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샌디스크의 모험: 슬롯뮤직 플레이어 발매 [디바이스]

플래시메모리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가 모험을 시작했네요. 그저께(15일) 새로운 방식의 음악재생기 ‘슬롯뮤직 플레이어’를 내놓았습니다. 슬롯뮤직이 뭐냐면요,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엄지손톱 크기의 마이크로SD카드 아시요? 여기에 노래를 담은 게 슬롯뮤직카드이고, 이걸 플레이 하는 기기가 슬롯뮤직 플레이어입니다.


달리 말하면 슬롯뮤직 플레이어는 일종의 MP3플레이어입니다. 샌디스크가 개발해 처음으로 내놓았는데요, 심플합니다. 메모리가 내장된 것도 아니고 스크린도 없습니다. 버튼이라고는 정지, 재생, 전진/후진, 볼륨… 이 네 가지 뿐입니다. 가격은 달랑 19.99달러. 요즘 환율로 계산해도 3만원이 안됩니다.


  

[슬롯뮤직 플레이어]                               [1기가(GB) 마이크로SD 카드]


[음악 저장장치의 진화. 슬롯뮤직은 과연 ‘혁명’이 될까?]


음악이 담긴 슬롯뮤직카드 타이틀도 내놓았습니다. 가격은 15달러(약 2만원)로 CD와 비슷합니다. 타이틀은 많지 않습니다. 아바 골든 앨범과 맘마미아, 앨비스 프레슬리, 로빈 씨케, KISS 등 30종 가량 나왔습니다. 월마트나 베스트바이에서 사서 슬롯뮤직 플레이어에 꽂기만 하면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를 사면 이어폰이랑 배터리도 줍니다. 플레이어와 타이틀을 묶은 패키지에는 USB 어댑터도 들어 있습니다. 이 어댑터를 이용해 슬롯뮤직카드 타이틀에 담긴 음악 파일을 PC로 옮길 수도 있고 PC에 있는 파일을 내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패키지 가격은 35달러. 요즘 환율로 4만8천원쯤 되네요.


슬롯뮤직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입니다. 슬롯뮤직카드를 마이크로SD 슬롯이 있는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에 꽂아 음악을 즐길 수도 있고 파일을 주고 받을 수도 있습니다. 친구와 슬롯뮤직카드를 바꿔 들을 수도 있겠죠. 카드 용량이 1기가나 돼 남는 공간에 각종 파일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슬롯뮤직카드 타이틀. 아바, 씨케 등 약 30종이 나왔다.]


[슬롯뮤직 패키지. 플레이어, 타이틀, USB 어댑터 묶음을 34.99$에 판다.]


문제도 있습니다. 첫째는 아직은 미국에서만 판매한다는 점입니다. 월마트, 베스트바이 매장과 샌디스크 웹사이트에서만 판매합니다. 유럽과 그밖의 지역에서는 내년에나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발매 시점도 좋지 않습니다. 경기가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상황이라서 돌풍을 일으키기 어렵게 됐습니다.


샌디스크는 슬롯뮤직 상용화를 앞두고 4대 음반사와 제휴를 했습니다. EMI 뮤직, 소니BMG, 유니버셜뮤직, 워너뮤직 등이 슬롯뮤직으로 음반을 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연말 전에 타이틀을 많이 내놓겠다는데 아직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기술이 우수한 것은 맞는데 소비자들이 사줄 지는 미지수라는 거죠.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소니의 베타맥스 꼴이 될 거란 말도 나옵니다. VHS한테 밀린 베타맥스 아시죠?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광파리 khkim@hankyung.com


샌디스크의 슬롯뮤직 플레이어 보도자료도 링크합니다.

 
샌디스크, 슬롯뮤직, 슬롯뮤직 플레이어, 슬롯뮤직 타이틀, 아바, 맘마미아
posted at 2008/10/17 07:08:00 트랙백(1) | 댓글(11)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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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카드 음원 판매를 주도하는 SanDisk"를 바라보며 (오선지위의 딱정벌레) | 2008/10/19 05:57

메모리카드에 음원을 담아 판매한다. 충분히 예견되었던 상황이다. 보도된 자료로는 주최가 SanDisk라는 점이다. 음반사도 아니고 메모리 회사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SanDisk가 Universal Music, Warner Music, Sony BMG, EMI 등의 글로벌 음반사와 제휴를 체결하고 CD를 대체하는 새로운 음악 미디어 ‘slot Music’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출처 : Skyventure] "최대 320Kbps의
루돌프 | 2008/10/17 19:05 | DEL | REPLY

옥션에 가보시면 중소기업이나 중국산 메모리카드용 MP3 플레이어 깔렸습니다.
광파리 | 2008/10/17 21:30 | DEL

필자인 광파리입니다. 루돌프님 지적은 마이크로SD 카드를 MP3플레이어 슬롯에 꽂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제품이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그 지적은 맞습니다. 중국산은 모르겠고 국산 중에는 그런 제품이 있습니다. 이잡듯이 뒤져본 것은 아니어서 확신은 못하지만... 보조 저장장치로 슬롯에 꽂아 쓰는 제품입니다. 그런데 샌디스크 슬롯뮤직 플레이어는 기존 MP3플레이어와 개념 자체가 다릅니다. 저장장치가 아예 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슬롯뮤직카드 음반을 꽂아서 듣게 돼 있죠.그리고... 샌디스크 슬롯뮤직이 갖는 의미는 주요 음반사와 제휴를 맺고 음반을 아예 마이크로SD카드로 낸다는 점입니다. 슬롯뮤직카드로 음반을 싸게 냄으로써 불법 다운로드를 막겠다는 게 음반사들의 생각입니다. 음반 유통 측면에서 보면 성공 여부를 떠나서 획기적인 발상입니다. 물론 언젠가는 슬롯뮤직 음반도 중국산 복제판이 나돌지 모르죠. 루돌프님 덕에 많이 배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edra | 2008/10/21 14:17 | DEL

그냥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99년도에 여러 mp3 player들이 나왔었는데, 당시 제품들 중 내장 메모리 없이 MMC나 SM 카드를 꽂아서 음악을 재생하는 제품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장매체만 바뀌었을 뿐이므로 제품 자체는 최초라는 표현을 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대신 SD카드로 음반을 발매한다는 점에서 처음으로 실행을 옮겼다(?)는 부분이 주목받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광파리 | 2008/10/17 21:39 | DEL | REPLY

아이고 또 광파리입니다. 님들이 말씀을 안하시니 저만 떠드네요. 죄송~. 다름이 아니라...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려고 오퍼를 낸 사실...모르는 분도 계실 것 같아서요. 아직도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인수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샌디스크는 삼성 회사가 되겠죠. 그렇게 되면 슬롯뮤직 플레이어와 슬롯뮤직 음반이 우리나라에도 생각보다 빨리 들어올 수 있겠네요.
CostaCurta | 2008/10/17 22:23 | DEL | REPLY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한다고 들었는데.. 이번 금융위기때문에 어려울까요?
광파리 | 2008/10/18 00:17 | DEL

어려운 질문이네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가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자금흐름 상으론 사실상 다국적기업이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 환율 급등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웬만한 기술력... | 2008/10/18 03:00 | DEL

있는 회사라면 쉽게 안내주는 미국 기업문화를 보면 희박하죠... 자체 기술력이 절실한 시기임
글쎄... | 2008/10/18 06:31 | DEL | REPLY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플레이어 시장이 관건인데...
MP3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던 봉인이 풀렸을 때 게임은 끝난 것... 이유는,

1. 지금이 막 MP3 플레이어가 보급되는 시기도 아니고 퍼질만큼 퍼진데다가,
2. MP3는 보조일 뿐인 다기능 휴대용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3. SD카드도 DRM의 보안을 완벽하게 보장해줄 수 없는데다,
4. 과거 TAPE 또는 CD처럼 불법복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고,
5. 3, 4가 해결된다 해도 재생중의 음악을 녹음하거나 이를 MP3 파일로 변환하는 방식이 있는
한 불법음원 자체를 막을 수 없으며,
6. P2P를 통한 불법음원 유통을 단속하고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은밀하게 숨어들면 단속 자체가 현실성이 매우 심하게 떨어지게 됨.

뭐 다른 거 다 떠나서 2번의 현재 진행상황만으로 SD카드 플레이어의 음원보호목적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음... 저보다 싼 가격의 MP3P도 이미 발에 채이는데 좋아하는 가수
음반 사서 들을려고 SD에만 목맬 사람 그리 많지 않아 보임... 그냥 불법 음원 나올때까지
기다렸다 구해서 대충 듣고 말자라는 사람들이 대부분...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놓고 볼 때, 앞으로도 그저 온라인 상의 P2P에 대해 단속하는 길 밖에
현실적 방법이 없는 듯...

발악처럼 보여 애처로와 보임... ㅎㅎㅎ...
광파리 | 2008/10/18 08:05 | DEL

정성껏 분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목조목 일리 있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대책이 나온들 음반 불법복제를 뿌리뽑긴 어려울 겁니다. EMI 소니 유니버셜 워너뮤직 등 4대 음반사라고 그걸 모르겠습니까. 하다하다 안되니까...그럼 샌디스크가 생산하는 마이크로SD에 담아 저작권료를 손톱 만큼만 붙여서 싸게 뿌리면 어떨까? 굳이 불법복제를 할 필요가 없게 해 버린다면... 그렇게 해서 저작권료를 손톱 만큼이라도 챙긴다면 오히려 그게 낫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 아니고 샌디스크와 음반사들이 합의한 배경이 그렇습니다. 마이크로SD카드 가격을 생각하면 음반을 복제해 14.99달러 밑으로 유통시킨들 남는 게 거의 없을 겁니다. 중국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선진국은 그럴 겁니다. 굳이 SD카드에 담긴 음반을 살 필요가 없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샌디스크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겠죠. 온라인 유통이 워낙 보편화된 상황이라서 샌디스크의 시도는 사실 대세를 역행하는 것입니다. 지켜보는 입장에선 과연 저게 성공할까...재미있는 구경꺼리지요. 4대 음반사도 샌디스크의 시도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진 않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해보자. 그런 심산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분당펭귄 | 2008/10/18 12:39 | DEL | REPLY

상당히 재밌는 글이네요. 확실히 글쓴이분의 말대로 앨범 자체를 샌디스크 메모리화 시켜서, 싸게 팔게되면 소비자도 양질의 음악을 구매하면서 가격도 부담없으니 상당히 좋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mp3라는 물건때문에 그게 쉽게 이루어질진 모르겠네요. 좋은시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삼성이 샌디스크 인수 들어간거같긴하던데, 과연 미국이 그걸 허락할련지..
개인적으론, 그런것과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LP판이나 카세트 테잎처럼, 또 하나의 음악저장매체정도로 보여서...ㅎㅎ 왠지 반갑기도하고 놀랍기도 하네요.

근데 결론은 저도 역시, 대세가 온라인이기때문에 아마 이건 시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삼성이 인수를 하게되면 아마 이것 자체가 백지화 될거 같기도 한데요.. 해외에서라면 모를까 우리나라에선 만들면 손해가 날 확률이 높죠.미비한 저작권 의식도 있고...

글잘읽고갑니다. :-)
유랑인 | 2008/10/20 03:54 | DEL | REPLY

샌디스크 슬롯뮤직이 갖는 의미는 주요 음반사와 제휴를 맺고 음반을 아예 마이크로SD카드로 낸다는 점입니다. -> 라는 점 동의합니다! 근데 슬프게도 완전 폭삭 망했던 PMD가 생각 나네요. (음반을 아예 MD로 낸 것) 성공할 것인가..
저장장치가 아예 내장되어 있지 않은 MP3플레이어는 예전에도 있긴 있었답니다. :) 국산 제품인데 안유명해지고 금방 사라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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