주의라는 가치의 붕괴,펀드를 통한 투자모델의 붕괴가 그 대표적인 주제가 되지 않을까.
 **민주주의모델의 붕괴는 대운하 얘기다.국민의 저항에 부딪쳐 관속으로 들어간 줄 알았던 대운하라는 시체가 다시 일어나서 강시처럼 한반도를 둥둥 떠다니는 웃기지도 않은 슬픈 한국의 21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