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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3D)영화가 왜 급속히 확산되지 않을까요? 잘못 만들어서? 그런 점도 있겠죠. 그보다는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3D영화를 만들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만들어 봤자 3D영화를 상영할 스크린이 턱없이 부족해 손해만 봅니다. 3D 상영 스크린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이런 악순환이 마침내 끝날 것 같습니다. 영화사와 영화관 회사들이 스크린 디지털 전환과 3D영화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습니다. AMC, 시네마크, 리걸 등 3대 영화관 회사가 미국과 캐나다에 가지고 있는 약 2만개 스크린을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5개 영화사가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5개 영화사는 월트디즈니, 파라마운트, 20세기폭스, 유니버셜픽처스, 라이언스게이트입니다.
*** 어제(10월1일) 발표한 보도자료 링크했습니다.

[올해 개봉한 3D영화 ‘Fly Me to the Moon’]
영화관 회사들은 지난해 2월 스크린 디지털 전환을 위해 DCIP(Digital Cinema Implementation Partners)라는 합작회사를 세우고 영화사들과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영화를 디지털로 만들면 필름 제작비 안들고 물류비도 안들지 않느냐. 그 돈을 스크린 디지털 전환에 써라.”
영화관 회사들로서는 DCIP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수년째 관객이 줄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5% 가까이 줄었다고 합니다. 3D영화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더 많은 돈을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영화관 회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안하면 3D영화 만들어 봤자 ‘꽝’입니다.
맨 먼저 20세기폭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영화사 3개 이상이 동의한다면 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어서 월트디즈니, 파라마운트, 유니버셜픽처스, 라이언스게이트가 동의했습니다. 이들은 내년부터 3년 간 3대 영화관 회사의 스크린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돈을 지원합니다. 총 10억달러 이상 들 거라고 합니다.
스크린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스크린 1개당 5만~7만달러라는데, 디지털 프로젝터가 비싼가 봅니다. 영화관 측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죠. 영화사 입장에서는 스크린이 디지털로 전환하고 나면 필름 제작비와 물류비를 연간 수십억달러 아낄 수 있습니다. 3D영화 상영도 가능해집니다.

[올해 개봉한 3D영화 ‘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
미국에는 3만7천개 스크린이 있는데 5천개가 디지털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AMC 등 3대 영화관 회사는 내년부터 3년에 걸쳐 북미지역 스크린 약 2만개를 디지털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독립 영화관들도 뒤따르겠죠. 영화사들은 3년 후엔 세계적으로 12만5천개가 디지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사들은 3D영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영화에 비해 관람료를 50%쯤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고 합니다. 올해 개봉한 ‘지구 중심으로 향하는 여행(Journey to the Center of the Earth)’의 경우 관람료 약 1억달러 가운데 ⅔가 3D 상영에서 나왔답니다.
이번 합의로 3D영화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 같습니다. 아직은 3D영화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안경을 써야 하는 것도 불편하고 입체영상 처리도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관련 기술 개발을 촉진할 게 분명합니다. 영화 ‘쥬라기공원’을 리얼 3D로 다시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광파리 khkim@hankyung.com
제가 40여일 전에 쓴 3D영화 관련 글 링크합니다.
영화를 입체로 보면 뭐가 달라지기에: ‘3D 혁명’ 시작됐다(2008/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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