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씨가 강호동씨를 들 수 있을까요? 김제동씨가 영화 ‘터미내이터’에 나오는 사이보그(cyborg)라면 모를까 어렵겠죠. 그런데 로봇 수트(robot suit)를 입으면 가능합니다. 그런 수트 상용제품이 개발돼 최근 일본에서 공개됐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이보그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일입니다.
로봇 수트는 한 마디로 팔 다리의 힘을 대폭 늘려주는 ‘슈퍼맨 옷’입니다. 아이스하키 골키퍼 복장을 닮았습니다. 허벅지 종아리 허리 팔 등에 장착하게 돼 있죠. 이걸 상체에 장착하면 팔힘이 세져 40㎏짜리 쌀가마를 들어도 10㎏도 안되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그러니 김제동씨도 강호동씨를 들 수 있겠죠.
로봇 수트를 하체에 장착하면 다리 힘이 강해져 노인이나 지체장애자도 어렵지 않게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70대 80대 노인도 로봇 수트만 있다면 가파른 지하철 계단을 부담없이 오를 수 있을 겁니다. 무게는 상체용과 하체용을 더해 11㎏인데 착용자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하네요.
원리는 이렇습니다.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하면 두뇌에서 근육으로 전자신호가 전달되는데, 이 신호가 신경망을 지날 때 피부 표면에 미세한 전자파가 발생합니다. 센서로 이 전자파를 탐지하고 분석해 근육이 움직이기 전에 몸에 장착된 모터에 명령을 내립니다. 힘을 보태라는 명령이겠죠.
[로봇수트 입은 사람이 쌀자루 3개를 가볍게 들고 있습니다.]
동영상이 좀 긴데, 중간쯤에 쌀 들어올리는 장면 나옵니다.
한 팔로 10kg짜리 3개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이버다인은 최근 노인이나 지체장애자에게 로봇 수트 HAL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하체용 임대료는 월 1500 달러이고, 상/하체용을 모두 빌리려면 한 달에 2200 달러를 내야 한답니다. 상용 서비스 초기라서 그러겠지만 비쌉니다. 사이버다인은 로봇 수트를 생산할 공장도 짓고 있다고 합니다.
사이버다인 뿐이 아닌가 봅니다. 도쿄농업기술대 시게키 도야마 교수팀도 근력보조 수트(power-assist suit)를 개발하고 있대요. 마쓰시타가 이 수트를 상용화하기 위해 지난 8월 액티브링크란 회사를 세웠습니다. 미국 군대에서는 사르코스란 회사가 개발한 알루미늄 팔다리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하네요.
여담입니다. '사이버다인'은 ‘터미내이터’에 나오는 악당 회사 이름이고, 로봇 수트 'HAL'은 ‘2001,A Space Odyssey'에 나오는 우주선 슈퍼컴퓨터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제 로봇 수트가 상용화됨에 따라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이 두 팔에 어른 한 사람씩 안고 불 속에서 뛰어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광파리>