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에이서의 넷북이냐 애플의 맥북이냐: 노트북 전쟁 [컴퓨터/컴퓨팅]

요즘 잘나가는 PC 메이커는? 둘만 꼽으라면 저는 대만 에이서와 미국 애플을 들겠습니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와 IDC가 지난주에 금년 3분기 세계 PC시장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세계 3위 에이서는 라이벌인 중국 레노버를 멀찌감치 따돌렸고 애플은 미국 시장에서 3위에 올랐습니다.


에이서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에이서는 3분기에 PC를 1천만대 남짓 팔았습니다. 1년 전보다 47%나 늘어난 양입니다. 이에 따라 작년 3분기에 9.7%였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2.5%로 껑충 뛰었습니다. 4위 레노버(7.3%)와의 격차는 5.2% 포인트로 벌어졌고 2위 델(13.6%)과의 격차는 1.1% 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Computerworld 기사 참고)


특히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에서는 HP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습니다. 넷북의 원조인 대만 아수스도 4위에 올랐습니다. 이 바람에 2위 HP, 3위 델 등 미국 메이커들이 대만 에이서와 아수스에 포위되는 꼴이 됐죠. EMEA 시장 넷북 판매량의 80%를 두 대만 업체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넷북의 원조인 아수스의 Eee PC. 최근 299달러 얘기까지 나왔다.]


도대체 넷북이 뭐기에 대만 메이커들이 깃발을 날릴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스크린 크기 8~10인치, 가격 500달러 미만인 미니노트북을 넷북이라고 합니다. 인텔 아톰(Atom) 프로세서와 윈도XP 또는 리눅스 운영시스템(OS)을 탑재하고 있지요. 이 넷북이 지금 세계 PC시장에 불을 지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넷북의 원조는 아수스의 Eee PC입니다. 아수스는 작년 말께 Eee PC란 이름의 넷북을 내놓고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에이서는 지난 6월 ‘어스파이어 원(Aspire One)’으로 따라붙었죠. 최근에는 대부분 PC 메이커들이 넷북을 한두 모델씩 내놓았습니다. 삼성 LG도 예외가 아닙니다.


에이서와 레노버는 각기 대만과 중국을 대표하는 PC 메이커인데, 자존심 대결이 정말 대단합니다. 레노버가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해 세계 3위 업체가 되자 에이서는 미국 게이트웨이를 인수해 비슷한 규모로 덩치를 키웠습니다. 그때부터 3위 싸움이 치열했는데 넷북 때문에 이번에 격차가 벌어진 것이죠.


[에이서의 넷북 '어스파이어원(Aspire One)']


3분기 세계 PC 판매량은 8천만여대로 1년 전에 비해 15%쯤 늘어났다고 합니다. 판매량 증가율이 HP는 15.1%, 델은 11.6%였고 레노버는 8.1%였습니다. 그런데 에이서는 이들의 3~6배에 달하는 47.3%나 됐습니다. 넷북 덕입니다. 판매량만 놓고 따질 일은 아니지만 에이서가 선전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500달러 안팎의 싸구려 PC가 돈이 될까요? 아수스가 Eee PC를 내놓고 여러 업체들이 뒤따르자 소니 임원은 “바닥으로 치닫는 경쟁(race to the bottom)”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소니 뿐이 아닙니다. 애플은 철저히 고가전략을 고집했습니다. 최근 발표한 신제품에도 넷북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쪽박을 찼을까요?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은 3분기에 미국 시장에서 3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점유율은 9.5%로 1년 전에 비해 1.5% 포인트, 전분기에 비해서는 1.0% 포인트 올랐습니다. 1000달러 넘는 고가 노트북만 팔았는 데도 판매증가율이 30%나 됐습니다.


[애플의 맥북프로 신제품. 가장 비싼 모델은 가격이 2499달러이다.]


이제 넷북 전쟁은 불가피해졌습니다. 대부분 메이커들이 넷북을 한두 모델씩 내놨으니 싸움이 장난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Eee PC 가격이 299달러로 떨어졌다는 뉴스까지 나왔죠. 반면 애플은 맥북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제품은 한 모델만 가격을 999달러로 낮췄습니다. 계속 비싸게 팔겠다는 거죠.


이 대목에서 문제를 하나 내겠습니다. 여러분이 PC 메이커 최고경영자라면 어떤 전략을 택하시겠습니까? 넷북 대열에 동참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애플처럼 고가 전략을 고집하시겠습니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짬뽕’을 택하시겠습니까? 정답은 6개월 내지 1년쯤 지나야 알 수 있을 겁니다. (끝)


광파리가 지난달 초에 쓴 글 링크합니다.

(2008/9/4) 넷북 전성시대: HP 레노버에 이어 델 LG 후지쯔까지

 

노트북, 에이서, 애플, 넷북, 미니노트북, 맥북, 어스파이어원, HP,
posted at 2008/10/20 08:05:00 트랙백(1) | 댓글(9)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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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토어를 통해 얻은 4가지 (tagadget - digital life upgrade) | 2008/10/20 19:01

지난번은 그냥 스쳐지나가고,,오늘은 제대로 스쳐지났습니다. 가까운 곳에 애플 스토어가 있지만 오늘은 날도 좋고,,약간 떨어진 곳에 찾아갔습니다. 애플 스토어는 한마디로 .. 단순한 브랜드 샵이라보기는 어려운 느낌을 받았는데,,마치 어른을 위한 장난감가게와 같은 느낌이라할까요... 분위기는 애플이 출시하는 제품의 분위가와 같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였습니다. 왜~...코엑스 지하에 있는 애플 딜러(?)와 같은 느낌이더
kero | 2008/10/20 08:17 | DEL | REPLY

애플의 고가 정책이 지난 20여년간 계속 먹혀 왔단는게 대단 한거지요
물론 그 가격만큼의 획기적이고 참신한 제품들을 계속 만들어 온 결과 겠지만요 ^^
Spencer.Mark | 2008/10/20 13:45 | DEL | REPLY

가장 비싼 모델이 2499달러...가장 싼 모델은 1299달러죠. 요즘 노트북이 워낙 저렴해져서 그렇지 사실 성능 대비로 따지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인데, 환율을 적용시키니 박살이 나 버리네요;;
drzekil | 2008/10/20 14:19 | DEL | REPLY

이번에 999달러짜리 즉 1000달러 미만의 맥북도 나왔습니다..
정확히는 예전의 모델이지만요..
하지만 분명히 넷북과는 다르죠..^^
강자이너 | 2008/10/20 14:55 | DEL | REPLY

글쎄요. 넷북과 노트북을 비교하긴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넷북은 노트북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기 보다는 PDA와 노트북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카테고리가 아닐까 싶네요.
광파리 | 2008/10/20 15:19 | DEL

광파리입니다. PC 업체들 입장에서도 궁금한 게...넷북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느냐, 아니면 기존 저가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느냐... 이거라고 합니다. 어느쪽이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겠죠. 또 하나는... 대만 업체들이 주도하는 넷북 시장에 두 발을 다 담글 것이냐, 한 발만 담글 것이냐, 아니면 애플처럼 아예 발을 담그지 말 것이냐...이거라고 합니다. 이 글은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맥 사랑 | 2008/10/20 17:36 | DEL | REPLY

http://www.apple.com/getamac/ads/

윈도 비스타 광고에 대한 애플의 반격 광고입니다.
즐감하세요.
칫솔 | 2008/10/20 18:19 | DEL | REPLY

아스파이어 원의 사진을 잘못 올려 놓으셨네요. 위의 사진은 에이서의 최고급 엔터테인먼트 노트북 아스파이어 젬스톤 블루랍니다. 그 아래 링크도 잘못 걸려 있는 듯 하네요. ^^
광파리 | 2008/10/20 21:31 | DEL

칫솔님 고맙습니다. 아침 회의시간에 쫓기면서 서둘러 올리다가 대형사고를 쳤네요. 바로잡아 놓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지도해 주세요.
나인테일 | 2008/10/20 18:55 | DEL | REPLY

2~3년 전에 휴대폰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이전투구를 할 때에 삼성 혼자 고가 전략을 고수한 적이 있었지요. 결과적으로 삼성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 됐습니다만 애플으 어떨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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