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라고 하면 다들 머리를 절래절래 흔듭니다. 너무 어렵다고. 그거 좀 쉽게 얘기해줄 수 없나? IT 전문가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광파리가 주제넘게 나섰습니다. 주로 글로벌 I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블로그에서 생중계하면 신문은 뭘로 장사하냐? [미디어]

여러분, 라이브 블로깅(live bloging) 아시죠? ‘블로그 생중계’를 일컫는 말인데요, 요즘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발표하는 날엔 어김없이 한두 개 온라인 매체가 라이브 블로깅을 합니다. 신제품/신기술 발표현장에서 기자가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는 얘깁니다. 라이브가 끝나면 한두 시간 이내에 정리된 기사가 올라옵니다.


간밤에도 라이브 블로깅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2008 전문 개발자 컨퍼런스(PDC)’를 시작했는데요, CNet과 ITPRO 등이 라이브 블로깅을 했습니다. ‘윈도 애저(Windows Azure)’라는 클라우드 컴퓨팅용 운영시스템(OS) 발표 현장을 생생하게 중계했습니다.


라이브는 밤 11시30분에 시작됐는데, 저는 조금 지켜보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전문용어가 쏟아져 나오는 통에 졸려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 애플이 맥북/맥북프로 신제품을 발표한 날도 라이브를 지켜보느라 잠을 설쳤습니다. 끝내 입술이 부르텄고 토요일 대낮에 자빠져 실컷 잠을 보충해야 했지요.


                       [CNet의 라이브 블로깅 중간에 들어간 사진]


         [CNet의 2008 PDC 라이브 블로깅 첫부분. 아래부터 시작]


라이브 블로깅은 신제품 신기술에 관한 발표 내용만 전하는 게 아닙니다. 현장 모습까지 스케치하곤 합니다. 어제 밤 CNet 기자의 라이브 블로깅은 ‘레이 오지가 무대에 오른다(Ray Ozzie takes the stage)’로 시작합니다. 오지는 '윈도 애저‘ 개발을 지휘한 MS 부사장으로 이날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인터넷 동영상 생중계라는 것도 있습니다. 어제 밤에는 행사 주최자인 MS가 ‘PDC 2008’ 홈페이지에서 레이 오지의 기조연설을 생중계했습니다. MS는 4일 연속 주요 기조연설을 인터넷으로 중계할 예정입니다. 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만 되면 현장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요. 


라이브 블로깅은 기자가 아무리 민첩하게 움직여도 동영상 생중계에 비해 정확도나 신속성에서 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장점이 있죠. 기자 시각에서 중간중간 멘트를 넣을 수 있고 의미를 풀이해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또 블로깅이 끝나면 곧바로 정리해서 기사를 올릴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PDC 인터넷 생중계 예고화면]


  [영국 ITPRO의 ‘2008 PDC’ 라이브 블로깅 첫부분. 위에서부터 시작]


라이브 블로깅을 지켜본 소감이 어떻든가요? 신문기자인 저는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도대체 신문은 무얼 가지고 장사해야 하는지 답이 안나오기 때문입니다. 간밤에 발표된 ‘윈도 애저’도 그렇습니다. 신문은 라이브 블로깅이 끝난지 30시간 후에야 독자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게임 끝난 거죠.


그러다 보니 신문은 점점 잡지 영역을 파고 들어갑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기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런 기사를 쓰려면 기자는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겠죠. 적어도 자기가 담당하는 분야에서는 어떤 누구와도 맞짱뜰 수 있는 식견을 갖춰야 할 겁니다.


신문이 ‘데일리 매거진(daily magazine)’으로 가면 주간지 월간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독자들은 따끈따끈한 걸 좋아합니다. 일주일이나 한달씩 기다리지 않죠. 이제 결론입니다. 라이브 블로깅은 앞으로 미디어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끝)


                                                                 광파리 khkim@hankyung.com


블로그, 라이브 블로깅, 마이크로소프트, MS, 윈도 애저, PDC, Windows Azure
posted at 2008/10/28 08:27:00 트랙백(0) | 댓글(6) |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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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초보 | 2008/10/28 09:15 | DEL | REPLY

네.. 완전 동감합니다. 라이브 블로깅도 그렇지만 보통 rss로 들어온 글 읽고나서 하루는 꼬박 지나야 신문기사로 볼 수 있으니 어느순간부터 최신뉴스를 접하려고 신문을 보는 경우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내 블로거 영향력도 커지고 어느정도 미디어로 인정받는 블로거들이 나타나면 그분들의 라이브 블로깅과 rss를 통해 신문보다 최신뉴스를 더 신속하게 전달받겠죠.
지금은 IT 분야에 이런 현상이 더 빈번하지만.. 이제 전분야로 확산될 시기도 머지않은것 같아요. 말씀대로 신문은 이제 철저하게 데일리 다이제스트의 역활로서 정보를 말끔하게 요약해서 보여주거나, 지금처럼 연합뉴스만 베끼는게 아니라 자기만의 목소리를 실어 열혈 구독자층을 확보해야만 살아남을수 있지 않을까요.
광파리 | 2008/10/28 09:40 | DEL

맞습니다. 데일리 다이제스트 + 데일리 매거진...이렇게 가야겠죠. 대충 아는 제너럴리스트로서는 독자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러니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겠죠. 옛날보다 훨씬 많이 공부해야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떡이떡이 | 2008/10/28 12:16 | DEL | REPLY

알면서도 실천 안하는 기성 언론들에게 애증을 가지고 있는 1人 ㅎㅎ 백날 말해도 절대 안변하더이다...
광파리 | 2008/10/28 12:59 | DEL

떡이떡이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난 졸려서 그냥 잤는데... 윈도 애저...어쩌면 저렇게 깔끔하게 정리하셨을까. ... 맞습니다. 직접 체험하셨을 텐데, 좀체 변하질 않네요.
아유해피 | 2008/10/29 01:06 | DEL | REPLY

잘 읽고 갑니다!!!
그래도 뭐.. 매일 컴 앞에 붙어 앉아 정보 써치만 할 수 없는 환경의 수많은 직장인들에게는 조금 늦더라도 잘 정리하여 보기 좋게 엮은 신문이 계속 필요할 거예요~ ^^;;
IT분야는 이쪽 이슈를 다루는 블로거들도 많고, 라이브 블로깅 같은 시스템도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기타 등등의 분야에까지 영향이 미치려면 꽤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전 IT쪽 종사자입니다. ^^;;)
도이모이 | 2008/11/14 19:41 | DEL | REPLY

말씀하는 것처럼 전문성 밖에 없죠. 통찰력 있는 글을 쓰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일반 독자들이 몇시간 먼저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늦게 알더라고 그것이 어떤 것들을 내포하고 있는지 정리해 주는 혜안을 가진 기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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